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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한혜연 "'너닮사' 고현정, 개인소장 에르메스백 내리치며 연기"

문지연 기자

입력 2021-12-25 17:49

수정 2021-12-2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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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혜연 "'너닮사' 고현정, 개인소장 에르메스백 내리치며 연기"
사진=슈스스TV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이사가 고현정의 고급 '스타일링'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슈스스'(슈퍼스타스타일리스트)로 대중들에게 알려져 있는 한혜연 이사는 한지민과 공효진, 이정재, 임수정, 김태희 등 국내 톱스타들의 스타일링을 직접 맡으며 활약해온 국내 원톱 스타일리스트. 그런 그가 고현정의 러브콜을 받으며 JTBC 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유보라 극본, 임현욱 연출)에서의 고현정을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고현정의 스타일링은 특히나 화제가 됐다. 매회 방송이 종료될 때마다 '고현정 8회 코트' 등이 연관 검색어로 생성되기도 했다.

당대의 최고의 스타들을 만나왔던 한혜연 이사였지만, 유독 고현정과는 인연이 닿지 않았다. 10년 전 한 현장에서 인사하며 만났던 고현정과는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만나게 됐다고. 이후로도 스케줄상 고현정의 타 드라마 스타일링을 함께하지 못했다는 한혜연 이사는 우연히 만난 고현정과 구두로 '너를 닮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단다.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난 한혜연 이사는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고현정 씨가 '지난번에 제가 뭐 해달라 했을 때 거절하셨잖아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제가요? 전 그런 적이 없어요!'라고 했는데, 스케줄상 맞지 않다고 했던 걸 거절로 들었더라. 그랬더니 '그런거구나?'하고는 '일 들어가면 같이 할 수 있겠네요! 그럼 전 해주시는 걸로 알게요'하고는 가더라. 그때가 작년 10월 쯤이었다. 그러다 한 두 달 뒤에 연락이 와서 '그래 해보자!'고 했었다"고 말했다.

사전제작으로 만들어진 '너를 닮은 사람'은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다. 12월, 1월에 촬영을 들어가 무려 8개월을 촬영했기에 의상 협찬과 공수도 쉽지 않았다. "그때부터 긴 여정이 시작됐다"던 한혜연 이사는 "대본을 보는데 총 70신이면 50신이 희주였다. '뭐 이런 대본이 다 있어!'할 정도로 '우리는 죽었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옷을 입히는 것마다 너무 잘 소화했다. 고현정 씨는 자신만의 호불호가 분명히 있는 사람이고, 협찬이 안되면 그냥 사버릴 정도로 시원하다. 우리도 옷을 입히다 보면 브랜드부터 까보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믹스를 해서 입겠다'고 했을 때도 따지지 않고 '걱정 말라'고 하셔서 우리의 무시무시한 여정이 시작됐던 것"이라고 밝혔다.

입는 옷마다 화제를 불렀던 고현정의 스타일링은 매회 의상을 찾아보는 시청자들의 검색어로 증명됐다. '고현정 8회 코트'라 불리는 지춘희 코트는 여전히 회자되는 중이다. 한혜연 이사는 "고현정 씨가 팔다리가 유난히 긴 편이다. 그래서 우리나라 여성들의 신장에 맞춰 수입되는 브랜드들의 코트보다 조금 더 길어야 한다. 그렇게 입으려면 맞추는 방법 뿐이었는데 '어디가서 맞추지?'하면서 지춘희 선생님을 찾아갔다. 그렇게 맞추니 옷이 정말 예쁘더라. 그 코트뿐만 아니라 처음에 입고 나왔던 옷도 그랬고, 외국 브랜드들도 많이 입었다. 그렇게 협찬해오고 공수해오고, 이번년도 옷으로 당겨서 받아오고 엄청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고현정의 인생샷을 만들었다는 '백상예술대상'도 화제가 됐다. 당시 몸매를 타고 흐르는 톰포드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고현정의 모습이 당일 시상식을 압도했다. 한혜연 이사는 당시를 떠올리며 "저는 현장에 가서 몰랐는데, 현장 분위기가 고현정이 나오니 '헉'이지 않았나. 숙명적인 드레스였다고 생각한다. 뿌듯한 정도가 아니라 마치 고현정이 태어나며 나도 뒤따라 나온 느낌이었다. 그 드레스로 인해 뭔가를 하고 싶은 것은 아니었고, 그후에 드라마 끝나고 결과가 좋으면 좋지 않을까 싶은 느낌이었다"고 밝혔다.

일하기 시원했다던 고현정의 화통한 성격은 드라마 내내 의상에서도 드러났다. 특히 고현정은 '너를 닮은 사람'에서 에르메스의 캘리백을 바닥에 치며 분노하는 모습으로 화제를 모았다. 심지어 고현정이 파괴한 에르메스의 백은 그의 개인 소장품. 한혜연 이사는 "대본에 '동네에 어울리지 않는 듯한 고급스러운 여인의 느낌'이라는 지문이 있었고, 힘을 다 뺀 스타일링을 일부러 연출했었다. 가방에 대해 고민을 했었는데, 어떤 가방으로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했었다. 그런데 고현정 씨가 '이사님 저 집에 있는 백 있는데, 한번에 할게요'라고 하더라. 처음엔 말로만 그런 줄 알고 말렸었는데 정말 그걸로 할 요량이더라. 그런데 정말 한번에 성공했다. 그 모습을 모니터하면서 한번 내려칠 때마다 똑같이 움찔 움찔 했었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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