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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정통 멜로 원해"…'장르만 로맨스' 악역 벗은 김희원의 매력(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11-12 09:57

수정 2021-11-1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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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멜로 원해"…'장르만 로맨스' 악역 벗은 김희원의 매력(종합)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김희원(50)이 무자비한 악역이 아닌 귀여운 로맨스로 돌아왔다.



평범하지 않은 로맨스로 얽힌 이들과 만나 일도 인생도 꼬여가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의 버라이어티한 사생활을 그린 영화 '장르만 로맨스'(조은지 감독, ㈜비리프 제작). 극중 현의 친구 순모 역을 맡은 김희원이 12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웃사촌'(2020), '신의 한 수: 귀수 편'(2019),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7), '아저씨'(2010) 등 강렬한 장르문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악역 연기로 사랑 받아온 김희원. 그런 그가 영화 '장르만 로맨스'에서 기존에 볼 수 없는 사랑스럽고도 귀여운 캐릭터를 만나 웃픈 로맨스 연기까지 펼친다.

'장르만 로맨스'에서 김희원이 연기하는 순모는 베스트셀러 작가 현(류승룡)의 오랜 친구이자 출판사의 대표. 슬럼프에 빠져 글 한 자 못 쓰는 현을 열심히 채찍질하며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몰래 현의 전처 미애(오나라)에게는 지고지순한 순정을 바치고 있다.

이날 김희원은 '장르만 로맨스'는 기존 코미디 영화는 결이 다른 코미디라고 강조했다. "저는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처음 볼 때도 '이게 무슨 프랑스 예술 영화냐'라는 이야기를 했다. 코미디라고 하는데, 코미디처럼 보이지 않았더라"라며 "그런데 영화를 보니 캐릭터들이 모두 살면서, 적당히 웃긴 작품인 것 같다. 굉장히 흐뭇한 영화다. 상황으로 웃기는 것들도 좋더라. 그래서 기존에 나온 코미디 영화하고는 결이 다른 것 같다"고 전했다.영화에서 인상적인 멜로 로맨스 연기까지 선보인 김희원. 극중 멜로 설정 역시 작품을 택하는데 영향을 미쳤냐는 질문에 "멜로 때문에 선택한 부분도 있는데 저는 정통 멜로가 하고 싶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이어 "(이 영화에서) 멜로가 완성됐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쑥쓰럽게 웃으면서도 "멜로의 완성이라기 보다는 오나라씨가 워낙 사랑스럽고 캐릭터도 사랑스럽다보니까 거기에 맞게 연기했을 뿐이다. 순모라는 캐릭터가 어찌보면 오나라씨와 바뀐 캐릭터 갔다. 순모가 더 여리여리하고 오나라씨가 더 씩씩하고 남성같지 않나"고 말했다.

이어 김희원은 오나라가 극중 미애처럼 굉장히 사랑스러운 배우라고 전하며 "오나라는 정말 사랑스럽다는 말이 딱인 배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제가 언제나 밝고 에너지가 넘치는 오나라 배우에게 평상시에도 이런 캐릭터냐고 묻기도 했다. 그러니까 평상시에도 똑같다고 하더라. 그냥 웃고 행복하게 산다고 하더라. 참 부럽더라"고 말했다.

