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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이상함에 빠지면 답도 없다는데"..'구경이' 김혜준이 만난 K (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12-16 10:02

수정 2021-12-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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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상함에 빠지면 답도 없다는데"..'구경이' 김혜준이 만난 K (종합…
사진=앤드마크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혜준이 '구경이'로 또 한 번 성장했다.



JTBC 토일드라마 '구경이'(성초이 극본, 이정흠 연출)는 게임과 술이 세상의 전부인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가 완벽하게 사고로 위장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코믹 탐정극을 그린 작품. 이영이가 주인공 구경이로 출연해 사건을 파헤치며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모습을 그려 호평을 받았다. 극중 김혜준은 고등학생 연쇄살인마 케이(K) 역을 맡아 구경이 역의 이영애, 용국장 역의 김해숙과 대립하며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김혜준은 15일 오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앤드마크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하고 12부작으로 마무리된 '구경이'를 향한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시청자로서는 재미있게 봤지만, 이 조합을 다시 만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아쉬움이 짙게 남은 것. 김혜준은 "현장이 너무 유쾌하고 행복했기에 많이 아쉽고 섭섭하다"며 종영 후 허탈한 마음을 드러냈다.

'구경이'는 드라마도 시청률도 화제성도 모두 '이상한 드라마'였다. 마치 웹툰과 게임 화면을 보는 것 같은 신선한 화면 구성은 물론, 어느 하나 특이하지 않은 캐릭터가 없던 것도 '구경이'의 특징이었다. 김혜준은 "우리 드라마는 이상한 드라마가 맞는데, 너무 이상해서 중독성 있고 좋았다. 이상한 것에 빠지면 답도 없다는데, (제가) 그런 팬이었던 것 같다"고 말하며 '구경이'의 이상한 매력에 푹 빠져들었음을 언급했다.

특히 김혜준이 연기한 케이(송이경)은 극도로 밝은 에너지에 연쇄살인범이라는 독특한 설정을 가진 인물로 그려지며 시청자들에게도 신선한 충격을 줬다. 김혜준은 '구경이'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며 "20대 배우들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장르가 담긴 캐릭터라고 생각한다. 또 (상대역이) 이영애 선배님이면 더더욱 안 할 이유가 없겠다 싶어서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에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렇게 만들어낸 케이는 순수하고 평범한 얼굴에 무시무시한 서늘함을 가진 인물. '킹덤'의 중전을 연기하며 차곡차곡 내공을 쌓았던 김혜준은 '구경이'에서 그 서늘함을 대방출했다. 김혜준은 "감독님과 얘기할 때 '킹덤'에서 서늘한 모습이 있었으니, 케이의 서늘함을 할 수 있고, 김헤준의 밝은 모습을 최대치로 끌어와서 이경이의 천진난만함을 표현하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다양한 모습을 봐주신 거 같다. 제 외모가 봤을 때 평범해보이잖나. 평범한 여자아이가 사이코패스 같은 나쁜 짓을 하거나 살인을 한다거나 했을 때에 오는 반전을 노린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구경이'를 통해 얻은 것도 많았다. "지금까지 해왔던 캐릭터와 달랐고, 제 마음대로 해야 하는 신들이 있으니 조금 더 풀어져야 했고 제멋대로 해야 했다. 그래서 마음가짐도 계산한 것들을 내려놓고 이 상황에 녹아서 즐겁게 재미있게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를 뒷받침 해준 이는 바로 이영애. 첫 촬영 전 이영애의 집에 초대받아 시간을 보내며 유대감을 쌓았다는 김헤준은 "'제가 기억하는 최초의 드라마가 '대장금'일 정도로 그걸 보고 자란 사람이라 정말 다 기억이 난다. 케이로 캐스팅이 됐다고 연락을 드렸더니 '우리 집에서 밥 먹자'고 해주셔서 '대박이다! 진짜로?'하면서 달려갔다. 실제로 만난 이영애 선배는 소탈하고 동네 언니 같이 귀엽고 애교도 많은 스타일이다. 그 와중에 또 신비롭다. '이래서 톱스타구나' 싶은 분"이라며 이영애와의 호흡을 회상했다.

