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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지옥'=예상도 못했던 선물"..박정민, 전세계에 눈도장 찍다(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11-30 12:27

수정 2021-11-3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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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옥'=예상도 못했던 선물"..박정민, 전세계에 눈도장 찍다(종합)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정민(34)이 '지옥'으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연상호 최규석 극본, 연상호 연출)은 예고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지난 19일에 공개된 이후 22일부터 8일 연속 '넷플릭스 오늘 전세계 톱10 TV프로그램(쇼)' 부문에서 612점으로 전세계 1위를 지키며 장기 흥행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박정민은 '지옥'에서 새진리회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방송국의 PD이자, 아내와 함께 믿을 수 없는 지옥행 고지를 마주하며 파국에 휩싸이는 인물로 등장, 후반부를 완전히 장악했다.

박정민은 30일 오전 온라인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지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공개 이후 줄곧 전세계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는 '지옥'이지만, 박정민은 분위기에 들뜨기보다는 차분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제 주변에선) 전혀 폭발적이지 않고, 그렇게 많이 연락오지 않았다. 제 고등학교 친구들, 어렸을 ?? 친구들, 연락이 뜸했던 친구들이 연락이 왔고,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고등학교 때 담임 선생님께서 연락을 주셔서 힘이 됐다"고 말했다.

'지옥'은 수많은 갑론을박을 불렀던 작품. 호불호가 갈리는 것은 물론, 초반부와 후반부의 분위기가 변화되고 삶과 죽음, 지옥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등 시청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드라마라는 인상을 확실히 심어줬다. 이 부분에서 박정민 역시 만족했다. 그는 "전세계 관객들이 많이 봐주고, 감론을박 하는 것을 보면서 '지옥'이라는 드라마가 지향하는 방향성과 원했던 반응들이 잘 일어나는 거 같아서 기분은 좋다"고 말하며 웃었다.

드라마 속에서 박정민의 존재감은 대단했다. 특히 그가 짜증을 내는 장면들을 모아 "짜증 연기의 달인"이라고 칭찬하는 '밈(meme)'도 생겨났다. 박정민은 "반성을 많이 했다. 너무 짜증을 냈나 싶기도 한데, 집에서 배영재라는 인물을 어떻게 다르게 표현할 수 있을지 이런 저런 생각들을 해봤는데, 아무래도 가장 효과적인 것은 제가 '지옥'에서 한 연기가 효과적일 거 같더라. 그리고 현장에서 굉장히 편히 연기를 했고, 감독님도 큰 디렉션을 주지 않으시고 제가 마음껏 뛰어 놀게 도움을 주셔서 힘을 풀고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박정민은 특히나 '지옥'에서 큰 호평을 받은 배우다. 연상호 감독은 박정민의 연기를 두고 하나하나 계산해서 연기한다는 의미의 '기가 정민'이란 별명까지 붙였다. 박정민은 "모든 배우들이 작품을 처음부터 끝까지 찍는 게 아니다 보니 어느 정도의 계산은 필요하지만, 계산이 틀릴 때도 있고, 계산이 틀리면 '다음 촬영에 보완해야겠다'는 생각도 모두가 하실 거다. 제가 특별히 엄청난 계획을 학 ㅗ촬영한 것이 아닌데, 아마 감독님 생각의 배영재란 인물과 제가 보여드린 배영재란 인물이 많이 달라서, 유독 감독님께서 '어떻게 하려고 이러나' 하고 관찰하신 건 있을 거다. '기가 정민'이란 말씀은 고맙지만, 과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짜증연기도 일품이었지만, 부성애도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원진아와 함께했던 부모 연기가 '지옥'의 전체를 꿰뚫었다. 박정민은 "저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고, 친조카가 있는 것도 아니라 어떻게 연기해야 하는지 고민이 많았는데, 분명 크기도 다르고 더 작겠지만, 제가 우리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 우리 부모님을 사랑하고 동생을 사랑하는 마음과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접근했다. 만약 이 상황에서 우리 어머니, 아버지에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과연 나는 어떻게 할지, 이런 쪽으로 접근했다"며 "(원)진아 씨와의 호흡도 너무 좋았다. 평소에도 눈여겨 본 배우였고, 진아 씨가 하는 연기를 보면서 많이 부러웠다"고 말했다.

이 연기에 전세계의 시청자들도 반응했다. K-콘텐츠가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가운데, 해외로 강제 진출하는 한국 배우들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박정민의 해외 진출에도 관심이 가는 일. 박정민은 "전혀 해외 활동에 관심이 없다. 저를 강제로 진출시켜줄리도 없다고 생각한다. 저는 한국에서 잘하고 싶다. 한국에서 잘하다 보면 '지옥'처럼 전세계에 계신 관객들이 요즘 한국 콘텐츠를 사랑해주시니, 가장 한국적인 것을 잘 만들어서 외국에 계신 분들께 소개하는 거면 몰라도 제가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해외에 나간다는 그런 욕심은 전혀 없다. 그리고 본인 스스로 준비를 아예 안하고 있어서, 만약에 해외 러브콜이 온다면 말씀을 드리겠다. 또 '해외를 가지 않겠다'고 단언하는 건 무례한 일이라 단언하진 않겠지만, 지금 당장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지옥'은 박정민에게 뜻밖의 선물이 된 작품. 박정민은 "사실 '지옥'이란 작품이 저에게 이렇게 좋은 선물이 될지 몰랐다. 예상을 안 했다. 그냥 놀러가듯 가서 촬영하고 감독님과 놀다가 오는 것처럼 촬영을 했다. 그래서 이 작품이 저에게 그렇게 좋은 선물이 되어줄지는 아예 예상을 못했는데 드라마가 세계에서 1등을 한다니 기분이 좋더라. 그리고 모르긴 몰라도 제가 참여했던 작품 중에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본 작품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신기하기도 하다. 물론 이제 앞으로 해나갈 게 구만리지만, 중간에서 예상치 못한 선물로 남을 거 같다"고 했다. 다만 시즌2에 대해서는 미정이다. 박정민은 "시즌2는 저는 모르는 사실이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감독님께 물어보니 '배영재는 안 살아난다'고 했다. 그럼 송소현도 안 살아나겠지"라고 못박아 아쉬움을 남겼다.앞으로 연기 활동에 대한 고민들도 존재했다. 박정민은 '평범한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갈증과 어려움을 동시에 느낀다고. 박정민은 "저도 요즘 고민이 참 많다. 보통 사람을 연기하면서 두 시간의 영화를 끌고가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닌 거 같아서, 나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해나가야 하나, 내가 과연 저걸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도 엄청 많이 한다. 제가 생각하는 저의 색은 아직 없는 거 같다. 그래서 대중들에게 인상을 깊게 박아드린 영화나 역할은 사실 보통 사람은 아니었던 거 같고, 캐릭터성이 강하고 극성이 강한 캐릭터를 더 기억해주시는 거 같은데, 저는 사실 그런 역할보다는 보통의 사람, 평범한 사람을 연기하는 게 더 재미있다. 그걸 더 재미있어해서, 그런 사람들을 평소에 관찰하고 어떤 상황에서 정말 내 주변의 보통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이야기하고 그런 것들을 유심히 보는 편이다"고 말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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