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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FC, '탈꼴찌'만큼 기쁜 '아픈 손가락' 김승준-라스의 '맹활약'

박찬준 기자

입력 2021-04-18 16:14

수원FC, '탈꼴찌'만큼 기쁜 '아픈 손가락' 김승준-라스의 '맹활약'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도균 수원FC 감독이 모처럼 함박웃음을 지었다.



수원FC는 17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1' 10라운드에서 후반 추가시간 터진 한승규의 결승골을 앞세워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1승1무의 상승세를 이어가다 2연패에 빠진 수원FC는 '6경기 무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던 강원을 잡아내며 시즌 2승째(3무5패·승점 10)를 신고, 마침내 꼴찌 탈출에 성공했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승리였다. 일단 분위기를 바꿨다. 수원FC는 주중 FA컵에서 패하며 분위기가 바닥을 쳤다. 물론 로테이션을 가동했다고 하지만, 상대는 K리그2의 전남 드래곤즈였다. 여기에 승부차기까지 혈투를 펼치며, 체력까지 바닥이 났다. 박지수 정동호 양동현 등이 많은 시간을 소화했다. 하지만 중요했던 리그 경기에서 만만치 않은 강원을 잡아내며, 단숨에 공기를 전환했다.

또, 그토록 복귀를 바라던 이영재-한승규가 존재감을 과시했다. 수원FC는 중앙에서 창의성과 득점력을 겸비한 이영재-한승규 중심의 축구를 준비했지만, 이들이 부상으로 쓰러지며 속절없이 추락했다. 수원FC는 이들의 공백을 절감하며 리그 최악의 득점력을 보였다. 강원전에 복귀한 이영재와 한승규는 감각적인 면에서 아직 100%는 아니었지만, 순간순간 번뜩이는 패스와 움직임으로 공격에 힘을 실었다. 이영재는 김승준의 동점골로 이어지는 멋진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한승규는 결승골까지 넣었다.

무엇보다 기쁜 것은 김승준과 라스의 활약이었다. 두 선수는 김 감독의 아픈 손가락이었다. 마사-안병준을 보낸 수원FC는 공격진 재편에 나섰고, 양동현과 함께 김승준을 데려왔다. 김 감독은 유스 시절부터 김승준을 지켜봤다. 최근 내리막길을 걷고 있지만, 제몫을 해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김 감독은 김승준 부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실제 기회도 많이 줬다. 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훈련 태도도 아쉬웠다. 김 감독은 김승준에게 쓴 소리를 했고, 마지막 기회를 줬다. 김승준은 이날 동점골을 터뜨리며,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잡는데 성공했다. 김승준은 이날 활발한 움직임으로 여러차례 기회를 만들었고, 동점골까지 뽑았다. 특히 동점골 장면에서 보여준 집중력은 예전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수원FC는 최근 투톱으로 전환했다. '빅 앤 스몰'의 '스몰'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은 만큼 김승준의 부활은 김 감독에게 여러모로 반갑다.

라스의 활약도 좋았다. 수원FC는 올 시즌 대대적인 변화를 택했지만, 라스는 남았다. 사실 의도해서 잔류시켰다기 보다는, 계약상 문제가 더 컸다. 수원FC 안팎에서는 스트라이커를 교체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았다. 전북 현대에서 실패한 라스는 K리그1 무대에서 다시 한번 고전했다. 물론 부활의 기미도 보이기는 했지만, 기복이 컸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울산 현대전(0대1 패) 후 아이스박스를 걷어차는 행동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후반 교체 투입된 라스는 투쟁적인 움직임으로 수원FC 공격에 활로를 불어넣었고, 마지막 한승규의 결승골을 도왔다. 과감한 몸싸움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성공적인 복귀전을 치른 이영재-한승규에 이어 김승준과 라스까지 살아난 수원FC는 초반 부진을 씻고, 반등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마련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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