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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6경기 승점 2점+심각한 경기력, 포항 김기동 감독의 여유가 사라졌다

노주환 기자

입력 2021-04-07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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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경기 승점 2점+심각한 경기력, 포항 김기동 감독의 여유가 사라졌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포항=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드릴 말씀이 없다." 사령탑에 오른 후 수차례 포항 스틸러스 김기동 감독을 K리그 경기 후 만났다. 그는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늘 자신감에 차 있었다. 목소리는 당했다. 경기에 졌을 때는 "다음에 잘 하겠다"고 여유를 보였고, 큰 상대를 잡았을 때는 선수 칭찬과 전술적으로 잘 된 부분을 자랑했다. 그런데 이번엔 달랐다. 포항 스틸러스의 경기력이 심각한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최근 리그 6경기에서 2무4패로 승점 2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한달 동안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개막 2연전에서 인천과 강원을 제압하면서 포항은 작년 처럼 순항할 것 같았다. 그런데 그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제주, 수원삼성, 성남 그리고 전북에 무너졌다. 울산과 대구에는 비겼다.



6일 홈에서 우승 후보 전북에 1대3으로 완패한 후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김 감독은 "드릴 말씀이 없다. 홈팬들에게 죄송하다. 무기력한 경기였다"고 말했다. 김기동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았던 2019년의 포항과 작년 포항은 전북 울산 같은 강팀 상대로 한방씩 먹여 깜짝 놀라게 해주었다. 비록 '언더독'이었지만 강팀엔 무시못할 '고춧가루' 부대였다. 그래서 포항전을 대비하는 전북과 울산은 더 많은 준비와 긴장을 했다.

그랬던 포항이 지금은 너무 약해졌다. 공수 밸런스가 깨졌다. 1~3선의 간격 유지가 안 된다. 선수들은 자신감과 투지를 잃었다. 예리함과 집중력이 떨어져 누구를 만나도 위협이 되지 못한다.

김기동 감독은 전북전에 앞서 상대 스쿼드를 보고 씁쓸하다고 했다. 포항 출신의 다수가 전북 현대 유니폼을 입고 나왔다. 작년 포항에서 19골을 넣어 팀을 3위로 이끈 공격수 일류첸코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북으로 이적했다. 수비형 미드필더 최영준은 포항에서 임대를 마치고 원소속팀 전북으로 돌아갔다. 포항 출신 김승대도 전북 선발로 나왔다. 일류첸코와 환상적인 호흡을 보였던 팔로세비치는 FC서울과 계약했다. 작년 포항의 수비의 핵 센터백 김광석은 인천으로 떠났고, 하창래는 군입대(김천 상무)했다. 게다가 성남전 퇴장으로 공격의 중심 송민규는 대구전과 전북전을 연달아 결장했다.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 공백을 채우려고 영입한 타쉬와 크베시치는 적응에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센터백 그랜트(아시아쿼터)는 부상 재활 중이다.

포항의 다음 경기는 FC서울 원정이다. 송민규가 가세한다. 김기동 감독의 머릿속은 복잡하다. 올해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한다. 4월과 5월 경기 일정이 매우 빽빽하다. 6월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있다. 시즌 초반 상위권서 멀어지면 나중에 따라잡기가 쉽지 않다. 서둘러 팀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새 외국인 선수들과 베테랑 신진호 오범석 신광훈 등이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 한 축구 전문가는 "포항이 일류첸코와 팔로세비치 최영준 하창래 김광석 공백이 매우 크다. 그 자리를 다른 선수들로 채우기는 했지만 빈자리가 커보인다. 새 선수들이 계속해서 제 역할을 해주지 못할 경우 김기동 감독의 머리는 더 복잡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포항=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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