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저 아내에게 말할거예요" vs "어? 그럼 미안해."
긴장감 팽배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현대가(家)' 라이벌 매치. 그라운드 위 치열한 대결을 앞두고 양 팀 사령탑과 대표 선수들이 '입담'을 선보였다. 힘들 때 웃는 '진짜' 일류였다.
▶'패션공격'부터 '아내찬스'까지, 감독님들 입담 칭찬해!
전북과 울산은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1' 시즌 두 번째 대결을 벌인다. 전북(승점 29)과 울산(승점 27)은 17일 현재 승점 2점차의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라이벌 매치. '살얼음' 분위기를 깬 것은 다름 아닌 김상식 전북 감독이었다. 그는 "미디어데이를 한다고 해서 샤워를 하고 왔다"며 시동을 걸었다. 김 감독은 "홍명보 감독께서 울산에 부임하신지 얼마 되지 않았다. 기존 울산이 가진 축구를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색을 입히려고 노력하시는 것 같다. 지난 시즌과 비슷하지 않나 싶다. 한편으로는 지금 스트라이커들의 골이 나오지 않아 홍 감독님의 스트레스가 많아 보인다"고 '선방'을 날렸다.
홍 감독도 물러서지 않았다. "김 감독은 전북의 레전드였고, 오랜 시간 코치로 임했다.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감독으로 부임했는데 선수들과의 전통있는 것들을 잘 만들어가는 느낌을 받는다. 조금 더 완성도 있게 수정돼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감독 첫해지만 아주 훌륭하게 잘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만, 양복이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맞불을 놨다.
김 감독은 갑작스런 '패션 공격'에 '아내찬스'를 꺼내들었다. 김 감독은 홍 감독을 향해 "와이프에게 그대로 전달하겠다"며 엄중 경고했다. 당황한 홍 감독은 "와이프가 사준건가? 그럼 잘 어울린다"고 급히 진화에 나서 웃음을 자아냈다.
▶홍정호 없는 홍정호 미디어데이? 신스틸러
미디어데이에서 이슈가 된 선수는 '전북의 캡틴' 홍정호였다. 비록 이번 미디어데이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여러차례 언급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첫 번째 대결을 떠올리며 "1차전에서는 상대 신형민의 기싸움에 밀리지 않았나 싶다. 기싸움에 밀리지 않도록 홍정호의 전투력을 높이겠다. 신형민이 전북에 있을 때 잘해줬는데. 나도 홍정호도 다 잘해줬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을 대표해 미디어데이에 나선 이 용도 홍정호를 언급했다. 이 용은 "이런 큰 경기는 몸 싸움, 리바운드 하나가 중요하다. 나도 그렇고 홍정호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과 강한 마음가짐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 지난 경기에서는 신형민이 그런 모습을 많이 보였다. 이번에는 전북 선수들이 그런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첫 번째 대결에서 홍정호와 거친 몸싸움을 벌였던 신형민은 "홍정호는 친한 동생이지만 경기장 안에서는 팀을 위해 경쟁해야 한다. 서로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팀을 위해서 그런 상황이 만들어지지 않았나 싶다. 경기장 밖에서는 다른 일 없었다. (승리를 위해서라면)신경전은 언제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예고했다. 신형민과 홍정호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 동안 전북에서 한솥밥을 먹은 절친 선후배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