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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에서 지도력 시험대에 선 '병수볼', 살짝만 삐끗해도 강등권위기

이원만 기자

입력 2021-05-06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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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상황에서 지도력 시험대에 선 '병수볼', 살짝만 삐끗해도 강등권위…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고비를 겨우 넘었나 했더니, 더 어려운 난관이 눈앞에 펼쳐졌다. 이번 위기는 진짜다. 자칫 K리그1 무대에서 내려오는 사태의 시발점이 될 수도 있다. 강원FC가 현재 처항 상황이 녹록치 않다. '병수볼'의 최대 위기라고 할 만하다.



강원은 최근 3년간 K리그1에서 가장 흥미로운 행보를 보여준 팀이다. 2019시즌 예상 밖의 '다크호스 행보'를 보여주며 주목받기 시작했다. 팀을 이끈 김병수 감독은 '빌드업'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스타일로 축구 팬과 미디어로부터 '병수볼'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팀을 파이널A로 올려놨다. 지난해에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그래도 스타일은 여전했다. 올해는 새로 취임한 이영표 대표이사로 인해 큰 이목을 끌었다. 이 대표는 구단 안팎으로 다양한 시도를 통해 강원을 '선진 구단'으로 탈바꿈시키려 애썼다. 물론 전력 보강도 적극적으로 해냈다.

그런데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순탄한 시즌'과 자꾸 멀어지고 있다. 시즌 개막전에서 울산 현대에 0대5로 참패하며 부진하게 출발한 강원은 이후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수비 조직력을 단단히 다지며 리그 중상위권까지 상승하며 2년 만에 '파이널A' 재진입을 노리고 있었다.

하지만 이런 계획은 '부상 악재'로 틀어지기 시작했다. 시즌 초부터 마사, 신세계, 신창무 등이 부상을 입었고 여기에 이범수와 조재완이 이름을 더했다. 이런 '부상 악재'는 최근 그 정점을 찍었다. 공수의 핵심인 고무열과 임채민이 경기 후 귀하다가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전력에서 이탈하게 됐다. 전북전을 마친 뒤 귀가를 위해 고무열이 임채민을 태우고 정상적으로 운행하던 중 음주운전 역주행 차량에 정면으로 받히는 황당한 사고였다.

구단과 선수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었지만, 그 대가는 컸다. 이들은 부상 치료를 위해 적어도 2개월 정도는 경기에 나올 수 없을 전망이다. 후유증도 우려된다. 김 감독은 "자동차 사고는 후유증이 더 무섭다고 하지 않나. 걱정이 많이 된다"며 선수들의 상태를 걱정했다.

선수들의 상태도 우려되지만, 강원의 앞날은 더 우려된다. 현재 강원은 이런 악재들로 인해 리그 10위까지 떨어졌다. 11위 광주FC와는 동률, 최하위 수원FC와 겨우 3점 차이다. 비록 시즌 초반이긴 해도 여기서 더 밀려나면 사실상 '강등권'에서 허덕일 수 밖에 없다. 적어도 고무열과 임채민이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는 시기까지는 '현상유지'라도 해야 하는데, 향후 일정이 녹록치 않다. 하필 다음 상대들이 각각 포항과 울산. 시즌 초반 대패했던 상대들이다. 이 두 경기에서 또 패배를 겪는다면, 리그 최하위로 떨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김 감독이 이런 최악의 위기를 어떻게 벗어날 지 주목되는 이유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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