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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지우학'→'콘토피아'..박지후 "스무 살, '볼매' 배우 되고싶어요" (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11-22 01:16

수정 2021-11-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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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우학'→'콘토피아'..박지후 "스무 살, '볼매' 배우 되고싶어요"…
BH엔터테인먼트 배우 박지후 논현동 =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1.11. 11/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2003년생으로, 설레는 스무 살을 한 달 앞둔 박지후는 지금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예. 독립영화 '벌새'(2019)로 제18회 트라이베카국제영화제에서 최연소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뒤 영화 '빛과 철'(2021)에서도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에게 각인됐던 박지후는 이제 글로벌 OTT 넷플릭스 새 드라마 '지금 우리 학교는'(천성일 극본, 이재규 김남수 연출)을 통해 세계로 뻗어나갈 준비까지 마쳤다.



중고등학교 내내 전교권 성적을 유지했던 박지후는 도쿄에서 대학을 나와 영상을 공부했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영화계에 자연스럽게 빠져들었다고. 호기심으로 연기를 시작했던 그는 '벌새'를 들고 찾았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눈물을 흘릴 정도로 행복감을 느끼며 배우로서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게 됐단다.

"그저 공부를 열심히 하던 아이였고, 저희 가족들은 제가 연예계에서 활동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어요. 아예 상상도 못해본 일이었는데 이렇게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한다는 것이 안 믿겨요. 내가 연기를 안 했으면 뭘 했을까 싶기도 하고요. 연기는 상상도 안 해봤지만, 미국에서든 인도에서든 내 얼굴이 TV에 나오고, 사람들이 내 얼굴이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다닐 거라고 상상했었는데, 이제는 그게 이뤄지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아직도 실감이 안 나기도 해요. 부국제에서 '벌새' 무대인사를 마치고 엄마와 대구를 가려고 하는데, 엄마가 '오늘 어땠냐'고 물어보셨었어요. 그때 제가 '엄마 나 이 일이 너무 좋아'라고 하는데 기쁨의 눈물이 막 흐르더라고요. 제가 행복하니 엄마도 행복하면서 우셨었어요."

'벌새'는 박지후의 인생에 확실한 변화를 준 작품이다. '벌새' 이후 '빛과 철'의 합류부터 '지금 우리 학교는'까지 박지후를 성장하게 만든 다양한 작품들이 찾아왔다. '빛과 철'은 GV 당시 배종대 감독이 현장에서 박지후를 보고 기억에 담았고, 이후 '벌새' 속 박지후를 보며 '빛과 철' 속의 은영을 떠올렸다. '지금 우리 학교는'의 첫 미팅에서도 '벌새'에 대한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나누웠다고. 박지후는 "'벌새'를 보시고 제가 연기한 것들을 보시면서 감독님의 작품에 저를 생각하고 떠올린다는 것이 감사하기도 하고, 그만큼 설레고 긴장도 된다"고 밝혔다.

