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영상 보고 뽑아서..' 개막 두달째 無존재감 신입 외국인 공격수들, 이대로 줄줄이 실패각?

윤진만 기자

입력 2021-04-27 15:48

수정 2021-04-28 06:06

more
'영상 보고 뽑아서..' 개막 두달째 無존재감 신입 외국인 공격수들, 이…
◇'다른 외인들이 뮬리치만큼만 해주면 좋을텐데..' 성남=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1.04.10/

지난 주말(24~25일) '하나원큐 K리그1 2021' 12라운드 6경기에선 도합 6골이 나왔다. 2014시즌 30라운드에서 4골이 나온 이래 단일 라운드 최소 득점이다. 불쑥 찾아온 더위, 사나흘 간격의 빡빡한 일정 영향도 어느정도 있겠지만, 지루한 0의 싸움을 끝낼 소위 해결사가 없는 게 역대급 저득점 라운드 탄생의 주요 인자로 평가받는다. 여러 전문가는 "대다수 팀이 작심하고 수비적인 스리백을 활용하는데, 이를 뚫으려면 개인 능력이 있는 수준급 용병이 필요하다. 그게 안되면 고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지난 라운드 득점자 중 올해 새롭게 K리그에 입성한 외국인 공격수가 한 명도 없는 게 눈에 띈다. 최근 반복되는 현상이다. 지난 10라운드 광주-포항전에서 포항의 타쉬가 득점하긴 했으나, 페널티였다. 최근 순수 필드골로 득점한 '신입 외국인'을 찾으려면 지난 10일 열린 9라운드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뮬리치(성남 FC)가 광주전 홈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뒤 21경기째 신입 외국인들의 필드골이 나오지 않았다.

K리그가 개막한지 두 달이 지났다. 앞서 언급한 뮬리치(4골) 외 지금까지 임팩트를 남긴 신입생은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울산이 주니오 대체자로 야심차게 영입한 힌터제어는 6경기에 출전해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심지어 지난 2경기에는 출전 기회도 잡지 못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이 힌터제어 기량에 실망해 올여름 공격수 교체를 희망한다는 소문이 축구계에 돌기 시작했다. K리그에서 검증된 펠리페(광주 FC)의 울산 이적설이 나온 이유다.

포항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일류첸코급'이라고 기대를 모은 타쉬는 9경기에서 페널티로 1골을 넣었다. 포항 김기동 감독은 줄곧 타쉬와 크베시치(9경기 0골)가 팀에 녹아들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했으나, 여의치 않자 최근 이들의 출전시간을 줄이고 활동량이 많은 선수를 투입하는 전술로 변화를 줬다. 포항은 최근 4경기에서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3승 1무를 질주하며 5위로 점프했다.

성남이 가장 큰 기대를 걸었던 부쉬는 9경기 1골에 그쳤고, 제주의 제르소와 자와다는 각각 8경기와 5경기에 출전해 무득점 행진 중이다. 자와다는 이적 전부터 아팠던 무릎 부위에 다시 이상이 생겨 최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광주 헤이스 역시 2도움(6경기)만 올렸을 뿐 아직까지 데뷔골 맛을 보지 못했다. 강원 실라지는 7경기에서 1골, 대구 세르지뉴는 8경기째 득점이 없다.

이들에겐 'K리그 적응' '코로나19에 따른 늦은 합류'란 좋은 핑곗거리가 있지만, 수원 삼성 제리치는 올해로 K리그 4년차다. 2018년 강원 입단 첫 해 24골을 퍼부으며 최고의 용병 소리를 듣던 자원이다. 경남을 거쳐 올해 수원에 입단한 제리치는 10경기에 출전해 1골에 그쳤다. K리그에 대해 잘 아는 선수라 팬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더 큰 것 같다. 입단 동기인 '나폴리 출신' 니콜라오는 7경기 동안 데뷔골을 넣지 못했다. 지난 3일 전북전에서 부상을 당해 한달 가까이 팀을 떠나있다. 수원은 정상빈이라는 신예에게 공격을 맡기고 있다.

믿었던 외인 공격수들의 부진은 고스란히 팀 공격력 저하로 이어진다. 우승후보 울산을 예로들면, 12라운드까지의 득점이 전년 대비 11골(2020년 27골) 줄었다. 포항은 25골에서 올해 12골로, 2배 이상 하락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의 공약대로 경기당 2골씩 넣은 전북 정도를 제외하고 대다수의 팀은 이러한 빈공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울산, 포항을 비롯해 대구, 성남, 강원, 광주의 평균득점이 전년 대비 줄었다. 수원 삼성, 서울, 인천의 평균득점은 소폭 올랐으나, 눈에 띌 정도는 아니다.(※아래표 참조) 올해 경기당 평균 1.1골 이상을 기록 중인 팀은 두 팀밖에 없다.

이쯤되니 '외국인 선수 영입을 잘못한 게 아니냐'는 소리가 나온다. 적응 여부를 떠나 애초에 실력이 없는 선수를 데려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런 반응에 대해 구단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스카웃팀이 직접 현장에서 선수를 관찰하지 못했다. 영상에 의존하다 보니 제대로 검증이 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하소연한다. 동계훈련도 같이 하지 못한 선수가 대부분이라, 여름 휴식기를 거쳐 후반기가 되면 본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희망섞인 반응도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대부분의 팀 감독들은 부진한 외국인 때문에 고민하고 있다. 기존에 있던 자원 혹은 새로 영입한 토종 공격수라도 제몫을 해준다면 고민을 덜 수 있겠지만, 그것도 아니라서 더 머리가 아프다. 헌데 서울에는 이런 고민도 사치다. 고민을 안겨줄 외인 공격수 자체가 없어서다. K리그 이적시장 관계자들은 여름에 많은 팀이 최전방에 변화를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