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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예은 그리 그리고 환희…'부모'라는 굴레를 벗어던질 때

고재완 기자

입력 2021-11-02 12:15

수정 2021-11-04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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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은 그리 그리고 환희…'부모'라는 굴레를 벗어던질 때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부모는 항상 기댈 수 있는 존재 같지만 어떤 이에게는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오히려 부담이 될 경우가 있다.



특히 유명인, 연예인에게 부모가 그런 존재가 되면 속으로 '끙끙' 앓을 수밖에 없다. 자칫 그 사실까지 대중에 공개된다면 더 큰 부담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더걸스 출신으로 솔로 가수 활동을 하고 있는 예은은 1일 방송한 SBS플러스 '연애도사' 시즌2에 출연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이날 아버지의 사기 사건에 대해 이야기하며 눈물을 흘렸다. JYP에서 10년 생활을 마치고 회사를 옮겨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단계에서 아버지가 사기죄로 구속당한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 예은은 "앞서 오랜 시간 아버지를 안 보고 살았고, 많이 미워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사기죄로 구속되기 3~4년 전부터 다시 연락하고 만나기 시작했다"며 "남자를 못 믿고 밀어내는 게 아버지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 그런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아버지와의 관계를 회복하려고 노력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아버지가 '상처를 줘서 미안하다'며 무릎을 꿇고 사과도 하셨고, 한 인간으로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사건이 터지고 나니 '날 이용한건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예은의 아버지'라는 걸 내세워 불미스러운 일을 벌였다. 그때 모든 신뢰가 무너졌다. 사람을 믿는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해졌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본업인 가수 활동보다 김구라의 아들로서 방송 활동에 더 활발한 편인 그리 역시 부모의 그늘에서 아직까지 자유롭지 못하다. 방송에서하는 모든 멘트들이 김구라의 늦둥이 아들이자 그의 동생, 그리고 그의 친어머니와 엮인다. 그리도 같은 방송에 출연해 "아버지가 과거에 했던 발언 때문에 자숙의 시간을 가졌을 때가 있었다. 그 때 어린 나이였는데 학교에 가기가 두렵더라. 부모님은 '괜찮다'고 하셨지만 사람 마음이 그렇게 되지 않았다. '나가면 나를 어떻게 볼까' 그런 시선들이 걱정됐다"며 "두 번째는 부모님의 이혼 과정에서, 사춘기니까 좀 부끄럽다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아무래도 그 때 인터넷으로 댓글도 보고 하니까, '내일 학교 가서 어떻게 하지'하는 생각부터 들었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사실 당시 김구라의 이혼 과정은 언론을 통해 생중계됐던 만큼 그리의 부담은 상상을 초월한 수준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덧붙여 그는 "친어머니가 현재 제주도에 살고 있다. 어머니를 책임져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 한 달에 한 번 가서 뵙는데, 어머니가 좋은 말씀들을 많이 해주시고 선물도 주신다. 나를 위해서 절에 가서 기도도 하시고 그런 것들이 좀 힘이 된다. 그런 것들에 더 잘해야 된다는 마음이 있다. 용돈도 많이 드리고 싶다. 그러면 더 행복하더라"며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부모로부터의 부담을 넘어서려는 이도 있다. 최근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했던 '지플랫' 최환희는 "돌아가신 부모님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나에게 '힘내라'고 자주 한다. 응원의 뜻을 담은 말은 좋지만 이제는 살짝 그만했으면 한다. 이게 너무 많이 달리니까 가끔 응원보다는 동정심으로 느껴질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오은영 박사는 "'힘내라'의 진정한 뜻은 '죽지 말고 잘 살아야 해'라는 것"이라는 '뼈때리는' 해석을 내놨다. 이에 최환희는 "나와 대중들 사이에 있는 것이 뭔지를 정확히 알지 못했는데 '그런 뜻이었을 수도 있겠구나' 싶다. 더 열심히 살아가야겠다"고 미소지었다.

본인이 아닌 부모를 통해 자신이 투영되는 현실이 힘겨울 수 있지만 그 굴레를 벗어던져야 비로소 본인의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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