박지후는 '벌새' 이후 '지금 우리 학교는'으로 또 다른 스텝을 준비 중이다. 박지후는 극중 나이에 맞지 않게 침착하고 어른스러운 성격의 소유자로 학생들의 리더가 되는 남온조를 연기할 예정. 이 작품은 내년 1월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라 K-콘텐츠로서의 주목도도 기대해볼만 한 상황이다. 박지후는 "많은 분들이 기대를 하시고 있고, 남온조로 연기를 해야 하다 보니 원작의 팬들이 보시기에 뭔가가 부족하면 어쩌지, 큰 피해를 끼치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평소 좀비물을 좋아했다는 박지후는 '지우학'을 통해 K-좀비 열풍을 이어갈 예정. 그는 "밥을 먹으면서도 볼 정도로 좀비물을 좋아하는데, 내가 좋아하는 좀비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기대가 됐다. 워낙 재난 액션물을 좋아하는데, 그런 걸 항상 보던 아이가 갑자기 좀비물에 출연한다니 잘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됐었다. 또래들과 촬영을 해보면서도 너무 재미있었다. 몇 달을 촬영을 함께하며 인생 얘기도 하고, 가족 같은 사이가 됐다. 소중한 인연들을 얻은 거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또 현장에서 오빠들도 경력이 어마어마해서 애드리브를 재치 있게 쳤고, '어떻게 저런 머리가 돌아가지' 싶을 정도였다. 처음에 걱정했던 나도 '망치면 어쩌지'라고 생각했지만, 연기에 대한 두려움도 겪고 이겨냈고, 많은 것을 이겨냈던 현장이었다. 막막했지만, 결국에 해낸 것이 뿌듯했다"고 말했다.'지우학'에 이어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로도 관객들을 만날 예정. 박지후는 극에서 이병헌, 박서준, 박보영 등 대선배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한다. 박지후는 "이병헌 선배와 중요한 신에서 만났는데 선배가 제게 '떨리냐'고 무어보셨다. 그래서 저도 '선배님도 떨리시냐'고 여쭈니 떨리신다더라. 그게 저는 놀라웠다. 제가 아는 선배님은 언제나 여유롭고 평온하게 연기하시는데, 떨린다고 하시더라. 속으로는 엄청 떠시지만, 이미지트레이닝을 하신다고 하시던데 그게 너무 멋지더라. '나만 아는 이병헌의 모습'이라 두근거렸다. 얼마나 노력하시고 여러 플랜A, 플랜B가 있을까 싶었고, 이병헌 선배님의 자서전을 읽으면서도 신인인 나보다 연기를 더 공부하고 열정이 가득한 걸 보니 자아성찰을 하게 됐다. 현장에서 같이 호흡을 맞춘다는 것 자체가 저희 집에서는 경사다"라며 떨리는 마음을 드러냈다.

설레는 선배들을 많이 만났지만, 박지후의 롤모델은 여전히 한지민이다. 앞서 인터뷰를 통해 "스무 살이 되면 꼭 함께 술을 마시고 싶다"고 했던 박지후는 실제로 한지민에게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받으며 약속까지 잡았다고. 박지후는 "아쉽게도 작품으로는 못 만났지만, 시상식에서는 얼굴을 뵀다. 정말 요정 같고, '쿨하고 빛나는 대배우' 이런 느낌이었다. 한지민 선배님이 제 인터뷰를 보고 DM으로 '꼭 언니랑 먹자'고 해주셨고, 생일 축하도 해주셨다. 상상도 못했는데 내 롤모델인 선배님과 인스타그램에서 맞팔을 한 것도 너무 행복했다. 아무래도 영원히 존경할 거 같다"고 했다. 게다가 스무 살을 맞이하자마자 한지민과 함께하는 술자리를 기대하고 있다고. 박지후는 "아무래도 건배사를 생각해둬야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양대학교 22학번 새내기로 스무 살을 맞이할 박지후가 직접 밝힌 자신의 입덕 포인트는 바로 '볼매'(볼수록 매력있다)라는 것. 박지후는 "다들 저의 첫인상과 입을 뗀 후의 인상이 다르다고 하더라. 첫 인상은 도도할 거 같지만, 입만 떼면 이런 허당이 없다고 하던데, 그런 것이 저의 입덕 포인트가 아닐까 싶다"며 "앞으로는 보여드리지 못한 것들이 많으니 새로운 것들을 보여드리면서 '얘가 박지후라고?'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K-콘텐츠의 미래를 가져갈 박지후는 앞으로도'찰떡'인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나중에 좀 더 크면 '친절한 금자씨'나 '친애하는X' 같은 작품의 서늘하고 미스터리한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항상 꿈꾸는 것들은 어떤 역할을 해도 찰떡인 연기자가 되는 거예요. 몇 년이 지나더라도 '그 작품에 그 역할'이라고 하면 바로 '아 박지후!'라고 할 수 있는 캐릭터로 남고 싶고요. 연기 잘하는 배우가 진짜 최고 아닐까 싶어요. 또 연기를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거 말고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바르게 사는 게 참 크니 않을까 싶죠. 조금 더 성숙해져야 할 거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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