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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거리두기→심야상영 중단"…'스파이더맨'부터 '킹메이커'까지 극장가 다시 '비상선언'(종합)

조지영 기자

입력 2021-12-16 10:24

수정 2021-12-16 14:08

 "거리두기→심야상영 중단"…'스파이더맨'부터 '킹메이커'까지 극장가 다…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말 그대로 초토화된 영화계다. 코로나19 재확산과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등장,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극장의 심야상영이 중단되면서 지난 15일 개봉한 마블의 액션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존 왓츠 감독)부터 이달 말 개봉을 앞둔 정치 영화 '킹메이커'(변성현 감독, 씨앗필름 제작)까지 고스란히 직격타를 맞게 됐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16일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을 발표했다. 달라진 조정안은 사적모임 인원 제한이 전국 동일하게 4명으로 적용되고 다중이용시설은 마스크 착용과 취식 가능 여부를 기준으로 운영시간을 시설별로 다르게 제한된다. 그 중 영화관과 공연장 PC방 등의 3그룹 시설은 오후 10시까지 영업 시간이 제한됐다.

대규모 행사·집회 허용 인원도 축소된다. 50명 미만 행사·집회는 백신 접종자와 미접종자 구분없이 가능하지만 50인 이상의 집회나 행사는 접종완료자 등으로만 구성해 299명까지 가능하게 됐다. 이로 인해 개봉을 앞둔 신작들의 언론·배급 시사회 및 간담회도 다시 조정이 생길 전망이다. 이번 거리두기 조정안은 오는 18일 0시부터 내년 1월 2일까지 16일간 적용된다.

급변한 정책으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개봉 첫 주말 찬물을 제대로 끼얹게 됐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개봉 첫날인 15일 하루 동안 63만5104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의 오프닝 스코어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21, 저스틴 린 감독)의 기록(40만372명)는 물론 '이터널스'(클로이 자오 감독)의 기록(29만6288명) '베놈 2: 렛 데어 비 카니지'(앤디 서키스 감독)의 기록(20만3254명), '블랙 위도우'(케이트 쇼트랜드 감독)의 기록(19만6233명) 등 올해 화제의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기록을 모두 제친 압도적인 스코어다.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으로 흥행 물꼬를 튼 극장가도 주말 스코어에 기대를 걸었다. 가뿐하게 100만 돌파는 물론 200만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영화계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 분위기도 잠시, 주말을 앞두고 발표된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극장가는 다시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밤 10시 이후 심야 상영이 중단되면서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주말 심야 상영을 미리 예매한 관객들의 취소 표가 쏟아지게 된 것. 러닝타임 2시간 28분 분량의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마지막 상영 시간을 밤 7시께로 조정하면서 상영 시간이 대폭 축소, 덩달아 관객들의 불만도 증폭했다.

비단 피해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뿐만이 아니다. '킹메이커' 역시 개봉을 2주 앞둔 상황에서 격상된 거리두기에 직격타를 받게 됐다. '킹메이커'의 투자·배급을 맡은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측은 16일 오전 정부의 거리두기 조정안 발표 이후 긴 회의를 시작했다. 많은 리스크를 안고 개봉을 그대로 진행할지, 혹은 개봉을 잠정 중단하고 추후 다시 개봉 시기를 정할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킹메이커'는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그의 선거 참모였던 엄창록, 그리고 1960-70년대 드라마틱한 선거 과정을 모티브로 영화적 재미와 상상력에 기초해서 창작된 픽션 영화다. 내년 3월 열리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개봉하는 정치 영화로 많은 기대를 모은 '킹메이커'는 지난 13일 열린 시사회를 통해 언론의 호평을 얻으며 쾌조의 출발을 예고했다.

올해 마지막 한국 영화 기대작으로 떠오른 '킹메이커'는 오는 29일 개봉을 앞두고 주연, 감독의 인터뷰, 무비토크 등의 홍보를 이어가며 관객의 관심을 끌 예정이었지만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안으로 극장의 심야상영이 다시 중단되면서 개봉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일단 '킹메이커'는 개봉 변경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16일 설경구, 17일 이선균의 온라인 라운드 인터뷰가 잠장 연기했다. 다만 16일 밤 8시에 진행 예정인 설경구, 이선균, 김성오, 서은수, 윤세웅 출연 네이버 무비토크 라이브는 관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대로 진행된다.

이미 마케팅 비용을 모두 소진한 '킹메이커'는 개봉을 2주 앞둔 상황에 맞딱드린 거리두기 격상에 여러모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개봉 고수와 개봉 연기를 두고 고심을 이어갔다. 관객들의 분위기를 보고 이번 주 내 개봉 여부를 가닥 지을 계획이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 이사회, 사단법인 영화수입배급사협회,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상영관협회 등 영화업계도 '극장 영업시간 제한은 영화산업의 도미노 붕괴를 가져온다'라는 긴급 성명을 발표하며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방안에 우려를 표했다.

영화업계는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감안할 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움직임에 충분한 공감과 지지를 보낸다. 다만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조정 시 다음과 같은 극장 및 영화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예외로 인정해 줄 것을 영화계 전체의 이름으로 강력히 요청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2억 3000만명에 육박했던 국내 관람객은 지난해 6000만명 수준으로 급감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한 영화산업 내 누적 피해액은 가늠조차 할 수 없을 정도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피해보상은 없었다"며 "극장들은 코로나로 관객이 급감한 가운데서도 영업 활동을 이어왔다. 극장이 문을 닫는 순간 한국영화를 상영할 최소한의 공간이 없어지고, 이는 곧 영화계 전체의 생존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기존 거리두기 4단계와 같이 영업시간 제한 22시를 적용할 경우 영화의 상영 시간을 감안하면 19시 이후 상영 시작은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극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 관람 회차를 줄임으로써 국민들의 문화생활 향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영화의 개봉을 막음으로써 영화계 전체에 피해가 확산되고 결과적으로 영화산업의 도미노식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호소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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