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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여, 안녕…한국과 인연 아드보카트, 눈물과 함께 41년 지도자 커리어 종지부

윤진만 기자

입력 2021-05-24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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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운드여, 안녕…한국과 인연 아드보카트, 눈물과 함께 41년 지도자 커…
중계화면 캡쳐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페예노르트 공격수 스티븐 베하이스(29)가 딕 아드보카트 페예노르트 감독(73)의 팔을 붙잡았다. 하지만 이 백전노장은 정중히 거부한 채 재빠르게 라커룸으로 향했다. 감정이 북받쳐 눈물이 흐르는 터에 제대로 작별인사를 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경기 후 'ESPN과 인터뷰에서 "눈물을 흘리며 필드 위에 서있고 싶지 않았다. 잠시 시간이 필요했다. 이젠 괜찮다"며 웃어보였다.

과거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이끌었던 아드보카트 감독이 그라운드와 작별한다. 2019년 위기에 빠진 페예노르트의 소방수로 임명된 그는 24일 위트레흐트와의 2020~2021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유럽클럽대항전 플레이오프에서 2대0 승리로 팀에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티켓을 극적으로 안긴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예견된 이별이다. 지난해 9월 에레디비시 최고령 지도자 기록을 세운 아드보카트 감독은 앞서 누누이 올시즌이 현장을 누비는 마지막 시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덜란드 매체들은 아드보카트 감독이 은퇴와 현장복귀를 몇 차례 반복하긴 했으나, 이번만큼은 축구계와 완전히 작별한 것이라고 눈물의 의미를 해석했다.

이날 경기는 41년간의 감독 커리어를 통해 14개의 프로클럽과 6개의 대표팀 감독을 지낸 아드보카트 감독이 지도자로 필드에 선 1105번째 경기였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경기.

아드보카트 감독은 "환상적인 페예노르트 팬 앞에서 승리를 통해 경력을 마무리하게 돼 기쁘다. 오랜기간 현장을 누볐다는 게 뿌듯하다. 즐기지 않았다면 40년 이상 이 일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지는 것보다 늘 이긴 경기가 많았으니, 운이 좋은 감독이었다"고 소감을 말했다.

1960~80년대 덴하그, 로다, 펜로, 시카고 스팅, 스파르타, 위트레흐트 등에서 수비수로 활약한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도자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다. 네덜란드 대표팀, PSV 에인트호번, 레인저스, 묀헨글라트바흐, UAE 대표팀, 한국 대표팀(2005~2006년), 제니트, 벨기에 대표팀, 러시아 대표팀, AZ 알크마르, 세르비아 대표팀, 선덜랜드, 페네르바체, 스파르타, 위트레흐트 그리고 페예노르트를 이끌었다.

2005년 10월 한국 지휘봉을 잡아 2006년 독일 월드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 토고를 잡고 한국에 역사상 첫 월드컵 원정 첫 승을 선물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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