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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뒷얘기]레비 회장은 사라지고 선수들만 경기 후 분노한 팬들 토닥토닥

이건 기자

입력 2021-05-2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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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 회장은 사라지고 선수들만 경기 후 분노한 팬들 토닥토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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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토트넘 팬들의 분노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다니엘 레비 회장 등 수뇌부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열심히 뛴 선수들이 다시 나와 팬들을 다독여야 했다. 씁슬한 풍경이었다



토트넘은 19일 오후(현지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스턴빌라와의 2020~2021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홈경기에서 1대2로 졌다. 승점 59에 머무르게 된 토트넘은 7위로 떨어졌다. 23일 있을 마지막 경기 결과에 따라 유럽대항전 진출 여부가 갈리게 된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토트넘 팬들은 야유를 퍼부었다. 결과는 물론이고 경기 내용에 대한 불만이었다. 여기에 구단 수뇌부들에 대한 불만도 함께 섞여 있었다.

토트넘 선수들은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팬들에게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이 날이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다. 코로나 19 판데믹으로 영국은 수개월간 봉쇄 상태였다. 계속 무관중 경기였다. 백신 접종이 늘어나면서 판데믹도 안정을 되찾는 모습이었다. 영국 정부는 봉쇄를 완화했고, EPL 경기에 최대 1만명까지 관중 입장을 허용했다. 토트넘 선수들은 팬들에게 감사와 미안함의 마음을 담아 박수를 보냈다. 팬들도 여기에는 화답했다. 그래도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었다. 선수들은 인사를 마치고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팬들은 경기장을 떠나지 않았다. 다니엘 레비 회장의 퇴출을 원하는 구호를 외쳤다. 또한 조 루이스 구단주의 퇴출도 동시에 원했다. 일부 공간에서는 팬들과 안전 요원들 사이의 실랑이도 벌어졌다. 장내 아나운서는 응원과 걱정 감사하고 경기장을 떠나달라고 방송했다. 그럴 때마다 팬들은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다. 수뇌부 퇴출 구호도 계속 이어졌다.

결국 선수들이 다시 나섰다. 첫 인사를 끝내고 들어간 지 30여분 된 시점이었다. 선수들은 다시 나와 팬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미안함의 감정을 표현했다. 손흥민 역시 마찬가지였다. 팬들은 '나이스원 쏘니' 응원가를 부르며 화답했다. 선수들이 한 바퀴 돌고 들어가자 그제서야 팬들도 조금씩 경기장을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 사이 레비 회장은 관중석에 전혀 없었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관중석에서 사라졌다. 애꿎은 선수들만 성난 팬들을 달래느라 고역을 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