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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선 2위 꼬리표 못떼!" 전북전 앞둔 울산 라커룸 깨운 신형민의 한마디[진심인터뷰]

전영지 기자

입력 2021-04-20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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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선 2위 꼬리표 못떼!" 전북전 앞둔 울산 라커룸 깨운 신형민의 한…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우리가 수원보다 나은 게 뭐 있어? 이런 경기력으론 우승할 수 없어. 2위 꼬리표를 뗄 수 없어."



지난 18일 울산 현대가 수원 삼성 원정에서 0대3으로 참패한 후 '최고참 부주장' 신형민(35)이 라커룸에서 작정하고 목소리를 냈다.

2016~2020시즌까지 전북 현대에서 뛰었던 K리그 14년차 미드필더 신형민은 전북에서 4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후 올 시즌 홍명보 감독의 부임과 함께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훈련장에 가장 먼저 나와 훈련을 경기처럼 준비하고, 매경기 투사처럼 치열하게 달리는, 말보단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는 리더다. 홍 감독이 '위닝멘탈리티'를 갖춘 신형민을 원한 것도 이 때문이다.

21일 오후 7시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질 K리그1 11라운드 '1강' 전북 현대와의 시즌 첫 맞대결을 앞두고 라커룸에서 신형민이 목소리를 낸 건 이례적인 일이었다.

신형민은 "스코어뿐만 아니라 한발 더 뛰려는 의지, 승리에 대한 열망 등 모든 면에서 수원에게 졌다"고 인정했다. 우리 팀은 대표선수, 뛰어난 선수가 많다. 제각각 개성들도 강하다. 밖에선 국가대표니 뭐니 치켜세울지 몰라도 경기장 안에선 결국 다 똑같은 선수다. 그날 우리는 모든 면에서 수원보다 나은 것이 없었다"고 했다. 우승 맛을 아는 베테랑의 작심 쓴소리는 이 때문이었다.

신형민은 전북과의 1-2위 맞대결을 앞두고 "사흘만에 경기가 열려서 오히려 다행이다. 반전과 전화위복의 좋은 기회"라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이적 후 친정 전북을 처음 적으로 만난다. 신형민은 "친정팀을 맞는 것이 기대된다. 감회가 새롭다"면서도 필승 결의는 감추지 않았다. "결과를 놓고 마주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기장 안에선 전쟁이다. 경기 후 서로 축하받고 축하할 순 있겠지만 경기장 안에선 전쟁"이라며 결연한 각오를 전했다.

'전북 전문가'로서 작년 전북과 올해 전북은 어떻게 다른지 물었다. 신형민은 "작년에 비해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초반부터 자리를 잡았다. 일류첸코라는 선수를 통해 2선 조력자들도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전북의 모든 선수들이 경계대상"이라고 분석했다. "전북은 플레이가 좋지 않는 날도 어쨌든 결과를 만들어내는 팀이다. 전선수가 '안 진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 1위를 하고 있어도, 이기고 있어도, 멘탈이나 투쟁심이 해이해지지 않는다. 특히 1대1 맨투맨에서 상대를 놓치는 걸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고 했다. 신형민은 "전문가들과 팬 대부분이 전북의 승리에 베팅할 것이다. 리그 4연패 '디펜딩챔프' 전북을 상대로 우리 울산은 분명 도전자"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도전자' 울산이 '챔피언' 전북을 잡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형민은 "우리가 수원에 당했던 것처럼 똑같이 전북에게 한다면 이길 수 있다"고 즉답했다. "우리가 수원처럼 경기한다면, 수원 선수들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한다면 분명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했다. "전북와 울산, 양팀 모두 좋은 선수들이다. 이런 경기에선 기술보다 더 중요한 부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수원전은 그런 면에서 선수들이 많은 것을 느낀 경기였다. 올 시즌 우리는 10경기에서 대구, 수원에 2패했다. 그 선수들이 우리보다 뛰어났다고 할 수 없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강했다. 한발 더 뛰고 강한 투지로 밀어붙였다. 승리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고 돌아봤다.

울산은 2019년 5월 12일 김인성, 김보경의 연속골로 안방에서 2대1 승리를 거둔 이후 총 8경기에서 3무5패로 이기지 못했다. 신형민은 "울산은 전북만 만나면 작아지는 부분이 있었지만 징크스는 영원하지 않고, 징크스를 만들어서도 안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재 울산(승점 20)과 전북(승점 26)의 승점 차가 6점이다. 더 벌어지지 않도록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선수들 스스로 잘 인지하고 있다. 전북에게 승리한다면 엄청난 반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했다.

전북과의 첫 맞대결, 선전포고를 요청하자 신형민은 "말이 아니라, 경기장 안에서 보여주겠다"고 했다. "울산에 온 이유는 우승하기 위해서다. 친정팀과 마주한다고 해서 그 목표가 바뀌진 않는다. 늘 내 팀을 위해 뛴다. 전북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다했듯이 이젠 울산의 우승을 위해 최선을 위해 뛰겠다"고 굳게 약속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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