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합시다' 글레이저 맨유 구단주, 16년만에 팬과 대화창구 연다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구단과 팬 사이에 새로운 대화와 협력의 시대를 열 수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소유하고 있는 글레이저 가문이 시대의 변화를 수용했다. 팬들의 적극적인 요청을 수락해 16년 만에 처음으로 팬과 대화의 창구를 마련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시대를 반영해 화상 회의 시스템을 이용할 예정이다.

영국 대중매체 더선은 20일(한국시각) '미움받고 있던 맨유 구단주 글레이저 가문이 16년만에 처음으로 팬과 만난다. 대규모 시위 이후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기 위해서다'라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맨유 공동 구단주인 조엘 글레이저는 6월 4일 줌(zoom)을 통해 팬 포럼을 열어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한다. 글레이저 가문이 어떠한 형태로든 팬과 직접 대화한 것은 구단 인수 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글레이저 가문이 이런 전향적인 방침을 발표한 것은 최근에 일어난 시위 사태와 관련 있다. 당초 맨유와 글레이저 가문은 유럽 슈퍼리그 창설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하지만 팬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이를 철회했다. 그래도 팬들의 분노는 가라앉지 않았다. 급기야 지난 2일 리버풀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팬들이 올드 트라포드에 난입해 격렬한 시위를 했다. 선수들이 묶고 있는 시내 호텔도 봉쇄했다. 200여명의 팬들이 경기장에 난입했고, 이를 진압하던 6명의 경찰이 다치는 소요사태가 벌어진 것.

이러한 팬들의 격렬 시위에 놀란 EPL 구단들은 서둘러 구단 이사회에 팬들을 초대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맨유의 글레이저 가문 또한 한발 더 나아가 화상 회의 시스템을 이용해 직접적으로 팬의 목소리를 듣기로 했다. 조엘 글레이저는 "팬과의 포럼을 통해 그들의 의견을 듣고, 건설적인 논의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런 시도가 클럽과 팬 사이에 새로운 소통과 협력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