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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리 "이혼 후 아픔, 초등생 딸에게만 기댔는데…짙은 화장·탈색→거짓말도" [SC리뷰] ('금쪽상담소')

김수현 기자

입력 2021-11-20 00:15

수정 2021-11-20 06:50

김혜리 "이혼 후 아픔, 초등생 딸에게만 기댔는데…짙은 화장·탈색→거짓말…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김혜리가 딸에 대한 아픔을 털어놓으며 오열했다.



19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이하 '금쪽')에서는 브라운관을 사로잡은 두 명의 배우, 김혜리와 김정화의 고민이 공개 됐다.

이날 상담인은 "오은영을 꼭 만나고 싶다"라며 비행기까지 타고 스튜디오로 찾아왔다. 바로 제주도에서 13살 딸과 살고 있는 싱글맘 김혜리였다. 33년 차 배우 김혜리는 '멘탈 테스트'를 위해 귤을 깠다.

김혜리는 "제가 얼마 전에 TV를 보는데 남성진 씨 편을 봤다. 바로 성진 씨에게 전화를 걸어서 '나 금쪽 상담소에 나가게 해줘'라 했다"라 했고, 오은영 박사는 "귀한 시간 내주셨는데 오늘 열심히 해보겠다"라고 결의를 다졌다.

김혜리는 본격적인 고민으로 "제가 늦게 결혼을 했다. 마흔에 아이를 낳고 얼마 안가 혼자 아이를 키우게 됐다. 정말 열심히 키우려 했는데 얼마 전부터 자꾸 싸운다. 너무 딸에게 화가 난다. 아이도 이상하게 변하는 것 같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아이가 방에서 혼자 뭘 하고 있길래 봤더니 무섭게 화장을 막 하고 있더라. 눈썹을 반토막 내놓고 앞머리 두가닥을 노랗게 물들였다. '왜그러니?' 했더니 '그냥 한 번 해보고 싶었어'라더라. 안하던 행동을 하니까 걱정이 된다"라고 했다. 또 "그리고 자꾸 거짓말을 한다. 들통이 나지 않냐. 예전에는 혼내면 가만 있던 아이가 이젠 뭐라고 하면 '니예니예'라고 한다. 9시 반에 자기, 휴대폰은 1시간만 하기 등이 약속인데 지키질 않는다. 왜 이런 작은 약속도 안지켜준다"라고 털어놓았다.

김혜리는 "제가 일 때문에 서울에 와 있으면 전화를 30통씩 한다. 처음엔 잘 받아주는데 나중엔 나도 퉁명스럽게 대답하게 된다. 모든 게 제주도로 이사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전화로는 친구들 얘기를 많이 한다. 아이가 상대방의 감정을 잘 못 읽는 것 같다. 제가 새벽이나 아침에 들어올 때가 있다. 저는 엄한 가정에서 컸는데 딸은 제가 피곤한 상황인데 우당탕탕 들어온다. '엄마 방금 들어왔잖아'라고 하면 '아 미안~ 근데 엄마!'라며 자기 얘기만 한다"라고 고백했다. 친구들도 여러 명보단 한 명의 친구만 만난다고.

오은영 박사는 "나 자신의 문제는 어떻게든 내가 감당하면 되는데 자식의 문제는 그 괴로움이 파도가 덮치는 것 같다. 자녀의 어려움으로 부모를 만나면 다 혜리 씨 같다. 그게 부모의 마음인 것 같다. 내 마음대로 안된다.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그래서 마음이 힘들 거다"라며 "어떤 부분이 제일 걱정이 되냐"라 물었다.

김혜리는 "제가 아이를 늦게 낳아서 아이가 제 나이 정도 되면 저는 없을 것 같고 형제도 없고 친척도 없고 이 세상에 혼자 남아서 어떻게 헤쳐나갈까가 걱정이다. 아이가 인간관계를 잘 못해서 혼자 남을까 봐 무섭다"라며 눈물을 터트렸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가 혼자 남게 되면 어떻게 하지가 걱정인데 이 두려움이 건드려지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어려우신 것 같다"라고 말을 던졌다.

김혜리는 "아이를 대하는 건 완전히 반반이다. 친구처럼 장난도 많이 치지만 반대로 너무 괴물 같은 모습이 있는 것 같다. 정말 화가 나면 하면 안 되는 말도 한다. 엄마랑 떨어지는 걸 제일 무서워하는 앤데 아빠한테 가라고 짐 싸서 복도로 내쫓은 적도 있다. 그게 가장 무서운 벌이란 걸 알아서... 진심은 그게 아니다. 또 '난 도저히 너랑 못 살겠다. 내가 너랑 더 살면 내가 병나서 못 살 것 같아'라고도 했었다"라고 후회했다.

오은영 박사는 가장 화가 나는 부분에 대해 물었다. 김혜리는 "저는 육아부터 모든 부분을 다 혼자 하는데 딸은 '엄마는 원래 그렇고 아빠가 불쌍한 사람이다'라고 할 때 배신감이 느껴졌다. 그리고 아빠랑 비슷한 모습들이 나오면 화가 났다. 왜 내 배속에서 나왔는데 나는 하나도 안 닮고"라고 후회했다.

