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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집념의 골→태극기 세리머니까지 '완벽'…나상호·황희찬 등 96절친들 골잔치

윤진만 기자

입력 2021-05-0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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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범 집념의 골→태극기 세리머니까지 '완벽'…나상호·황희찬 등 96절친…
중계화면 캡쳐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지난달 장기부상을 털고 돌아온 벤투호 핵심 미드필더 황인범(25·루빈 카잔)이 근 5개월만에 골맛을 봤다.



황인범은 1일 러시아 카잔에 있는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디나모 모스크바와의 '2020~2021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28라운드에서 시즌 3호골(리그)을 폭발했다. 전반 15분 조르제 데스포토비치의 선제골로 1-0 앞서가던 후반 35분 팀의 2대0 승리에 쐐기를 박는 귀중한 골을 터뜨렸다.

수비수 실수를 놓치지 않았다. 카잔 골키퍼가 길게 차준 공이 디나모 페널티 박스 부근까지 날아왔다. 디나모 수비수 5번은 골키퍼에게 안전하게 공을 전달하기 위해 다이빙 헤더를 시도했다. 하지만 공이 이마에 빗맞았다. 공을 향해 전력질주하던 황인범이 재빠르게 공을 낚아챘다. 달려나온 골키퍼를 드리블로 벗겨내는 과정에서 골키퍼가 길게 뻗은 손에 공이 걸렸지만, 당황하지 않고 빈 골문을 향해 침착하게 공을 차넣었다. 적극적인 압박과 침착함이 돋보인 장면이다.

황인범이 리그에서 득점한 건 지난해 12월5일 로코모티브 모스크바 원정경기 이후 5개월만이다. 지난해 11월 국가대표팀 차출 기간 중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황인범은 지난 1월 국내 휴식기간 중 개인훈련을 하다 아킬레스를 다쳐 3개월가량 고생했다. 지난달 10일 로스토프전을 통해 2021년 첫 경기를 소화한 그는 모처럼 기분좋게 골까지 낚았다.

지난해 8월 26일 우파전 이후 리그 홈경기에서 처음으로 골을 넣은 황인범은 홈 관중이 보는 앞에서 해맑게 웃으며 두 주먹을 쥐고 팔을 세차게 흔드는 격정적인 세리머니로 골의 기쁨을 누렸다. 그런 다음 오른발목에 두른 테이핑을 뜯어 양말 위에 새겨진 태극기를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개인 SNS에 해당 영상을 올리며 "KOREA"라고 적었다.

황인범의 활약에 힘입은 카잔은 그대로 2대0 스코어를 끝까지 지켰다. 후반기 9경기에서 7승을 따내는 놀라운 기세를 토대로 승점 49점을 기록, 다음시즌 유럽 유로파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진입에 성공했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로코모티브(52점)를 승점 3점차로 압박했다. 카잔의 주된 목표이자 황인범이 지난해 여름 유럽 첫 클럽으로 카잔을 택한 궁극적인 이유인 유럽클럽대항전 출전의 꿈에 서서히 다가서고 있다.

황인범이 득점하기에 앞서 같은 1996년생 '절친'들도 각자 소속팀에서 모처럼 골 냄새를 맡았다. 나상호(FC 서울)가 스타트를 끊었다. 팀의 부진과 맞물려 6경기 연속 골을 낚지 못했던 나상호는 지난 4월30일 성남과의 K리그1 13라운드 홈경기에서 1-2로 끌려가던 후반 39분, 역습 상황에서 윤종규가 내준 공을 침착한 슛으로 득점했다. 서울은 나상호의 활약에 힘입어 패배 위기를 모면했다. 5연패 뒤 최근 2경기에서 비기며 반전의 시동을 걸었다.

그날 새벽 황희찬(라이프치히)이 골망을 흔들었다. 베르더 브레멘과의 DFB포칼 준결승전에서 후반 막바지 교체투입해 연장전반 3분 천금같은 선제골을 터뜨린 뒤 연장후반 추가시간 1분 감각적인 헤더 패스로 에밀 포르스베리의 극장골을 도왔다. 지난해 여름 새롭게 입단한 라이프치히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엎친데 덮친격 황인범과 같이 코로나 데미지를 입기도 했던 황희찬은 3월 4일 볼프스부르크와의 같은 대회 8강전 이후 2달만에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줄곧 황희찬을 외면했던 율리안 나겔스만 라이프치히 감독도 황희찬을 꼭 안아줬다. 2대1 스코어로 승리해 결승에 오른 라이프치히는 오는 8일 도르트문트와 우승컵을 두고 다툰다.

황인범 나상호 황희찬은 김민재(베이징 궈안) 김문환(LA FC) 등과 절친한 사이로 유명하다. 황희찬 나상호는 황인범이 개인 SNS에 올린 자신의 골 영상 게시글을 방문해 "관종이냐 ㅋ"(황희찬) "귀엽네 ㅋ"(나상호)와 같이 절친만이 달 수 있는 댓글을 남겼다. 이들의 동반 활약은 내달 월드컵 예선을 앞둔 벤투호에 분명한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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