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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하고픈 작품? 다 할것"..배두나, '고요의 바다'로 돌아온 '넷플의 딸' (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12-30 16:17

수정 2021-12-3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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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고픈 작품? 다 할것"..배두나, '고요의 바다'로 돌아온 '넷플의…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배두나가 자신감 있는 행보로 앞을 내다봤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고요의 바다'(박은교 극본, 최항용 연출)는 2014년 제13회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던 최항용 감독의 동명 단편영화를 본 정우성이 장편화를 시도하며 탄생한 작품. 필수 자원의 고갈로 황폐해진 근미래의 지구, 특수 임무를 받고 달에 버려진 연구기지로 떠난 정예 대원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큰 스케일의 무대에서 스토리를 이어갔다. 우주 생물학자인 송지안(배두나)부터 탐사 대장 한윤재(공유) 등이 물 부족 상황의 발해기지에서 '익사체'를 발견한다는 미스터리한 설정이 기대를 높인 작품이다.

공개 이후 반응은 호불호가 갈리며 뜨거우면서도 미지근했다. 공개 첫날에는 전세계 TOP7에 이름을 올렸지만, 외신의 혹평 속에서도 글로벌 순위는 계속해서 상승해 27일에는 '종이의 집 파트5'를 누르고 3위로 올라섰다.

배두나는 30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온라인을 통해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고요의 바다'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동안 해외 작품을 통해 '클라우드 아틀라스'부터 '쥬피터 어센딩' 등 우주 SF에 대한 도전을 이뤄왔던 배두나는 '고요의 바다'를 통해 한국형 우주 SF에 대한 도전을 시작했다. 배두나는 "SF지만, 사람의 심리를 따라가는 것에 반했다. '영리하게 작품을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해외와는 예산의 차이가 어마어마했어서 한국 예산으로 만든 SF에 대해 그동안은 '이게 가능할까?'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최항용 감독의 단편을 보고는 '왠지 이 사람이라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완성본 역시 최상의 만족감을 안겨줬다. 배두나는 "모든 제작진과 출연진들이 '이보다 더 잘 나올 수는 없어!'라고 만족하는 분들은 없을 거다. 우리도 역시 아쉬운 부분이 있고, 여건이 됐다면 '더 잘 만들었을텐데'싶은 부분도 물론 있다. 그렇지만, 저희가 가진 한정된 시간과 조건 속에서 다들 피, 땀을 흘려 최선의 작품을 만들었다는 만족감이 있다"고 밝혔다.

호불호가 극강으로 갈리고 있는 상황이지만, 배두나는 높은 만족감으로 드라마를 바라봤다. 배두나는 "주변에선 너무 재미있다고 하더라. 그리고 느리게 가면서도 긴장감이 조여와서 다음 편을 안 볼 수 없게 만들었다는 글을 제일 많이 봤다. 그리고 그게 제일 기분이 좋았다. 이 작품을 선택했을 때의 긴장감, 배우들이 이끌어가는 심리묘사나 공포로 인해 쫙 봐지는 힘 때문에 감독님과의 작품을 선택한 것이라서 그게 똑같이 시청자들도 느껴졌다면, 기분이 좋고 인상이 깊었다"고 했다.

우주를 배경으로 한다는 것에 대한 희열도 있었다. 우주복의 무게가 10kg에 달하며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보람이 더 컸다. 배두나는 "'내가 입다 입다 우주복까지 입어보는구나' 하는 감사한 마음이 있었다. 배우가 여러 인생을 살아보지 않나. 배우라는 직업의 가장 순기능은 그거라고 생각한다. '내가 살다 살다 우주복까지 입어보는구나' 하는 희열이 있었다. 그런 생각을 초반 며칠간 했다"고 말했다.

힘든 순간도 분명 있었지만, 감독과 작가, 제작자인 정우성부터 공유와 김선영 등에 이르기까지 좋은 호흡으로 이 위기들을 이겨냈다. 배두나는 "배우들과의 케미가 좋았다. 저희가 괴로우려면 굉장히 괴로울 수 있는 촬영이었다. 너무 옷이 무겁고 어깨가 나가고, 웃으며 '승모근이 발달됐다'고 했지만, 사실은 몸이 힘들려면 힘들 수 있었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다. 배우들과의 케미가 너무 좋았다. 우리끼리 서로 웃고, 농담 따먹기를 하고, 제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들은 다 제가 웃고 있고 행복해하고, 신나하는 사진밖에 없다. 서로를 웃겨주려고 노력한 촬영장이었다"고 했다.

'넷플릭스의 딸'이라고까지 불리는 배두나는 특히 '센스8'과 '킹덤' 시리즈부터 넷플릭스와 유독 인연이 깊은 배우다. 그는 "넷플릭스 코리아가 시작되기 전부터 일을 함께해서 인연이 깊다. '센스8'이라는 작품이 첫 넷플릭스 작품이고 '킹덤'도 하고 '페르소나'도 했다. 그리고 '고요의 바다'인데 제가 넷플릭스를 좋아하는 이유, 편안한 이유는 사실 작품 콘텐츠 그 자체에 집중한다는 거다. 김은희 작가님도 '돈만 주지 코멘트는 안 준다'고 하셨는데, 창작의 자유를 보장하는 서비스라 같이 일하면 좋다. 약간 달라진 게 있다면, 이제는 순위를 매기더라. 제가 '킹덤'을 할 때만 해도 순위도 없었고, 시청시간도 없어서 훨씬 배우 입장에서 자유로웠던 것 같은데, 순위도 생기고 시청시간도 집계하니까 '웁스(Oops)'였다. 부담스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순위가 잘 나오니 기쁘더라.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라고 말하며 웃었다.

1999년에 데뷔했던 배두나는 그동안 한국 콘텐츠 산업의 눈부신 발전을 옆에서 직접 본 산증인이다. 해외 활동에도 거침이 없었고, 국내 작품에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배두나는 "어느 순간부터 '영화나 드라마나, 이런 작품에서 내가 몸을 사릴 필요가 없다', '더 많이 부딪히고 경험하는 것이 결국은 나의 전투력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될 수 있으면 많이 경험하고 경험치를 쌓으려고 한다. 해외에 나가서 연기를 하다가 우리나라에 와서 '도희야'를 찍고, 또 나가서 연기하다가 '비밀의 숲'을 찍고 하는 것이 저는 재미있다. 해외에서 느끼지 못하는 국내 작품을 하며 느끼는 재미. 그게 저 자신에게도 힐링이 된다. 농담도 잘 통하고 우리 문화를 공유하는 현장에서 일하는 것도 재미있고, 나가서 새로운 촬영장을 경험하는 것도 재미있다. 지난 10년간 그래서 굉장히 바빴다. 지금도 장르를 가리거나, 제가 선호하는 역할이나 장르, 주연이나 조연 같은 것을 딱히 두지는 않는다. 주연도 해보고 조연도 해보고, 이 작품도 저 작품도 해보고, 저예산도 해보고, 독립영화도 블록버스터도 하면서 저는 제가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거다"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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