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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아 "중증치매 아내, 날 천천히 잊어줬으면"...무릎 꿇은 남편의 눈물 ('조선의 사랑꾼')[종합]

김수현 기자

입력 2024-02-12 23:45

수정 2024-02-12 2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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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진아 "중증치매 아내, 날 천천히 잊어줬으면"...무릎 꿇은 남편의 눈…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가수 태진아가 5년째 치매를 앓는 아내 옥경이와 잊을 수 없는 추억을 쌓았다.



12일 방송된 TV조선 '조선의 사랑꾼'에서는 태진아와 5년째 치매를 앓고 있는 아내 옥경이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아내의 이름으로 노래를 만든 '최고의 사랑꾼' 태진아의 부부. 5년째 치매 투병을 직접 병간호 중이라는 태진아였다. 강수지는 "가수 후배들이 '옥경이 언니'라 불렀다. 후배들이 집에도 자주 놀러 갔는데 옥경이 언니는 멋진 리더십 있는 언니였다. 어릴 때 태진아 선배님 집에 간 기억이 있다"라 회상했다.

24시간 태진아는 아내를 병간호 중이라 어렵게 출연을 결정했다고. 태진아는 그간 방송에서 여러번 "100번 다시 태어나도 옥경이랑 결혼할 거다" "옥경이는 제 인생의 99%다"라 말한 바 있다.

태진아 아내에게 찾아온 갑작스러운 소식. 태진아는 "5년 전에 똑같은 걸 자꾸 물어보더라. 집에서 화장실을 다녀오면 '어디 갔다 왔어요?' 묻더라. 좀 있다가 또 '어디 갔다 왔어요?' 하는데 느낌이.. 병원에 예약해서 갔더니 치매 초기라 하더라"라 했다. 이어 "처음에는 믿어지지 않았다. '에이 설마 아니겠지' 했었다. 근데 의사 선생님도 나보고 받아들이라고 하더라"라 씁쓸하게 말했다.

태진아는 "지난 5년 동안 아내를 병간호 하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마음이 없으면 간병을 못한다. 긴 병에 효자 없다고. 간병할 수가 없다"라며 "내가 가장 힘들 때 바닥에 있을 때 아내가 나를 선택해줬다. 나는 아내에게 잘해줘야할 의무가 있다. 아내는 나에게 받을 권리가 있다. 어렵고 힘들었던 미국 생활 때 만나 평생을 약속해준 아내 옥경이. 고단했던 순간에도 함께 해준 동반자였다.

두 사람의 첫 만남, 태진아는 "1981년도 8~9월에 미국 뉴욕에서 만났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아내가 친구들하고 들어오더라. 보는데 여러명이 들어왔는데 유독 이 사람 얼굴에 내 눈에 탁 들어왔다. 처음 본 순간 이 사람 얼굴 뒤에 광채가 나오는 느낌? '저 사람이 내 여자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는 나보고 '베트남 갱스터처럼 생겼다'라 했다"라 했다.

태진아는 "당시 전재산이 한국돈으로 15만 원 있었다. 아내가 자기 집에 살자더라. 뉴욕의 작은 단칸방이었다. 커튼을 철삿줄에 달아서 잘 때는 막아놓고 한쪽에는 장모님 주무시고 아내하고 나하고 잤다. 그게 신혼 생활이었다. 그 다음 해에 아들이 태어났다"라며 첫 시작에 대해 전했다.

태진아는 '옥경이'로 대히트를 친 뒤 1989년 올해의 가수로 선정됐다. 그는 "그때 진짜 대단했다. '옥경이'로 TV를 원없이 출연했다. 아내는 미국에 있고 난 한국에 있었다. 아내가 나한테 처음 선물 준 게 노란 선수건이었다. 그래서 그 걸로 '노란 손수건'이 탄생했다"라고도 했다.

그는 "치매 초기에는 나도 모르게 아내에게 화를 내고 했는데 지금은 숙달이 됐다. 하루종일 내가 옆에서 손을 잡아줘야 한다. 잘 때도 손을 잡고 있다. 본인도 손을 나한테 내미니까. 아내가 나를 천천히 잊어줬으면 좋겠다"라고 해 모두를 뭉클하게 했다.

태진아와 옥경이는 절친 윤미라와 선우용여를 만났다. 두 사람은 옥경이의 5년 간의 모습들을 같이 지켜봐왔다. 선우용여의 남편도 치매를 앓다고 돌아가셔서 더욱 태진아의 상황을 공감할 수 있었다. 치매는 최근의 기억부터 잃어간다고.

옥경이는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도 잘 인지하고 있지 못했다. 선우용여는 옥경이에 대해 "열심히 사는 여자다. 굉장히 잘 베풀고 배려심이 많았다"며 "내가 89년에 한국에 왔고 옥경이가 88년도에 왔다. 한국에 온 뒤로 서로 너무 바빠 어떻게 사는지 몰랐는데 동생 미라가 옥경이가 치매라 하더라. '보러 가보자' 했는데 그때부터 시간 나는 대로 와서 옥경이하고 시간을 보냈다. 근데 날 알아보더라"라 했다.

서울의 한 병원, 강수지는 "저희 어머니도 이 병원을 다니셨다. 한 달에 20번도 간 적이 있다"라 했다. 태진아는 차에서 내리자마자 아내 옥경이를 휠체어에 태워 병원으로 들어섰다.

태진아는 의사와 진료에서 아내 옥경이가 밤에 눈물을 흘린다고 전했다. 의사는 "초기 단계를 넘어서서 중기 단계로 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멈추게 할 수 있는 약이 없다. 아직까지는. 보호자의 노력이 약만큼 효과가 있다. 기억력 같은 인지 장애는 좋아지지 않지만 불안 초조 우울감은 안정될 수 있다"라는 진단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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