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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비즈]CJ 장녀 이경후, '리틀 이미경' 이미지 벗어나나? 자기 목소리 내기 본격화

이정혁 기자

입력 2021-12-15 10:04

수정 2021-12-1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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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장녀 이경후, '리틀 이미경' 이미지 벗어나나? 자기 목소리 내기 …
CJ ENM 이경후 부사장.

이재현 회장의 장녀인 이경후 CJ ENM 부사장(36)의 빅픽처가 베일을 벗었다. '리틀 이미경'이란 부담 아닌 부담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색깔을 본격 펼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



지난달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중기비전발표 이후 CJ제일제당과 CJ ENM 등 관련 계열사들이 들썩이는 가운데, CJ 오너일가의 역할론 또한 주목받고 있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 3일 특별 제작 동영상을 통해 중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컬처, 플랫폼, 웰니스, 서스테이너빌러티 4대 성장 엔진을 중심으로 향후 3년간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밝히 바 있다.

이후 연달아 CJ ENM의 빅뉴스가 엔터비즈니스 업계를 강타했다. 지난달 19일 엔데버그룹홀딩스(이하 엔데버) 산하의 제작 스튜디오인 '엔데버 콘텐트' 지분 80% 인수 소식에 이어 최근 미국 메이저 종합 미디어 기업 '바이아컴CBS'와 전방위적 파트너십 체결 뉴스까지 전해졌다.

엔데버는 글로벌 스포츠-엔터테인먼트 그룹으로, 영화 '라라랜드'의 제작사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기준 약 4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차지하고 있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츠를 글로벌 거점으로 삼아 전세계 소비자를 타깃으로 CJ ENM의 히트작 리메이크 등 K-콘텐츠 확산을 위한 본격 채비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또한 해외 OTT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는 OTT 플랫폼 '티빙'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바이아컴CBS와의 콘텐츠 공동 제작 및 투자를 포함한 전방위적 협업 또한 만만치 않은 의미를 지닌다.

CJ ENM은 향후 바이아컴CBS과 CJ ENM의 고유 IP를 바탕으로 영화, 드라마 등 콘텐츠 제작에 착수하고, 공동 기획개발/제작/투자/유통(배급) 등 전 단계에서 협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드라마는 CJ ENM의 스튜디오드래곤과 바이아컴CBS의 자회사 '파라마운트 플러스'가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영화는 '파라마운트 픽처스'와 협업하게 된다.

이에 따라 CJ ENM은 바이아컴CBS 산하 스트리밍 채널 '플루토 티비(Pluto TV)'내에 CJ ENM 브랜드관인 'K-Content by CJ ENM'을 14일 론칭했다. 플루토 티비는 26개 국가에 서비스되고 있다.

또한 '파라마운트 플러스' OTT 플랫폼에도 CJ ENM의 드라마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바이아컴CBS는 티빙에 전략적 투자자로서 지분 투자하고, 7편의 티빙 오리지널 제작에도 공동 투자한다.

그간 토종 OTT로서 운신의 폭이 좁았던 티빙으로서는 영역 확대에 날개를 단 셈. 벌써부터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에 대적할 절대 강자의 탄생을 점치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이처럼 CJ ENM이 '글로벌 토탈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의 움직임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향후 이경후 부사장의 역할도 더욱 주목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컬처'를 신성장의 동력으로 삼으려는 이재현 회장의 선언 속에서 브랜드 전략담당으로서 이경후 부사장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그간 업계에선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독보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이미경 부회장이 이번 엔데버 계약에도 긍정 영향을 미친 것처럼, 이경후 부사장은 이미경 부회장을 롤모델로 삼아 CJ그룹의 방송과 쇼핑, 해외부문에서 입지를 본격적으로 다져갈 것으로 기대해왔다.

여기에서 한발 더나아가 이 부사장은 이제 '이미경 부회장 역할 승계'를 넘어선, 그 이상의 '무엇'을 보여줄 수 있는, 아니 보여줘야 할 출발점에 서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경후 부사장의 최근 공개 행보는 엔터 업계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 부사장은 지난 11일 경기도 파주시 CJ ENM 스튜디오센터에서 열린 '2021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에 참석, 출연진들과 인사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모습은 과거 이미경 부회장이 보여줬던 행보와 궤를 같이 한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승계의 과정에서 그룹차원에서 주목하는 신사업을 오너가에 맡긴 것은 여러모로 큰 의미를 지닌다"며 "향후 '이경후식 글로벌 콘텐츠 경쟁력 승부수'는 그룹 전체의 지원과 투자 속에서 더욱 큰 그림을 그려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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