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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이틀만에 꿈깬 '드림리그' ESL, EPL 빅6 탈퇴, 팬들이 들고일어나면 끝이다

노주환 기자

입력 2021-04-21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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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만에 꿈깬 '드림리그' ESL, EPL 빅6 탈퇴, 팬들이 들고일어나…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큰 돈을 만져보겠다고 시작한 '그들만의 리그' 유러피언 슈퍼리그(ESL)가 이틀 만에 꼴이 우습게 됐다. 1주일도 버티지 못하고 ESL의 큰 축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빅6 클럽들이 팬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공식적으로 탈퇴를 선언했다. 현지시각 지난 일요일(18일), 기습적으로 출범 공동 성명서를 냈던 EPL 빅6 클럽들은 20일 부랴부랴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철회의 사과문을 공지했다. 분노한 팬들에게 사과를 전하기 바빴다.



맨시티가 가장 먼저 ESL에서 탈퇴했다. 첼시가 뒤따랐다. 18일 야심차게 출범을 알린 슈퍼리그가 이틀 만에 균열이 시작됐다. ESL은 유럽 빅리그 빅클럽들만이 그린 '꿈의 리그'였다. 그런데 발표 이후 강한 반대에 직면했다. 유럽축구연맹, 국제축구연맹은 물론이고, 축구팬 그리고 선수 출신 전문가들, 빅클럽 감독 그리고 선수들까지 반대했다. 동력을 잃자 가입했던 팀들이 바로 발을 뺐다. 맨시티와 첼시를 시작으로 그 다음엔 아스널 리버풀 맨유 토트넘도 탈퇴에 뜻을 같이했다. 리버풀은 "지속할 수 없다"고 했고, 맨유는 "팬들과 영국 정부, 다른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였다"고 밝혔다. 아스널도 "실수했다"고 인정했고, 토트넘은 "레비 회장이 후회를 표했다"고 밝혔다.

이제 6팀이 남았다. 스페인 라리가 빅3와 이탈리아 빅클럽 3팀이다.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그리고 FC바르셀로나다. 이탈리아는 AC밀란, 인터밀란, 유벤투스다. 스페인 매체 마르카는 슈퍼리그가 출범한 지 단 이틀 지났는데 이미 물속으로 가라앉고 있다고 보도했다. ESL의 6팀이 철회하며서 이미 동력을 잃은 셈이다. ESL은 이틀 전 빅클럽 15팀을 창립멤버로 매년 5팀을 추가해 총 20팀이 그들만의 슈퍼리그를 주중에 한 시즌 동안 치르겠다는 야심찬 새 리그 계획을 공개했다. 또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이 뒤에서 약 7조원을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EPL 빅6는 팬들의 극심한 반대에 버틸 수 없었다. 당초 유럽축구연맹과 국제축구연맹의 반대는 예상했지만 팬들이 이렇게까지 극렬하게 반대하는 분위기에 구단들이 화들짝 놀란 눈치다. 코로나19로 재정에 큰 타격은 입은 빅클럽들은 돈의 유혹에 넘어가 슈퍼리그 창설을 도모했지만, 기존 팬들의 반발에 오히려 더 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이날 첼시팬 1000여명은 홈구장 런던시 스탬포드브리지 밖에서 ESL 반대 항의 시위를 벌였다.

리버풀 주장 조던 헨더슨은 자신의 SNS에 "우리는 슈퍼리그를 좋아하지 않는다. 또 원하지도 않는다. 이건 우리의 모아진 의견이다"고 밝혔다. ESL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ESL 출범에 찬성했던 맨유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은 올해를 끝으로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맨시티 윙어 라힘 스털링은 자신의 SNS에 "(ESL)오케이, 안녕"이라고 적었다.

ESL 철회에 환영의 반응이 쏟아졌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몇몇 클럽이 계획을 포기했다는 뉴스가 나왔는데 환영한다. 중요한 목소리를 내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유럽축구연맹 세페린 회장도 "철회 결정이 기쁘다. 유럽 축구가족으로 돌아온 걸 환영한다"고 밝혔다.

ESL에 남은 스페인과 이탈리아 6팀은 아직 철회 의사를 드러내지 않았다. ESL 초대 회장인 레알 마드리드 페레스 회장은 EPL 클럽들의 철회 움직임을 접한 후 프랑스 매체 레퀴프와의 인터뷰에서 "걱정하지 않는다. 지금 상황은 엄중하다. 모두가 우리 프로젝트에 동의하게 될 것이다. 해결책을 찾을 것이다. 나는 바이에른 뮌헨과 파리생제르맹도 결국 우리와 함께 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SL은 성명을 통해 "현재 상황을 봤을 때 프로젝트를 재편하기 위해 가장 적절한 조치를 다시 고려해야 한다. 유럽축구는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는 현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대회를 제시한 것이다. 잉글랜드 구단들이 압박에 못 이겨 탈퇴했지만, 우리의 제안이 유럽의 법과 규정에 어긋나지 않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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