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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공장장' 수원FC 김도균 감독은 어떻게 라스와 무릴로를 변화시켰나

노주환 기자

입력 2021-05-13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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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공장장' 수원FC 김도균 감독은 어떻게 라스와 무릴로를 변화시켰나
라스와 무릴로(가운데)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수원FC 공격을 주도하는 라스(30·네덜란드 출신)와 무릴로(27·브라질 출신)는 전북 현대 출신이다. 한마디로 둘은 전북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아픈 손가락들'이었다. 기라성 같은 국내외 선수들 사이에서 외국인 선수로서 파괴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라스는 지난해 여름 당시 2부 수원FC로 이적, 곧바로 팀의 1부 승격을 이끌었다. 지난해 전북서 1골에 그친 무릴로는 겨울에 수원FC와 계약했다.



라스와 무릴로는 1년 만에 완전히 달라졌다. 전북에서 벤치를 주로 달궜던 그들은 수원FC에서 그라운드를 맘껏 누빈다. 1부 승격에 큰 공을 세웠던 라스는 이번 시즌 1부에서도 통한다는 걸 입증해나가고 있다. 현재 5골-3도움으로 공격포인트를 잘 쌓고 있다. 무릴로도 2골-4도움을 기록 중이다.

수원FC 김도균 감독이 이들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는 "라스는 장신이지만 머리 보다 발을 주목했다. 무릴로는 기량에 비해 너무 주눅이 들어 있었다. 두 선수에게 여기서는 맘껏 펼쳐보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라스는 전북 시절 등록명이 '벨트비크'였다. 1m97의 장신인 그는 전북 시절 입단 과정에서 김신욱(상하이 선화)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그렇지 못했다. 헤딩을 이용한 고공 폭격을 하지 못했다. 시간이 갈수록 존재감을 잃었다. 라스는 수원FC행을 선택했고 등록명도 바꿨다.

무릴로는 전북 시절 어깨를 잘 펴지 못했다. 여느 브라질 출신 선수와 달리 소극적인 플레이를 보였다. 출전 기회도 많이 얻지 못했다. 하지만 수원FC에선 180도 달라졌다. 잘 웃고, 무엇보다 그라운드에서 '프리롤'에 가깝게 맘껏 움직이고 있다. 김도균 감독은 "무릴로에게 그라운드에선 '네 맘대로 해보라'로 했다. 라스와의 호흡도 잘 맞고 있다"고 말했다. 라스는 전북 시절 보다 강한 승부욕을 보인다. 동료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의사표현을 한다. 주전 공격수로 책임감이 강해졌다.

라스와 무릴로는 11일 수원 홈에서 광주 상대로 2대1 역전승을 거두는 데 주인공 역할을 했다. 나란히 1골-1도움씩을 올렸다. 0-1로 끌려간 후반 41분, 무릴로가 라스의 도움을 받아 동점골, 3분 후 무릴로의 어시스트를 받은 라스가 역전 결승골을 터트렸다. 무릴로는 절묘한 오른발 감아치기로, 라스는 왼발 감아차기로 광주 골망을 흔들었다. 수원(승점 16)은 최근 제주에 이어 광주까지 잡아 2연승, 순식간에 바닥에서 7위(12일 오후 4시 현재)까지 도약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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