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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란 "이혼하니 사랑했나 싶어→다리 상처에 선정적 오해" ('금쪽상담소')[SC리뷰]

이우주 기자

입력 2021-11-06 00:39

수정 2021-11-06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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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란 "이혼하니 사랑했나 싶어→다리 상처에 선정적 오해" ('금쪽상담소…


[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금쪽상담소' 김경란이 '틀'을 가지게 된 배경엔 어린 시절 상처들이 있었다.



5일 방송된 채널A 예능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는 KBS 아나운서 출신 김경란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김경란은 '금쪽상담소'에 출연한 이유에 대해 "인생 살면서 많이 들은 얘기 중 하나가 '네 틀을 언제 깰 거니'였다. 그 틀이 대체 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김경란은 KBS를 퇴사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패널들에게까지 아직 '아나운서 이미지'로 남아있었다. 김경란은 "사실 저는 틀을 많이 깼다. 회사라는 틀도 퇴사로 깼고 이혼도 했다. 근데 자꾸 틀을 깨라 한다"고 답답해했다.

이에 오은영은 "남이 만들어준 틀이 있고 내가 고수하는 틀이 있다. 아나운서 이미지가 남이 만들어준 틀이라면 내가 꼭 지켜야 하는 습관이나 가치관은 내가 갖고 있는 틀"이라며 김경란에게 '자신의 틀'에 대해 물었다.

김경란은 "일주일에 필라테스 두 번, 다른 운동 두 번. 아침을 항상 먹는 것(이다.) 먹는 메뉴도 거의 일정하다. 전날 과음을 해도 아침에 샌드위치나 샐러드를 먹는다"고 밝혔다. 김경란은 아무것도 안 하고 쉬는 걸 최근 처음 해봤다고. 소파에 누워본 적도 없다는 김경란은 이제 그 틀을 깨려 한다며 "쉬는 날 과자 두 봉지랑 음료를 침대에 갖고 올라갔다. 과자를 갖고 가는 걸 한 번도 안 해봤는데 해보라더라. 그게 고문 같았는데 쉬는 것도 훈련이더라. 해보니까 중독성이 있더라"라고 뒤늦게 쉬는 맛을 알았다고 밝혔다.

김경란의 인간관계는 좁고 깊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을 힘들어하기 때문인데, 그 배경엔 억울한 오해들로 받은 상처가 있었다. 김경란은 "패션 화보를 찍었는데 노출 하나 없이 긴 드레스였다. 근데 섹시 화보를 찍었다는 식으로 나오더라. 제 뒤에서 어떤 선배가 제가 들으라는 듯이 '요즘 애들은 저렇게까지 해서 뜨고 싶어해?''라더라. 졸지에 뜨고 싶어 안달 난 애가 됐다"고 털어놨다.

또 "평소에 잘 넘어져서 무릎, 팔에 상처가 많다. 무심코 스타킹을 안 신고 제작발표회를 갔다가 전신 사진이 찍혔다. 그런데 제 다리를 보고 어마어마한 말을 하더라. 선정적인 말까지 있었다. 오랫동안 결혼 안 하는 것도 성격이 더러워서라더라. 그런 얘기가 저를 형성했다. 그래서 안 보여주게 되고 더 움츠러들게 되더라"라고 밝혀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하지만 그런 억울한 일이 생겼을 때도 김경란은 "내 문제인 것 같다"고 자기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는다고. 자기 자신에게서 문제를 찾아야 불안함이 완화되는 김경란의 방어 기제가 형성된 데에는 어린 시절 왕따의 경험 때문도 있었다. 김경란은 "초등학교 때 저에게 딴지 거는 친구가 있었다. 6학년 때 전학을 갔는데 그 친구가 전화를 했다. 나도 그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며 잘 지내보자더라. 이번에도 반장에 나가면 밀어주겠다더라. 근데 막상 다른 애를 밀어주고 있었다. 근데 제가 반장이 돼서 왕따가 됐다"고 어렸을 때 겪었던 왕따 경험을 털어놨다.

이후 밝고 적극적이었던 김경란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졌다고. 김경란은 "저는 원래 발표도 잘 하던 애였는데 사람들이 저를 쳐다보는 게 너무 힘들더라. 국어책을 읽는데 손에 땀이 날 정도였다. 그걸 돌파할 방법이 없었다. '정직하게 흠 없이 살면 언젠간 알아주겠지'가 유일한 희망이었다"고 털어놨다.

오은영은 그런 방어기제가 부모님에게서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며 부모님과의 관계를 물었다. 김경란은 어린 시절 부모님이 상당히 엄격했다고 떠올리며 "부모님은 제가 언제, 어디서, 무얼, 어떻게, 왜 하는지 항상 알아야 했다. 부산 MBC에 합격했을 때 부모님이 제 방에 유선전화를 설치하셨다. 그 전화를 받아야 하루가 끝났다"며 "새벽 라디오를 해서 2시에 방송이 끝났다. 그래도 20분 안에 집에 가야 한다. 27~30분엔 부모님한테 전화가 온다. 제가 올 때까지 잠을 못 주무신다"고 밝혔다.

가족과의 분리가 서로를 위해 좋을 거라 판단했지만, 독립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 심한 반대를 이겨내고 37살이 돼서야 독립을 했다는 김경란은 "제가 더 빨리 주체적이었더라면 시행착오를 빨리 끝내지 않았을까 싶다"고 아쉬워했다.

"여자는 나를 좋아하는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 아버지의 가르침, 학창시절 왕따 경험 등의 영향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감정에 대해 잘 모르겠다는 김경란. 김경란은 "누군가가 저를 좋아하면 가산점을 많이 줬다. 제 감정에 대해서는 안 물어보고 끌려 다녔다. 헤어지고 났는데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한 거 같지 않더라. 내가 왜 만났을까 싶었다. 내가 사랑은 해봤을까 싶었다. 어쩜 내가 모르는 게 아닐까 싶다"고 이혼을 언급했다.

이에 정형돈은 "사랑해서 결혼한 게 아니냐"고 조심스럽게 물었고 김경란은 "변하지 않을 거 같은 마음을 표현하는 거에 굉장히 높은 가치부여를 했다. 내 마음에 대해서 내가 잘 알고 진행됐던 게 아니었을 수 있겠다 싶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지가 중요했다. 내가 이 사람을 사랑하는가에 대해선 어떤 감정을 믿어야 될 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오은영은 "결혼 생활 중 정서적 교류는 잘 됐냐"고 물었고 김경란은 "그게 가장 부족했다. 이해하려고 부단히 노력했지만 할 수 없었다. 너무 내 감정을 몰랐다. 내 자신에게 미안할 정도로 몰랐다"고 털어놨다.

wjle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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