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왓츠 감에 메가폰을 잡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의 '스파이더맨' 시리즈는 '홈(집)'과 관련된 부제로 눈길을 끈다. 1편 '스파이더맨: 홈커밍'(2017)은 '귀향'이라는 사전적 의미와 미국 고등학생들의 연례 행사인 홈커밍 파티를 뜻하는 '홈커밍(Homecoming)'을 부제로 활용했다. MCU 작품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스파이더맨이 본격적으로 마블 세계관에 합류했음을 알림과 동시에 영화 속 홈커밍 파티에 참석하는 10대 히어로의 풋풋한 모습을 보여주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2편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2019)는 부제 '파 프롬 홈(Far From Home)'에 걸맞게 피터 파커가 그의 고향 뉴욕을 벗어난 후 유럽에서의 활약을 그렸다. 히어로의 임무를 내려놓고 유럽 여행을 떠난 피터 파커가 새로운 빌런들을 마주하며 뉴욕의 친절한 이웃에서 세상을 구할 히어로로 거듭나는 이야기는 성장형 히어로다운 면모를 보여주며 호평을 불러일으켰다.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할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에서 미스테리오(제이크 질렌할)에 의해 정체가 밝혀진 스파이더맨의 이야기를 다룬다. 피터 파커는 만천하에 공개된 자신의 정체를 다시 비밀로 하기 위해 닥터 스트레인지(베네딕트 컴버베치)를 찾아가지만, 뜻하지 않게 그 주문으로 인해 멀티버스의 문을 열게 된다. 이윽고 스파이더맨은 샘 레이미 감독의 '스파이더맨' 3부작의 메인 빌런으로 등장했던 그린 고블린, 닥터 옥토퍼스에 이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일렉트로 등 다른 차원의 빌런들과 마주하며 역대급 위기에 처한다. '노 웨이 홈'이라는 부제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어버린' 스파이더맨의 모습을 암시하며, 그가 이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지 예비 관객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