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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산소 같은 남자 되고파"..백성철, '구경이'로 발견한 신예(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12-13 10:44

수정 2021-12-31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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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소 같은 남자 되고파"..백성철, '구경이'로 발견한 신예(종합)
사진=키이스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신예 배우 백성철(23)이 '아직 낫 서른',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그리고 '구경이'를 통해 배우로 성장했다.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성초이 극본, 이정흠 연출)는 게임과 술이 세상의 전부인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가 완벽하게 사고로 위장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탐정극을 그린 작품. 이영이가 주인공 구경이로 출연해 사건을 파헤치며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모습을 그려 호평을 받았다. 백성철은 극중 정체를 알 수 없는 구경이의 게임 파티원이자 오랜 팀원인 산타를 연기하며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끌었다.

백성철은 10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고 산타로 살았던 시간들을 추억했다. 자신을 '생 신인'이라 표현한 백성철은 "촬영과 방영이 맞물리다 보니 퇴근을 하면서 모니터링을 했었는데, 대부분 제 장면이 아쉬웠다. 현장 분위기에 겁을 먹고 제가 많은 것을 못 보여드린 거 같아서 개인적으로는 그게 제일 아쉬웠다"며 자신의 연기를 돌아봤다.

백성철이 연기한 산타는 AI를 통해 대화를 나누는 독특한 설정의 인물. 대사가 없기 때문에 표정과 동작으로 감정을 표현해야 해 신인이 연기하기엔 어려운 캐릭터였다. 백성철은 "대사가 없어서 쉬운 것도 있지만, 다른 분들의 대사를 외워 가야 제가 편했다. 그리고 갑자기 손으로 대사를 치려고 하니 머리가 아프더라"며 "대사가 없는 것은 불편했다. 그래서 동작과 표정으로 시청자들을 공감시켜야 하는데, 그래서 연습을 많이 했고, '마임'을 해붜볼까 생각했지만, 그러면 더 과해져서 '저 배우 표현이 과하다' 소리를 들을까 싶어 마임까진 배우지 않았다"고 했다.

대사가 없는 어려운 캐릭터다 보니 백성철은 촬영 중간 마음의 소리가 튀어나와 어려웠던 적도 있다고. 그는 "제가 이영애 선배님과 매일 같이 겹치다 보니, 구경이(이영애)가 사건을 수사할 때 또 기분대로 혼자 나가는 게 많았다. 그래서 산타에 몰입을 하다 보니 대사를 하면 안 되는데, '또 왜저래. 아 진짜!'하면서 입밖으로 튀어나와서 NG를 냈다. 그럴 때 감독님은 '산타 말하면 안돼!'하고 촬영장을 유쾌하게 해주셨다"고 말했다.

이영애와의 호흡도 가문의 영광이었다. 백성철은 "이영애 선배님께 마지막 촬영에 인사를 드리고 '선배님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하니, '너는 착하니 잘 될거야'라고 해주시더라"며 "제가 너무 신인이다 보니 촬영에서 NG를 좀 냈었는데, 그때 선배님께 제가 '선배님 죄송합니다. 긴장해서 죄송합니다'했더니 '그럴 수도 있지. 나도 NG 내요!'라고 해주셔서 너무 마음이 따뜻해졌다"고 했다.

1999년생인 백성철은 부모님께 이영애를 듣고 자란 세대. 그는 "어머니한테 어렸을 때부터 '산소 같은 여자'를 들었고, 커가면서는 '친절한 금자씨'를 보고 알아가기 시작했다. 대본리딩 때도 엄마가 말해주신 것처럼 우아하시고, 산소 같은 분을 처음 뵀다. 근데 저는 이영애 선배님이 친숙한 게 아니라 '구경이'에서의 구경이가 더 친근해서, 나중에 이영애 선배님처럼 '산소 샅은 남자'가 되고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영애와의 연기 호흡은 집안에서 더 화제였다. 백성철은 "촬영 중간 추석이 껴 있었는데, 이영애 선배님이 저희 어머니 갖다 드리라고 샴푸도 챙겨주셔서 어머니가 진짜 좋아하셨고, 저는 아들로서 뿌듯했다. 또 저한테는 비타민도 챙겨주셨다"고 했다.

또 백성철은 "이영애 선배님과 붙는 장면에선 이영애 선배님이 이끌어주셔서 매 신이 끝날 때마다 걱정도 해주시고 잘했다 칭찬도 해주셔서 감사히 촬영했다. 그리고 촬영을 할 때 이영애 선배님과 곽선영 선배님 촬영을 옆에서 지켜봤는데, 모니터링을 하면서 두 분이 찍으시는 게 거의 편집을 하지 않고도 TV로 보는 느낌이 들 정도로 몰입도가 있어서 '역시 선배님 대단하시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모델 출신으로 올해 방영한 카카오TV '아직 낫 서른'과 티빙 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부터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는 백성철은 '구경이'로 단번에 주연에 도전했다. 그는 "원래는 '구경이' 속 산타의 이름이 '켄타'로 돼 있어서 남성적인 모습을 하고 1차 오디션에 갔다. 눈도 가리고 그랬는데 감독님이 '왜 그렇게 하고 왔냐. 멋있게 하고 와야지'하셨다. 그래서 저는 '캐릭터 분석을 했다'고 말씀드리니 '잘생기게 하고 와야지!'하셨다. 그래서 다음에 갈 때는 샤방샤방하게 메이크업도 받고 머리도 예쁘게 해서 멋지게 하고 갔다. 또 연습도 많이 해갔는데, 작가님과 감독님이 좋게 봐주셔서 제가 산타가 됐다"고 말했다.

백성철은 올해 세 작품을 연속으로 하며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그는 "'구경이'의 산타를 만나 제가 좀 더 대중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나 싶다. 구경이로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고, 팬분들의 관심과 대중들의 관심을 얻어 한해가 너무 좋다. 책임감도 느끼고 조금 더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드는 한해다"고 했다.

'순수함'을 무기로 하는 백성철은 앞으로도 노력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특히 액션과 로맨틱 코미디를 꼭 하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액션과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하고 많이 본다. 최근엔 '내 사랑'이란 영화를 좋아하는데, 로맨스 영화고 실화 바탕이라 찾아봤다. 또 마음이 찡한 게 있더라. 저는 또 몸을 잘 쓴다고 생각하는데, 주위에서는 '왜 그렇게 흐물거리냐'고 하신다. 그래도 제가 액션에 욕심이 있으니, 지금부터는 몸도 키우고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런 그에게 좋은 자극이 되는 선배는 박서준이다. 백성철은 "모델 때 행사장을 갔는데, 그때 선배님이 캐리어의 모델이라 그런지 그때 오셔서 처음으로 뵀다. '청년경찰'과 '김비서가 왜 그럴까', '사자'도 봤는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신 거 같아서 저도 그렇게 되고 싶고, 제가 섹시미가 없어서 더 닮고 싶은 것도 있다"고 말했다.

내년의 목표는 배우로 한 걸음씩 더 다가가는 것. 백성철은 "2022년엔 배우로서 필모를 쌓아가면서 계속 연기를 해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저로 인해 '짤'이 나오는 걸 보고 싶다. 인스타그램에 최근 '릴스'라고 '짤'이 올라오는데, 거기에 제가 한번 보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구경이'는 1%대 시청률을 유지했지만, 동시 공개됐던 전세계 대상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선전하며 종영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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