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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라게'김기동 VS '엄근진'홍명보" '동해안더비' 유쾌한 디스 설전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5-20 15:43

"'소라게'김기동 VS '엄근진'홍명보" '동해안더비' 유쾌한 디스 설전


"김기동 감독은 매경기 뭔가 하나씩 준비하고 나오더라. 저번엔 마스크를 눈까지 올려쓰더라."(홍명보 울산 감독) "홍 감독님은 아직까지 무게를 너무 잡으시더라."(김기동 포항 감독)



이겨야 사는 '동해안더비' 한때 포항에서 동고동락했던 선후배 사령탑의 '유쾌한 디스 설전'이 작렬했다.

22일 오후 2시40분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하나원큐 K리그1 2021' 18라운드 울산-포항전을 앞두고 프로축구연맹이 20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온라인으로 진행한 미디어데이, 전날 전북을 4대2로 꺾고 1위를 탈환한 울산 홍명보 감독과 골키퍼 조현우, 직전 경기에서 수원FC에 짜릿한 4대3 승리를 거둔 5위 포항 김기동 감독과 골키퍼 강현무가 참석했다.

울산은 포항과의 지난 '168번의 동해안더비'에서 55승51무62패, 최근 10경기에선 5승1무4패를 기록중, 3월 13일 첫 맞대결에선 1대1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양팀 모두 최근 흐름이 좋다. 울산은 19일 전주성 원정에서 전북을 2년만에 꺾고 환호했다. 강원, 수원전 2무를 깨고 값진 승점 3점과 함께 6경기 무패를 달렸다. 포항은 18일 수원 원정에서 임상협의 해트트릭, 송민규의 결승골로 수원의 끈질긴 추격을 끊어내며 4대3 승리를 거뒀다. 제주, 수원, 강원, 인천전 4무를 끊어내는 승리와 함께 8경기 무패를 달렸다.

포항이 울산보다 나은 점을 묻는 질문에 김기동 감독은 "즐겁게 웃으면서 하는 면에서 우리가 울산보다 낫다. 울산은 인상 쓰는 사람들이 많더라"고 도발 '선공'을 날렸다. 홍명보 감독이 윤빛가람, 이청용, 바코, 고명진 등 기술력을 갖춘 중원의 장점을 어필했다. "김 감독이 포항에서 현역시절 좋아하던 아기자기한 축구를 하고 있다. 아주 잘하고 있지만 우리 역시 그 부분에 있어 장점이 있다"고 점잖게 응수했다. 진짜 도발은 그다음이었다. "김 감독은 매경기 뭔가 하나씩 준비를 해서 나오는 것같더라. 마스크를 눈까지 올려쓰더라." 포항이 강원전(1대1무)에서 아깝게 골을 놓친 장면에서 김 감독이 마스크를 눈까지 확 올려쓰며 격한 리액션을 선보이며 축구 팬들 사이에 일명 '권상우 소라게'로 회자된 장면을 깨알 언급한 것. "의도된 장면이 아니었다"고 항변한 후배 김 감독이 강력한 '티키타카' 공세로 돌아섰다. "홍 감독님은 아직까지 무게를 너무 잡으시더라. 시대가 바뀌었는데 좀더 웃으면서 다가서시길 바란다." 유쾌한 작심 설전에 양 감독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다.

양팀 골키퍼 사이에서도 도발이 오갔다. 골키퍼 포지션에서 상대보다 나은 점을 묻는 질문에 조현우는 "강현무는 훌륭한 선수지만 내가 현무보다 키가 크다. 공중볼도 자신 있다. 이번 주말 좋은 경기 하자"며 선공을 날렸다. 강현무는 "조현우 선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넘버1 골키퍼다. 배울 점이 많다. 그래도 얼굴이나 머리스타일은 내가 낫지 않나 생각한다"고 받아쳤다.

울산 김민준과 포항 송민규,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 'U-22 에이스'들을 향한 양 감독의 덕담도 오갔다. 두 선수 모두 지난 3월 무승부 당시 골을 터뜨렸고, 직전 경기 전북전, 수원전에서 골맛을 보며 승리를 이끌었다. 김 감독은 "김민준은 성격적으로 아주 당돌하다. 소극적이기보다 과감한 선수다. 위축되는 플레이보다 자신감 넘치는 분위기가 좋더라"고 평가했다. "우리팀 송민규는 U-22쿼터로 쓰고 있지만 이미 그 이상의 능력을 지닌 선수다. 탈압박 능력도 뛰어나다. 늘 믿고 쓴다"고 칭찬했다. 홍 감독 역시 "송민규는 김 감독 말씀대로 22세 실력을 넘어선 선수"라고 인정했다. "포항 공격의 큰축을 담당하는 선수이고 장래성도 갖고 있다. 한국 축구의 좋은 재목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우리 김민준 선수는 이제 막 프로에 데뷔한 위치인데 시간이 많지 않음에도 저희팀 득점을 책임지고 있다. 재능과 인성을 갖춘 선수"라고 평가했다. "김민준 선수를 축구선수뿐 아니라 훌륭한 인간, 좋은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 축구뿐 아니라 모든 면에서 성장시킬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시종일관 유쾌하고 훈훈하던 기자회견의 마무리, 팬들을 위한 '동해안더비' 각오에선 웃음기를 싹 지웠다. 포항 골키퍼 강현무가 "이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짧고 또렷한 각오를 전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 역시 "말이 필요없는 경기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안방 팬들을 향한 울산의 각오 역시 결연했다. "홈팬들 앞에서 좋은 경기하겠습니다. 이상입니다." 조현우의 각오에 이어 홍명보 울산 독이 홈팬들을 위한 승리를 다짐했다. "우리 홈팬들이 기쁘고 즐거운 시간 될 수 있도록, 정말 즐기면서 집에 돌아가실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축구회관(신문로)=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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