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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인 "정인이 진료, 팔 뽑혀 있고 안 부러진 데가 없더라" 분노 ('옥문아') [SC리뷰]

정안지 기자

입력 2021-08-25 01:31

수정 2021-08-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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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인 "정인이 진료, 팔 뽑혀 있고 안 부러진 데가 없더라" 분노 ('…


[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이 정인이 사건의 학대에 대한 증거들을 언급하며 "'악마가 있나'고 생각이 들더라"며 깊은 회의감이 들었던 당시를 털어놨다.



24일 방송된 KBS 2TV '옥탑방의 문제아들'에서는 흉부외과 교수 송석원과 응급의학과 전문의 남궁인이 출연했다.

이날 남궁인은 "우리 병원에서 담당을 했었다"라며 정인이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작년 10월 전 국민이 분노한 정인이 사건은 16개월 아이가 양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사건이다.

남궁인은 "의사가 보기에는 (학대) 과정이 너무나 정확하게 보인다"며 "아이가 어떻게 어떤 과정으로 맞았는지 엑스레이와 CT로 설명이 된다"라며 했다.

그는 "뼈가 부러진 데가 시기별로 다르고 팔도 하나 뽑혀 있고 전신이 안 부러진 데가 없는데다가 CT에 배가 다 차 있는데, '학대 당하다가 맞아서 죽었구나' 이런 게 보인다"며 학대에 대한 증거들을 언급해 충격을 안겼다.

남궁인은 "세상에서 존재하지 않아야 될 무언가가 있다면 바로 이것(아동학대)다"면서 "어른들이 왜 아이를 학대해서 이렇게 만드는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동학대는 '내가 아이를 때렸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우리 아이가 걱정된다. 훈육이다. 살려달라'고 한다"면서 "우리는 이 과정을 다 보는데 결과도 같이 보지 않냐. '인간이 무엇인가. 악마가 있나' 이런 생각이 든다"며 착잡함을 드러냈다.

남궁인은 "아동학대로 오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에서 실제로 일 년에 30명 이상이 맞아서 죽는다. 아동학대 집계로"라면서 "병원까지 못 오고 죽으니까 사실은 백 명쯤은 된다는 결과도 있다"고 했다. 그러자 송석원은 "그런 거 보면 사람이 싫겠다"고 했고, 남궁인은 "그때는 치료도 받고 잠이 안 오더라. 삶이 다 징그럽더라"고 털어놨다.

생과 사의 중심에 있는 의사. 남궁인은 '묘비명이 쓰고 싶은 글이 있냐'는 질문에 "거의 매일 죽음을 봐서 죽음이 진짜로 온다면 묘비명에 이렇게 써달라고 할 거 같다. 이게 드디어 나에게도 오는구나"라며 했다.

송석원은 "흉부외과 의사로서 나도 똑같이 죽는 날이 올 건데, 의사를 표현하는 방법이 여러가지 있는 것 같다"며 "명의. 착한 의사. 나는 명의라는 말보다 '환자들한테 최선을 다했다. 끝까지'라는 그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 "의사들 속 깊이는 진심이 있다는 거, 최선을 다했다는 거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방송 말미 남궁인은 "응급실에도 나를 보면 안 된다고 말씀을 하신다. 그런데 송석원 선생님은 나보다 더 봐서는 안 될 분이다. 이 분 수술대 위에 오르면 위험하다"면서 "우리는 사석에서만 봤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인사를 건넸다.

anjee8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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