연기에서도 큰 도움을 받았다. 김혜준은 "촬영장에서 워낙 잘 챙겨주시고, '케이는 하고싶은 대로 하는 캐릭터니, 네가 하고 싶은대로 하라. 네가 하는 게 맞다'고 해주시고 볼 때마다 저를 칭찬해주셨다. '너무 잘 하고 있어. 너무 예쁘다. 이번주는 케이의 방송이다!'라고 하시면서 매주 방송 후에 말씀해주셨고, 예쁘고 귀엽고 멋있다며 엄마도 안 해주는 칭찬을 해주셔서 그거에 힘입어 할 수 있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특히 이영애와의 호흡은 부모님의 자랑이 되기도 했다고. 김혜준은 "함께 호흡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조차 못했던 선배님이 이영애 선배님인데, 함께할 수 있게 돼서 이상했다. '말도 안돼!'했었다. 저도 이영애 선배님을 보고 자랐는데 부모님은 정말 더 대단했다. 부모님은 이제 저를 자랑하기 더 쉬워지셨다. '내 딸 어디 나와'가 아니고, '내 딸 이영애랑 연기해'가 되니까 아빠랑 엄마가 너무 신기해하시고, '톱스타가 내 딸과 상대로 만났다'면서 항상 조심하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1%대 시청률을 줄곧 유지한 '구경이'지만, 온라인과 넷플릭스를 통한 반응은 뜨거웠다. 김혜준은 "시청률만 의지했다면 해외에선 못 봤을 건데, DM(다이렉트 메시지)나 댓글이 달리는 걸 보면 해외 팬들이 많이 응원을 해주더라. 그런 걸 보면 다른 장점이 많지 않았나 싶다. OTT 도 그렇고, 유튜브 클립도 보며 저희 드라마를 사랑한 방식이 다른 게 아닌가 싶었다"며 "마니아층이 생긴 거 같았다. 그분들이 저희보다 더 많이 영상을 얘기하고 분석을 많이 하니, 그분들이 추리한 것, 예측한 것들을 보며 드라마를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악역'으로 그려졌던 케이를 향한 응원도 이어졌다. 김혜준은 "케이를 응원해주는 반응이 좋았다. '망할년 망하지 마!'라는 반응이 많더라. 그런 게 재미있고 힘이 됐다. '그래도 케이를 사랑해주는 분들이 계시는구나' 싶었다. 꼴보기 싫다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제가 '어떤 사람들은 꼴보기 싫다고 케이 좀 안 나오면 좋겠다'고 했는데 또 '그렇게 느꼈다는 건 연기를 진짜 잘했고 진짜 얄밉다는 거다'라는 댓글을 봐서 이 댓글도 좋았다"고 말했다.

'킹덤'에 이어 '미성년', '싱크홀', 그리고 '십시일반'에 '구경이'까지 또래 여배우 중 독보적 필모그래피를 쌓아올리고 있는 김혜준은 앞으로도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중이다. 앞으로 도전하고 싶은 장르는 청춘물에 로맨틱 코미디. 뿐만 아니라 액션까지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혜준은 "결과를 떠나서 현장에서든 작품이 전하는 메시지든 꽉 차있는 것이 선택받는 입장에서 감사하다"며 "제 개인적으로는 어떤 작품을 하든 어떤 것을 얻고 성장했는지를 찾아내는 것이 인생의 성장 포인트다. 그래서 앞으로도 후퇴하지 않고, 조금이라도 성장하면서 나가는 배우가 되면 좋겠다. 그런 걸 찾아가고 감사함을 느끼고, 이런 시간을 보내면 좋겠다는 마음이다"고 밝혔다.

김혜준은 차기작을 마음으로 정해둔 상황. 곧 돌아올 예정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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