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김정화 오열 "18세 때 부모님 이혼..母 기다렸지만 연락 끊겨 충격" ('금쪽상담소')[종합]

조윤선 기자

입력 2021-11-20 14:50

more
김정화 오열 "18세 때 부모님 이혼..母 기다렸지만 연락 끊겨 충격" …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김정화가 오랜 상처를 치유 받았다.



지난 19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는 2000년대 하이틴 스타에서 신스틸러로 변신한 22년 차 배우 김정화가 출연했다.

이날 김정화는 18세에 데뷔해 혹독한 생계 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던 사연과 전성기 때 겪었던 슬럼프에 대해 털어놨다. 또한 부모님의 이혼과 돌아가신 어머니의 긴 암 투병을 직접 간병했던 속사정을 고백했다.

데뷔 5년 차에 슬럼프가 찾아왔다는 김정화는 "나도 이제 내 삶을 찾아야겠다는 시기를 가질 때쯤 어머니가 암에 걸려서 편찮으셨다. 항암 치료를 했는데 새벽에 검사하러 가면 내가 항상 모시러 갔다. 딸이니까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이어 "거의 마지막 때는 재발해서 어머니 몸이 많이 안 좋을 때가 있었다. 그때 새로운 작품 대본 리딩까지 마친 상태였는데 당장 호스피스로 옮기셔야 한다고 해서 정말 죄송하지만 리딩 끝낸 작품을 포기한 적이 있다. 그때 엄마의 곁에 있지 않으면 안 될 거 같았다"고 전했다.

18세 때 길거리 캐스팅을 통해 우연히 배우로 데뷔하게 됐다는 김정화. 그는 "운이 좋았다고는 생각하는데 내가 계획하고 어떤 방향으로 가야지 하고 시작한 게 아니라 기계처럼 일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밌는 일이었지만 4~5년이 지나고 보니 많이 힘들었다"며 "다 나를 연예인으로만 봐서 마음 나눌 수 있는 친구도 없었다. 활동 당시 인터뷰에서 질문받으면 나에 대해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뭘 했을 때 행복한지 모르는 상태로 살아왔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후 김정화는 자신만의 시간을 갖기로 결심했지만, 어머니가 투병 생활을 시작하면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는 것. 그는 "모든 상황이 날 힘들게 만드는구나 싶었다. 그 시절 일기를 보면 '오늘 밤에 눈 감으면 내일 눈 안 떴으면 좋겠다', '당장 사라져 버렸으면 좋겠다' 등 밝은 내용이 하나도 없다. 심지어 죽고 싶다는 내용도 많았다"며 "병원에 가서 검사도 받고 실제로 우울증 진단을 받아서 약도 먹었고, 불면증도 심했다. 내 인생에서 제일 힘들었던 시기가 남들이 봤을 때 화려하고 좋아 보였던 시기가 아니었나 싶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김정화는 이날 방송에서 어디에서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 아픔을 털어놨다. 그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 많이 다투셨다. 또 언니가 방황을 했는데 그게 싸움의 원인이 되는 바람에 부모님이 더 싸웠다. 그래서 나라도 싸움의 원인이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린 시절 착한 딸로 자랄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고백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결국 김정화가 고등학생 때 이혼을 했고, 김정화는 아버지와 함께 지냈다고. 어머니와 3~4년 후에야 연락이 됐다는 그는 "어느 날 집에 오니까 엄마가 없었다. 내일은 오시겠지 했지만 안 오셨다. 그때 되게 상처를 많이 받았고 원망도 많이 했다. 엄마는 우리를 덜 사랑했나. 진짜 우리가 엄마 인생에 방해가 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물을 터뜨렸다.

또 엄마가 언니에게는 연락했지만, 자신에게는 연락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기도 했다는 김정화는 "엄마에 대한 사랑은 컸지만 내 안에는 원망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래서 의지할 곳이 없구나라고 생각했던 거 같다. 너무 힘든 상황은 기억하지 않으려는 게 있어서 그런지 기억이 잘 안 난다. 일부러 잊었던 거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 박사는 "너무 아픈 기억은 생생하게 기억하면 상처가 된다. 상처가 건드려지면 견딜 수 없어서 정말 기억에서 지운 게 아니라 마음 깊은 곳에 묻어두는 거다. 일상에서 의식적으로 잘 떠오르지는 않지만, 사실 기억 속에 없는 건 아니다"라고 위로했다. 또 "부모들은 외출할 때나 나갈 때 꼭 얘기해줘야 한다. 안 그러면 자녀들은 불안해한다. 그런 걸 유기 불안이라고 한다. 버려지는 거 같은 불안이 생기는 거다"라며 "김정화는 다 큰 상태였지만 유기 불안이 있었을 거 같다. 그래서 몇 년 후 어머니를 만났을 때 보살핌이 필요한 어머니를 김정화가 마치 엄마처럼 보살핀 거다. 그래야지만 다시 유기되지 않을 거 같고 사랑받을 거 같고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느꼈던 거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은영 박사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하게 된 건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을 거다. 근데 막내딸이 18세가 됐을 때 마음먹고 나가신 거 같다. 이제 많이 커서 내가 없어도 그래도 조금은 자기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을 때 어머니가 나가셨던 거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뒤늦게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 김정화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그는 "사랑이 너무 컸지만 내 안에 원망도 있었고 오해도 있었다. 근데 엄마가 사실은 막내딸인 나 때문에 좀 더 참았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엄마의 자리를 좀 더 지키려고 나 때문에 노력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엄마도 날 많이 사랑했던 거라는 생각이 든다. 나도 사랑받았구나 싶어서 위안이 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supremez@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