김혜리를 돕기 위해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초대했다. 바로 김혜리의 딸이었다. 딸은 "엄마는 갈등이 많다고 하는데 저는 생각이 안 난다"라며 "거짓말 한 건 혼나기 싫어서다. 제가 잘못했을 때 제 물건을 던지면서 '나가'라고 한다. 엄마가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라고 털어놓았다.

또 분리불안 의심에 대해서는 "전화를 30통씩이나 한 적이 없다"라고 억울해 했다. 이어 "있더라도 이유가 다 있다. 성적표처럼 중요한 일이 있으면 전화를 많이 하는 거다. 엄마는 제가 독립심이 없는 것 같다 생각하는데 친구들에 비하면 저는 독립심이 많다"라고 반대 입장을 내놓았다.

딸은 "집에 가면 이런 얘기는 못한다. 일상적인 얘기만 하지 '네 마음은 어떻니'라고 묻진 않는다"며 "엄마는 사소한 거에 예민한 것 같은데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고 저는 엄마와 관계가 나쁘지 않은 것 같다"라고 했다. 이에 정형돈은 "짙튼 화장에 탈색하고 눈썹 민 건 왜그랬냐"라 물었고 딸은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죠"라고 쿨하게 답했다.

김혜리는 "제가 화나는 부분이 저런 거다. 엄마의 마음은 너무 힘든데 딸은 전혀 모르지 않냐. 나는 병이 나서 죽을 것 같은데..."라고 속상해했다. 오은영은 "문제가 깊다"라고 한숨을 쉬었다. 이어 "아이의 감정을 어떤 관점으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인식을 바꿔야 한다. 엄마 입장에서는 숙제도 잘 시키고 싶고 정직한 아이로 키우고 싶으니 갈등이 생긴다. 더 큰 문제는, 아이가 어릴 땐 잘 먹이고 재우는 게 중요한데 청소년기 아이에게 영유아처럼 강요하면 내면이 성장하지 못한다. 청소년기에는 생각과 관심사가 중요한데 엄마가 그러면 그 나이에 의논해야 하는 걸 못한다"라고 조언했다.

오은영은 계속 불만을 늘어놓는 김혜리에게 "아이가 '몰라'라고 할 때 그걸 왜 그럴까 생각해야 한다. 저는 딸에게는 문제가 없는 것 같다. 딸이 제공한 것이 아닌 엄마 내면의 문제다. '나는 왜 이럴 때 화가 나는 걸까요?'라 물어야 한다. 혜리 씨는 딸에게 엄마를 감싸주길 바라는 것 같다. 엄마의 입장 고통 외로움을 딸이 달래주길 바란다"라 했고 김혜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눈물을 뚝뚝 흘렸다.

김혜리는 그제서야 "그런 것 같다. '힘들었어?' 이런 말이 듣고 싶었다"라고 인정했다. 오은영은 "혜리 씨는 딸이 엄마처럼 했으면 좋겠는 거다. 근데 그건 아직 딸이 할 수 있는 나이가 아니다. 아무리 가까워도 부모의 위치에서 줘야 하는 사랑과 역할이 있다. 아직 초등학생인 딸이 부모가 하듯이 엄마를 이해할 수 있는 건 불가능하다. 어쩌면 딸이 분리불안인 게 아니라 엄마가 분리불안 같다. 성인 중 1%가 분리불안을 갖고 산다"라고 했다.

오은영 박사는 "아이가 안 보이면 과도하게 불안해하는 면도 있다. 혜리 씨 내면의 고통을 들여다봐야 한다. 어떨 때 마음이 힘드냐"라 물었고 김혜리는 "혼자 다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이 들 때다. 저희 어머니가 10년이 넘게 아팠다. 어쩌면 어머니가 못해주신 걸 딸에게 바라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결핍을 고백했다. 그는 "어릴 때 엄마는 제가 혼자 다 하게 했다. 딸도 저처럼 강하게 컸으면 좋겠다. 이혼 후 힘들 때는 병상에 누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다. 힘든 마음을 딸에게 더 기댔다"라고 밝혔다.

오은영 박사는 '인정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며 김혜리의 결핍을 극복해야 한다고 했다. 또 "김혜리 씨의 딸에게는 문제가 없다. 잘 의논하면서 키우면 된다. 사람이 다 크기에는 20년이 걸린다. 딸은 잘 하고 있다. 김혜리 씨에게 필요한 건 유머다. 아이에게는 편안하게 위트 있게 대해주면 된다. 지금은 너무 진지하다. 엄마의 지나친 진지함에 당황할 수 있으니 편안하게 대해라"라고 충고했다.

두 사람은 따로 시간을 가졌다. 잘못을 고백하는 김혜리에게 딸은 "엄마 울지 마"라고 어른스럽게 달랬다. 두 사람은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려 노력하기로 약속한 뒤 웃으며 포옹했다.

shy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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