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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믿어요' 걸개에 데뷔골로 보답한 힌터제어. 마음고생 훌훌~[현장에서]

윤진만 기자

입력 2021-05-01 22:03

수정 2021-05-02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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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믿어요' 걸개에 데뷔골로 보답한 힌터제어. 마음고생 훌훌~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조선

[울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 관중석 S석 가장자리에 새로운 걸개 하나가 걸렸다. 울산 팬들이 손수 제작해 1일 광주전에서 처음 공개한 것으로 알려진 그 걸개에는 독일어로 이렇게 적혀있었다.



'Lukee, wir vertrouell dir.' (루키, We trust you. 당신을 믿어요.)

팀을 떠난 '득점왕' 주니오의 대체자로 올해 울산에 입단해 힘든 적응기를 겪고 있는 루카스 힌터제어(애칭 루키)를 향한 응원 메시지였다.

힌터제어는 7경기만에 선발로 복귀한 1일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3라운드에서 K리그 데뷔골을 폭발하며 팬들의 믿음에 보답했다.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그는 0-0 팽팽하던 전반 20분 김태환의 우측 크로스를 문전 앞에서 감각적인 발리로 연결했다. 침착한 트래핑과 높은 수준의 골 결정력이 돋보였다.

3경기 무승 중이던 울산도 후반 바코의 골을 묶어 2대0 승리해 힌터제어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경기 후 "힌터제어가 마음 고생을 했는데 데뷔골을 넣어 기쁘게 생각한다. 득점 후 많은 선수들이 달려와 축하해준 모습이 보기 좋았다. 팀 정신이 앞으로 좋아질 거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기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힌터제어는 "운 좋게 골을 넣었다. 팀 동료들도 축하해줘 기쁘게 생각한다"며 "(지난 2달간 득점이 없을 때)팬, 미디어를 통해 압박감이 오고 있단 걸 알았다. 하지만 나 스스로는 압박감을 느끼지 않았다. 훈련장이든, 경기장에서든, 100% 쏟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독일어로 된 걸개에 대해선 "다른 걸개들은 한국어로 돼있어서 알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워밍업 중 선수 한 명이 (해당)걸개를 보라고 알려줬다. 기뻤다. 팬들이 날 믿어준다고 쓴 게 동기부여가 됐다. 굉장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힌터제어는 13라운드에 들어서야 첫 골을 넣었다. 지난시즌 26골을 몰아친 주니오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득점 스퍼트를 올릴 필요가 있다. 이날 비록 데뷔골을 넣었지만 전반과 후반 각각 김민준과 이동경이 '떠준 어시스트'를 받아먹지 못했다.

그는 "스트라이커가 골을 많이 넣는 것도 중요하지만, 팀에 많은 승리를 안기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시즌이 끝나고 어떤 결과 나올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한편, '당신을 믿어요' 걸개 옆에는 '지현, 마음껏 즐겨!'라는 한국어 걸개가 달려있다. 힌터제어와 함께 올해 울산에 입단한 김지현을 응원하는 횡단막이다. 힌터제어가 득점포를 쏘면서 득점이 없는 울산 공격수는 김지현 한 명 남았다. 홍 감독은 9경기째 데뷔골 소식을 전하지 못하는 김지현이 빠르게 데뷔골을 넣어주길 기대하고 있다.

울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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