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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LEE→SON 골!골!골! '코리안데이'미쳤다!韓축구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5-0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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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I→LEE→SON 골!골!골! '코리안데이'미쳤다!韓축구
사진출처=첼시TV,로이터연합뉴스, BBC 캡처

눈부신 5월의 첫 주말, 대한민국 남녀축구 대표 에이스들이 잉글랜드 그라운드에서 눈부시게 날아올랐다.



스타트는 첼시 10번, '지메시' 지소연이었다. 2014년 이후 8년째 몸담아온 첼시 위민의 첫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직접 이끌었다. 첼시는 2일 오후 8시30분(한국시각) 여자유럽챔피언스리그 바이에른 뮌헨과의 4강 2차전에서 4대1 대승을 거두며 1-2차전 합산 5대3으로 결승행을 확정지었다. 1차전 1대2 패배를 뒤집어냈다. 전반 43분 1-1 상황에서 승부사 지소연의 결승골이 작렬했다. 프리킥 찬스, 지소연은 자신의 슈팅이 상대 수비벽을 맞고 튀어나기가 무섭게 쇄도하며 기어이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2골을 추가하며, 첼시가 기적의 결승행 역사를 썼다. 2018년 4강에서 볼프스부르크에, 2019년 4강에서 리옹에 패하며 결승행 문턱에서 돌아섰던 첼시와 지소연이 함께 웃었다.

지소연은 "우리가 더 간절했기에 가능했다"면서 "중요한 경기에서 오랜만에 골을 넣어 기쁘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소연은 역전 결승행 직후 도쿄올림픽 최종 플레이오프 중국전 생각에 마음껏 기뻐하지 못한, 애잔한 속내도 털어놨다. 대한민국 여자축구는 지난달 중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사상 첫 올림픽 티켓에 도전했다. 홈 1차전에서 1대2로 패한 후 원정 2차전에서 전반 2-0으로 앞서가며 역전극을 예고했지만 연장 혈투끝에 2대2로 비기며 한골 차로 도쿄행이 불발됐다. "왜 그때 이렇게 하지 못했을까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했다.

지소연은 더 강해졌다. 이겨야 사는 뮌헨전에서 결승골로 할 일을 했다. 이미 리그컵에서 우승한 첼시는 사상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행 역사와 함께 리그 우승, FA컵 우승 등 4관왕, 쿼드러플에 도전한다.

이날 지소연의 낭보 후 '절친 후배' 이금민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금민은 이날 오후 10시(한국시각) 잉글랜드 여자슈퍼리그(WSL) 21라운드 레딩 위민 원정에서 0-2로 밀리던 전반 44분 만회골, 전반 45분 동점골을 터뜨리며 펄펄 날아올랐다. 후반 실점하며 2대3으로 석패했지만 이금민은 1분새 두 골을 몰아치는 독보적인 활약으로 잉글랜드 축구팬들의 이목을 순식간에 사로잡았다.

특히 전반 45분 동점골 장면은 남자축구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진기명기 '원더골'이었다. 미드필드에서 상대 볼을 낚아챈 직후 쇄도하며 박스 바깥에서 오른발로 쏘아올린 30m 대포알 슈팅이 골망에 메다꽂혔다. 이금민 특유의 발목 힘을 활용한 파워 슈팅, 믿을 수 없는 골 장면에 브라이턴 선수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뜨거운 축하를 건넸다. 경기 직후 BBC는 'WSL 올해의 골? 브라이턴 이금민의 충격적인 장거리골'이라는 제하에 42초까리 원더골 영상을 메인 화면에 공개했다. BBC 중계 해설자 역시 "정말 대단한 골이다! 저 자신감을 보라. 지금 여러분은 특별한 스트라이커 이금민의 WSL 올 시즌 최고의 골을 보고 있다"며 극찬했다.

마무리는 '손샤인' 손흥민이었다. 3일 오전 3시15분(한국시각)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4라운드 셰필드전, 손흥민은 1골1도움의 맹활약으로 토트넘의 4대0 대승을 이끌었다. 후반 16분 가레스 베일의 골을 도우며 10호 도움으로 2시즌 연속 10-10 클럽(15골 10도움)에 가입했고, 3-0으로 앞선 후반 32분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통렬한 리그 16호골을 터뜨렸다. EPL 16골, 리그컵(카라바오컵) 1골, 유로파리그 4골 등 올 시즌 전 대회를 통틀어 총 21골을 기록하며, 2016~2017시즌의 한 시즌 최다 21골과 타이 기록, 커리어하이 행진을 이어갔다.

무엇보다 2시즌 연속 10-10은 역대 토트넘 선수 최초의 위대한 기록이다. 지난 시즌 EPL 10-10 클럽에 가입한 선수는 케빈 더 브라위너(맨시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손흥민 등 3명뿐이었다. 유럽 5대리그를 통틀어서도 단 8명만이 오른 고지다. 올 시즌에도 EPL 10-10클럽은 해리 케인(21골 13도움),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 16골 11도움), 그리고 손흥민뿐이다. 골과 도움, 결정력과 이타심, 타이밍과 센스를 두루 갖춘 만능 공격수의 전유물인 이 기록을 2년 연속 달성한 것은 '월드클래스' 손흥민의 독보적 가치를 입증하는 대표적 데이터다.

무엇보다 이날 손흥민의 활약, 대승에 힘입어 토트넘이 톱4 재진입의 불씨를 살렸다. 리그 4경기를 남겨두고 리그 5위 '유로파리그' 진출가능 순위로 다시 올라섰고, 승점 56점으로 리그 4위 첼시에 승점 5점차, 유럽챔피언스리그 마지노선 '톱4'에 마지막까지 도전할 수 있게 됐다.

잉글랜드 그라운드에서 매순간 치열한 분투를 이어온 대한민국 남녀 축구 에이스들이 한날한시에 날아오른 뜻깊은 날이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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