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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성공적 마무리 '태계일주3', 대상84만 남겼나? 新 스타PD도 탄생

정빛 기자

입력 2024-02-05 16:45

수정 2024-02-07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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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적 마무리 '태계일주3', 대상84만 남겼나? 新 스타PD도 탄생
'태계일주' 시즌1, 시즌2, 시즌3(왼쪽부터) 포스터. 사진 제공=MBC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태계일주3'가 성공적으로 마침표를 찍으면서, 새로운 스타 PD의 탄생도 알린 분위기다.



M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태계일주')'는 '무계획, 현지 밀착 여행'을 콘셉트로 남미, 인도, 마다가스카르에서 3개의 시즌을 선보였다. 2022년 12월 11일 시즌1 첫 방송부터 지난 5일 시즌3 종영까지, 어디서도 보지 못한 '날 것의 여행'이라는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기안84의 무계획, 현지 밀착 여정이라는 프로그램 콘셉트가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어떤 상황에서도 마음을 열고, 있는 그대로를 바라보는 시선과 적응력을 가진 기안84이기에,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즐거움과 감동을 줬다는 의견이다.

여기에는 기안84를 선택한 김지우 PD의 안목이 빛났다는 해석이 나온다. 사회화된 '어른'의 모습보다는 '본능'에 충실한 모습으로 우스꽝스러웠던 기안84 이미지를 호감형으로 만들어 줬기 때문이다.

기안84는 '나 혼자 산다'에서 자신만의 독특하고 독자적인 세계관에 갇혀, 직설적인 화법을 구사하는 인물로 통한다. 정제되지 않는 기안84의 모습은 웃음을 사기도 했지만, 때로는 비판도 사는 등 호불호가 심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김 PD는 기안84의 솔직함과 날것으로부터 나온 '태어난 김에 사는 남자' 캐릭터를 눈여겨봤다. '나 혼자 산다' 연출 시절, 필터링 없는 기안84의 자연스러운 모습에 매력을 느끼면서 '태계일주'를 기획한 것이다. 처음에는 기획안 퇴짜 맞기도 여러 번, 그러나 김 PD는 기안84의 '날 것'에 자신이 있었다. 보편화된 여행 예능과 다르게, 기안84라 가능한 여행 예능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잡은 메인 연출자 지휘봉으로 기안84의 매력을 극대화시켜 냈다. 인도 갠지스강 물을 퍼마시고,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작살로 물고기를 잡는 등 다른 문화에 편견 없고 현지인들과 융화되는 기안84의 모습은 결국 시청자들의 눈길도 사로잡았다. 김 PD가 '태어난 것이 여행'이라는 기안84의 메시지와 함께 '삶의 여행'이자 '살아있는 여행'의 진면목을 보여준 것이다. '날 것'의 묘미로 여행 콘텐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고도 볼 수 있다.

아울러 멤버들과의 '케미'도 매력포인트로 꼽힌다. 오지 여행 전문가 빠니보틀, 마성의 막내 덱스, 든든한 맏형 이시언까지. 김 PD는 기안84와의 호흡은 물론, 여행 예능의 본질까지 헤아려 이들을 섭외했다. 무엇보다 때로는 각자, 때로는 함께하는 여정으로 연출해, 프로그램을 더 풍성하게 만들었다는 호평이 나온다.

또 최근 시청 형태를 고려한 김 PD의 똑똑한 전략도 통했다. 시즌2부터 유튜브 채널 '태계일주 베이스캠프'를 병행, 젊은 시청자들과 거리감 좁히기에 성공한 것. 지상파 방송이라 한계가 있었던 음주 장면 등은 유튜브를 통해 선보이고 있다. 이번 설 연휴에는 시즌3의 미방송분이 공개된다.

아름다운 풍광도 관전 포인트다. 이를 위해, 김 PD는 꼼꼼하게 사전 답사를 다녀오는가 하면, 촬영 협조를 미리 구하는 등 무엇보다 안전 문제에 대해 철저히 신경 썼다. 또 출연진에게 직접 액션캠으로 촬영하게 만들어, 현지인의 삶을 생생하고 자연스럽게 전달한 바다.

이러한 김 PD의 탁월한 연출력은 수치와 성적으로도 증명됐다.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은 물론, 남미, 인도, 아프리카에 걸치는 총 78,547km 여정이 약 1년 2개월이라는 빠른 시간 내, 시즌3까지 모두 송출됐다. 앞선 시즌이 끝나기도 전에 다음 시즌의 제작까지 확정된 것은 분명 이례적인 일이다.

뿐만 아니라, 수상 결과도 좋다. 지난해 연말 MBC 방송연예대상에서는 기안84의 대상과 올해의 프로그램상을 포함, 무려 7관왕 영예를 안았다. 더불어 김 PD는 '태계일주'로 제35회 한국PD대상 예능 부문 작품상, 아시안 텔레비전 어워즈(ATA)'에서 '베스트 제너럴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부문도 수상했다.

입봉작에서 이러한 성과를 얻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지상파 예능의 위기 속에서, 방송사의 장수 예능 프로그램들을 제외하고, 새로운 포맷의 신규 예능프로그램이 방송사 '간판'을 차지한 것은 박수받아 마땅하다. 지상파 스타 PD의 세대교체가 까마득해진 요즘, 젊은 PD의 활약은 이처럼 반가움을 산다. 앞으로도 방송사들이 트렌디한 감각의 젊은 PD를 내세워, OTT와 유튜브 홍수 속에서도 TV 예능만의 색다른 경쟁력과 잠재력을 증명할 것으로 기대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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