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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구경이→술꾼도시여자들…B급 감성의 A급 중독성 '푹' 빠졌다

고재완 기자

입력 2021-11-17 11:45

수정 2021-11-22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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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경이→술꾼도시여자들…B급 감성의 A급 중독성 '푹' 빠졌다
JTBC '구경이'

'B급 감성' 'B급 문화'



한 단어로 설명하기도 힘든 이 말이 서서히 K-콘텐츠의 중요한 모티브로 활용되고 있다. 'B급 감성'이란 조금은 유치하고 원색적이면서 촌스럽기도한,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재미있는 감성 혹은 문화를 의미한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전세계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우리의 'B급 감성'이 전세계에도 통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단순한 추억 놀이, 원색적인 세트 등 '오징어 게임'의 밑바탕에는 B급 감성이 절묘하게 깔려 있다.

이같은 'B급 감성'이 최근 K-드라마에서 자주 눈에 띄고 있다. JTBC 주말드라마 '구경이'도 B급 감성이 주는 재미가 꽤 쏠쏠하다. 우선 이영애와 '게임 덕후'라는 어울리지 않는 설정의 괴리가 '구경이'에 대한 호기심을 끈다. '구경이'는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이영애)가 사고로 위장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극중 구경이는 망가질대로 망가진 캐릭터다. 게임에 빠졌다는 것과 망가진 인물에 대한 클리셰 논란은 뒤로 하더라도 구경이는 처참할 정도로 '덕후' 성향을 보이는 인물이고 그가 연쇄살인마를 찾아 나선다는 것에서 B급 감성이 드러난다. 또 추리극일줄 알았던 작품에서 연쇄살인마 케이(김혜준)가 초반에 드러나버린다는 것 자체도 시청자들의 예상을 뒤엎는다. '구경이'는 추리를 통해 범인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구경이가 케이를 쫓는 추격에 초점을 맞춘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이야기의 편집 방식 역시 리얼하지 않으면서도 유치하고 코믹한 방식을 택해 시청자들에게 잔재미를 주고 있다. '구경이'가 시청률이 높지는 않으면서도 넷플릭스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유다.

티빙 오리지널 '술꾼도시여자들'도 2030 여성들을 중심으로 꽤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술꾼도시여자들'의 콘셉트는 꽤 단순하다. 하루 끝의 술 한잔이 인생의 신념인 세 여자의 일상을 그린 본격 기승전술 드라마다.

미깡 작가의 웹툰 '술꾼도시처녀들'을 원작으로 안소희(이선빈), 한지연(한선화), 강지구(정은지) 등 동갑내기 세 친구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 이 웹드라마의 7, 8화가 공개된 후 티빙 유료 가입 기여 수치가 전주 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며 일일 가입기여 최고 수치를 갱신했다. 또 역대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주간 유료가입 기여 1위를 달성하는 등 인기 속도가 급격하게 솟아 오르고 있다. 웹드라마라는 점을 내세워 이 작품은 기존 방송 드라마에서 등장하지 못하는 수위의 대사들이 마구 등장하며 'B급 감성'을 대놓고 표출하고 있다.

웨이브 오리지널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이하 청와대로 간다)도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 12일 전편 공개된 이 웹드라마 역시 웨이브 신규 유료 가입자의 시청 점유율 7% 이상을 기록, 오픈 첫날 신규 유료 가입자 견인 1위의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청와대로 간다'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임명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셀럽 이정은(김성령)이 남편인 정치평론가 김성남(백현진)의 납치 사건을 맞닥뜨리며 동분서주하는 1주일간을 배경으로, 웃프고 리얼한 현실 풍자를 펼치는 정치 블랙코미디 드라마다. 연출을 맡은 윤성호 PD는 2012년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라는 B급 드라마로 호평받은 바 있는 감독으로 이번 작품 역시 웰메이드 블랙코미디로 'B급 감성'을 제대로 평가받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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