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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는 퍼거슨이 아니다, 선수탓 하면 감독 목이 날아간다

노주환 기자

입력 2021-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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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뉴는 퍼거슨이 아니다, 선수탓 하면 감독 목이 날아간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토트넘 구단은 왜 조제 무리뉴 감독(58)을 중도하차시켰을까.



경질 이유를 딱 하나로 정리하기는 어렵다. 여러가지 안 좋은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우선 팀 성적이 좋지 못했고, 최근 팀 경기력은 계속 내리막을 타고 있다. 토트넘 수뇌부는 충격 요법이 필요했다. 이대로는 가망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럽챔피언스리그에 나갈 수 있는 리그 톱4도 힘들지만 톱6에도 들지 못할 경우 유로파리그에도 나갈 수 없다. 그리고 무리뉴 감독은 결정적인 실수를 했다. 최근 경기력이 나쁜 탓을 선수들에게 돌렸다. 무리뉴 감독은 최근 "감독은 같은데 선수들이 다르다"라고 했다. 선수탓을 하면 안 됐었다. 이제 더이상 선수들은 자신을 탓한 감독을 신뢰하며 따르지 않는다. 이미 내리막을 탈 때부터 팀내 선수들 사이에서 갈렸다. 불협화음이 일었고, 회복이 불가능했다.

무리뉴 감독은 2018년 맨유 지휘봉을 놓았을 때도 일부 선수들과 안 좋게 갈라졌다. 당시 폴 포그바(맨유)와 신경전이 끊이지 않았다. 구단 경영진은 감독과 선수 사이에서 불협화음이 생길 경우 선수 보다 감독을 먼저 갈아치우는 선택을 할 때가 많다. 세계 축구사에서 선수와 싸워 늘 승자였던 사령탑은 맨유 레전드 퍼거슨 감독 정도 밖에 없다.

토트넘이 무리뉴 감독을 경질했다. 17개월 만의 전격 해고다. 2019년 11월 중순, 포체티노 후임으로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무리뉴는 두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시즌 중도하차했다. 무리뉴 감독을 도왔던 새크라멘토 코치 등 보좌진도 전부 물러났다. 이제 토트넘은 토트넘 미드필더 출신으로 클럽의 아카데미를 지도 중이었던 라이언 메이슨이 1군까지 이끌기로 했다. 사실상 감독대행이라고 보면 된다.

토트넘은 19일 현재 리그 7위다. 무리뉴 감독은 지난 시즌 토트넘을 6위로 이끌었다. 14위에 넘겨받아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힘겹게 따냈다. 토트넘은 26일 맨시티와 리그컵 결승을 앞두고 있다. FA컵에선 에버턴에 4대5로 져 탈락했다. 정규리그에선 시즌 초반 11월까지 고공행진을 했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을 탔다. 최근 3경기에선 뉴캐슬과 에버턴에 비겼고, 맨유에 1대3으로 졌다. 유로파리그에선 디나모 자그레브에 졌다. 무리뉴 2년차의 기적은 없었다. 리그컵에서 우승하지 못할 경우 무관으로 이번 2020~2021시즌을 마치게 된다.

무리뉴 감독은 자신의 커리어에 결과적으로 큰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그가 포르투부터 지도했던 클럽들은 모두 한 차례 이상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포르투에서 유럽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프리메이라리가, 첼시에선 EPL 3번, FA컵, 리그컵, 인터밀란에선 세리에A 2번, 유럽챔피언스리그, 코파이탈리아, 레알 마드리드에선 라리가, 코파델레이, 맨유에선 유로파리그, 리그컵 정상에 올랐다. 유일하게 토트넘에서 결과적으로 무관에 그쳤다.

영국 BBC에 따르면 무리뉴 감독의 토트넘 재임 시절 승률은 51%(86경기 중 44승)다. 정규리그만 따지면 58경기서 27승14무17패를 기록했다. 토트넘은 이번 시즌 총 13패를 기록했는데 무리뉴 감독의 단일 시즌 최다패 기록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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