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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 프리뷰]"마, 이게 전술이다!" VS "조용히 해!" '수비축구 설전' 전남-부산, 시작부터 시끌시끌한 악연의 리턴매치

박찬준 기자

입력 2021-05-20 15:27

수정 2021-05-22 07:12

"마, 이게 전술이다!" VS "조용히 해!" '수비축구 설전' 전남-부…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난달 24일이었다.



부산구덕운동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전남 드래곤즈가 충돌했다. 경기는 전남의 1대0 승리. 그런데 이 경기가 제법 큰 뒷 이야기를 남겼다. 히카르도 페레즈 부산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K리그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이례적인 코멘트를 했다. "리그에서 2위를 달리는 팀이 전반전 열 한명 모두가 수비에 치중했고, 우리는 공격적인 축구를 펼쳤다. 우리는 상대보다 더 좋은 경기를 했다. 상대는 2위팀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더 할 말이 없다." 전남의 '수비 축구'를 저격했다. 물론 이후 "상대의 전술을 존중한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전경준 감독의 '전술'을 '디스'한 것은 분명했다. 경기 후 경기 중 김현욱(전남)의 부상 상황에서 전 감독과 페레즈 감독이 설전을 벌였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지며, 양 팀 사이에는 묘한 기류가 형성됐다.

그런 두 팀이 다시 만난다. 전남과 부산은 23일 광양전용구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2 2021' 12라운드를 치른다. 지난 맞대결 이후 양 팀의 위치는 달라졌다. 전남은 승점 22로 선두로 뛰어올랐고, 부산도 6위(승점 16)까지 올라섰다. 스타일에는 변화가 없다. 전남은 최근 외국인 선수들의 공격력이 살아나며 득점력이 좋아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축구를 펼친다. 전남은 리그 최소 실점(7실점)을 기록 중이다. 부산은 젊은 선수들의 스피드와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축구가 갈수록 높은 완성도를 보이고 있다. 진부하기는 하지만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매치업이다.

전남은 최근 3경기 무패(2승1무), 부산은 지난 대전하나시티즌전 완승(4대1 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선두를 지키려는 전남과 상위권 도약을 노리는 부산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경기다. 여기에 지난 경기 악연으로 라이벌 의식까지 겹쳤다.

양 구단은 포스터를 통해 신경전을 펼쳤다. 전남은 19일 '승리가 곧 전술'이라는 표어 속 날카로운 창과 깨진 방패를 형상하며, 전남이 수비만 하는 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다음날 공개된 포스터는 더욱 자극적인데, 과거 예능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캡처해 전 감독이 페레즈 감독에게 전술을 가르치는 듯한 모습을 담아 '페레즈 감독님! 우리가 수비만 한다고 뭐라 하셨죠? 다시 한번 보여드릴게요!'라고 도발했다. 그러자 부산도 맞섰다. 주장 김진규가 나선 이 포스터에는 'SHUT UP'이라는 단어가 크게 적혀 있었다. 지난 경기 설전 당시 전 감독이 페레즈 감독에 들었던 말을 돌려주겠다는 의미였다.

떠들썩한 바깥 분위기와 달리 양 팀 수장은 냉정한 모습이다. 전 감독은 "평상시대로 할 생각이다. 평정심을 유지하고, 우리 축구에 집중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 페레즈 감독은 "전남은 좋은 팀이다. 우리 보다 순위가 앞서 있다. 전남 가서 겸손하게 경기를 임할거다. 희생을 강조하겠다. 상대 강점을 약하게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안산 그리너스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서울 이랜드와 22일 오후 6시30분 안산와스타디움에서 만나고, 젊은 선수들을 투입해 무승행진을 끊은 경남FC는 23일 오후 6시30분 충남아산과 격돌한다. 2위 FC 안양은 좀처럼 상승기류를 차지 못하는 김천상무와 홈에서 경기를 치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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