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까지 K리그 1~2부 팀들은 1군이 참가하는 정규리그 외에 'R(리저브)리그'를 운영했다. 1군 경기에 참가 기회가 없는 백업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하거나 끌어올릴 수 있는 무대였다. 그런데 축구협회는 2020년 한국축구의 디비전을 지금의 피라미드 구조로 개편했고, 그 과정에서 1~2부를 운영하는 한국프로축구연맹과도 소통했다. 그러면서 R리그를 K4로 참가하도록 유도하는 밑그림을 그렸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지난해 R리그는 열리지 않았다. 올해도 없다. 대신 K4에는 프로 B팀이 참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곳에 가장 먼저 문을 두드린 곳이 강원이다.
국가대표 출신 이영표 대표이사가 강원 수장이 되면서 참가 결정을 내렸다. 구단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었다. 당장 1군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젊은 유망주들에게 뛸 무대를 주고 기회를 제공해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축구협회에서 프로 클럽들에게 참가 의사를 물었을 때 대부분의 반응이 미지근했다고 한다. R리그가 없어지면 백업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할 무대가 없다. 팀내 자체 연습경기로는 한계가 있었다. 그렇다고 B팀을 만들어 정식 리그인 K4에 참가하는 것도 망설여졌다. 결국 추가 비용이 걸림돌이었다고 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R리그의 실효성을 두고도 많은 고민이 있었다. 그런데 K4로 판을 키우자는 큰 그림에는 동의하지만 그렇게 되면 구단으로선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해 K4 리그에는 총 16팀이 참가 중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K4 팀중 1년 예산이 가장 많은 곳이 10억원 남짓으로 알고 있다. 강원 B팀의 경우 어차피 선수 등록은 프로에 돼 있고 선수 연봉을 제하고 나면 추가 비용이 5억원 미만이 될 것 같다"고 한다.
이 대표는 강원도 팀이라는 걸 적극 활용했다. 1부리그에 참가 중인 1군팀은 한 시즌 모든 홈경기를 강릉시와 춘천시에서 양분해서 치른다. 강원도의 다른 수많은 시군민들에게도 프로 경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강원 B팀이 그 역할을 하기로 했다. 이미 강원 B팀은 올해 K4 홈 5경기를 철원군에서 치렀다. 그리고 장소를 옮겨 이제 동해시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B팀 경기를 유치한 시는 구단과 업무협약을 맺는다. 이런 도내 지자체와의 협업을 통해 B팀 운영 비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