이어 극중 캐릭터와 자신의 싱크로율을 묻자 "극중 오나라 배우는 되게 쎄고 거칠게 연기하고 저는 순딩순딩하게 연기를 하는데, 실제 촬영장에서도 비슷했다"라며 "저는 촬영하면서 결정 장애가 있어서 이렇게 할까 저렇게 할까 고민하면 오나라 배우는 딱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선택을 하고 제안하는 스타일이라서 제가 오나라 배우의 의견을 잘 따랐던 것 같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제 스스로 섬세하다고 하면 그렇지만, 제가 입맛도 초딩입맛이고 조금이라도 지저분한 걸 잘 못참고, 그날 했던 이야기 밤에 종일 생각한다. 그날 만난 사람의 기분도 하루종일 생각하는 편이다. 괜히 내가 그때 왜 바보 같이 행동했나, 생각하는 편이다. 그래서 사는게 피곤한 편이다. 그런 면이 순모와 비슷한것 같다"라며 "그런데 연애할 때는 안그런다. 괜히 내가 우는 모습이 화가 나서 연애할 때 모습은 순모와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다.극중 절친한 친구의 전 아내와 사랑에 빠져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고민하는 순모. 김희원은 사랑과 우정,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사실 얼마전에 제 친한 친구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장례식장을 다른 친구와 함께 가면서, 속된 말로 '너는 뒤지지 마라' 그런 말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무 이야기나 다 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야 하는데, 그 친구가 죽으면 내 삶이 너무 심심할 것 같다. 여자, 사랑하는 여자도 그런 것 같다. 인생에 있어서 그런 여자가 한명은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냥 사랑과 우정, 어느 게 더 중요한지는 선택하기 힘든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만약 제가 극중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그냥 양쪽 친구와 여자에게 둘 다에게 솔직하게 말했을 것 같다. 친구가 괜찮다고 하면 만나고 안된다고 하면 못만날 것 같다. 둘다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전 순모처럼 숨기고 만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중 순모의 절친한 친구 현 역을 연기한 류승룡에 대한 이야기도 전했다. 류승룡의 이야기가 나오자 "류승룡 씨가 정말 사람이 깊이가 있다"고 입을 연 그는 "늘 차를 마시고, 웃긴 얘기라고 하는데 좀 아재 개그를 한다. 아재 개그를 잘 섞으면서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연기를 한 30년 정도 하신 분인데, 깨달음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굉장히 가정적이시다. 이렇게 사는게 좋은 것이다 라는 나름의 확고한 가치기도 있다. 마음이 넓기도 하고 여리기도 한다. 그걸 대화 속에서 많이 느낀다. 이 사람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나라 씨도 그렇고 류승룡 씨도 그렇고 함께 하는 사람들이 따뜻하니까 영화가 더 따뜻하게 나온 것 같다. 조은지 감독도 다른 사람에게 싫은 소리를 못한다. 혹시나 자기 말에 상처받을까봐 오히려 눈치를 보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영화도 그런 톤으로 나온 것 같다. 정말 모가 안난 사람들이다"며 웃었다.이날 김희원은 대중에게 강력하게 박혀 있는 악역 이미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제가 악역 이미지가 있으니까 코믹하고 선한 캐릭터를 하고 싶다는 바랐던 것도 맞다. 그리고 배우가 한 가지만 할 수 없으니까 여러가지를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언제나 똑같은 건 별로 해보고 싶지 않다. 계속 다른 것을 해보려고는 하지만 제 의도대로 관객분들에게 기억되지는 않는 것 같다"고 솔직히 말했다. "사실 많은 작품을 보셔야지 저에 대한 이미지가 바뀌실 것 같다. 그 작품이 많은 분들이 봐주셔야 바뀌는 거니까. 그런데 '바퀴 달린 집'에서 제 이미지가 바뀐 것도 있는 것 같고, '불한당' 이후에도 좀 바뀐 것 같은데, 제가 의도한건 아니다"며 말을 더했다.

영화 속 모습이나, 최근 '바퀸 달린 집'에서 보여준 소탈한 모습, 어느 모습이 더 마음에 드냐는 질문에 김희원은 "당연히 '아저씨'의 나쁜 놈 모습은 마음에 안든다. '바퀴 달린 집'도 사실 제 100%의 본 모습은 아닌 것 같다. 사실 전 항상 짜증이 나있는 편"이라고 솔직히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짜증을 많이 내는 사람이다. 살면서 별로 즐거운 것도 없다. 그냥 다 귀찮아 하는 편이다. 귀찮고 짜증나는게 저의 모습의 90%인 것 같다. 소탈한 것도 잘 모르겠다. '바퀴 달린 집'에서 편집을 잘 해주셔서 제가 소탈하게 보이는 것 같다. 제가 짜증내는 모습은 다 편집으 해주는 것 같다"며 웃었다.또한 김희원은 시즌을 계속 이어가며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고정 예능 '바퀴 달린 집'에 대해 "사실 제가 캠핑을 굉장히 싫어한다. 밖에 하루종일 있는게 굉장히 피곤한 일이다. 바람을 막아주는게 있고 바닥이 반듯하게 행복한 일이다. 바람이 안막아주고 땅이 반듯하지 않으면 피곤하다. 예능도 저와 안 맞는거 같은데 잘 봐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한편, '장르만 로맨스'는 단편 영화 '2박 3일'로 2017년 미쟝센 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하며 감독으로서 능력과 가능성을 인정받은 배우 조은지의 첫 장편 연출작이다. 류승룡, 김희원, 오나라, 이유영, 성유빈, 무진성이 출연한다. 오는 17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soun.com, 사진 제공=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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