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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혜지 "기회 잡고 성장..놓치기 싫었어요"..'알고있지만'으로 찾은 새얼굴(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8-22 08:33

수정 2021-08-22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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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혜지 "기회 잡고 성장..놓치기 싫었어요"..'알고있지만'으로 찾은 …
사진=어썸이엔티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양혜지(25)가 '알고있지만'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발견했다.



21일 종영한 JTBC 토요드라마 '알고있지만'(정원 극본, 김가람 연출)은 사랑은 못 믿어도 연애는 하고 싶은 여자 유나비(한소희)와 연애는 성가셔도 썸은 타고 싶은 남자 박재언(송강)의 하이퍼리얼리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 양혜지는 극중 오나비의 절친이자 '어디에든 존재하는' 오빛나로 등장해 남규현(김민귀)와의 로맨스 호흡을 보여주며 주목받았다.

오빛나는 양혜지가 연기한 캐릭터들 중에서도 유독 달랐던 캐릭터. 전작이던 '라이브온'에서 모범생을 연기했던 그는 '알고있지만'에서는 본능에 따라 움직이는 여대생 오빛나로 분했다. 양혜지는 "작년에 학교를 졸업했는데, 오빛나를 만들기 위해서 '이 사람의 이것', '저 사람의 저것' 등 많은 소스를 가져왔다. 그런 소스 하나 하나를 보고 보시는 분들이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인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며 빨간 탈색 머리 스타일링에도 신경을 썼다고 했다.

평소 원작 웹툰의 팬이었다는 양혜지는 오빛나가 되는 과정 자체에서도 설렘을 느꼈다고. 그는 "제가 좋아하는 웹툰의 오디션이 저에게 들어온 것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이 기회를 잡아서 놓치면 안되겠다고 생각해서, 당시에 제가 중단발에 검정 머리였는데, 헤어피스를 사서 빨간색으로 탈색을 해서 하고 갔다. 의상도 빛나의 1회 의상과 똑같이 사서 입고 갔는데, 그 상태로 오디션장의 문을 열자마자 감독님께서 '어!'해주시면서 '이렇게까지 준비해서 올 줄 몰랐다'고 하셨는데, 긍정적으로 봐주셔서 함께하게 된 거 같다. 후회 없이 하자는 생각을 했었는데, 감독님께서 그 상황에서 연기도 빛나답게 알맞게 했다고 해주셔서 모든 게 다 맞아 떨어진 거 같다"고 말했다.

외적인 모습을 완벽히 맞춘 양혜지는 오빛나의 모습을 더 다양하게 보여주기 위해 내면도 변화를 시작했다. 그는 "사실 자유연애주의자인 빛나가 완전히 이해가 되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런데 빛나 입장에서 보면 빛나는 오랜 연애를 해본 적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 이유가 길게 연애를 하고도 헤어지면 남이 되는데, 뭐하러 여력을 쏟느냐는 마음이었던 거 같다. 어떻게 보면 빛나는 1학년 때부터 규현이가 있었고, 밥을 먹고 싶어도 영화를 보고 싶어도 규현이와 함께했다. 그러다 보니 연애의 필요성을 못 느끼지 않았나 싶다"며 "빛나는 사실 규현이와 연애를 하고 있었는데, 자각을 못했던 거라고 생각했다"는 생각을 밝혔다.

웹툰 속에서는 '비호감' 캐릭터로 그려졌던 오빛나를 호감캐로 만든 것도 양혜지의 힘이었다. 그는 "빛나라는 캐릭터가 자칫 잘못하면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면 어디에든 끼고, 남들이 얘기하고 싶지 않은 것도 빛나는 궁금해서 물어보니까. 그런데 연기할 때 절대 그렇게(비호감으로) 보이고 싶지는 않았다. 빛나를 표현하는 사람이 저니까, 빛나를 이해하고, 이 아이가 왜 이런 행동을 하는지 알아야겠다는 것이 제일 커서, 빛나의 행동과 생각을 분석했다"고 했다.

양혜지는 치열한 고민 끝에 오빛나를 이해하게 됐다. 그는 "빛나를 연기하며 힘들었던 부분도 많았다. 저는 술을 그렇게 만취할 때까지 마시는 걸 안 좋아하는데, 빛나는 저와 거리감이 있었고, 대사도 규현이에게 말이 너무 센 거 아니냐고 말씀을 드렸을 때 감독님은 '필요한 부분'이라고 하셨다. 근데 그 상황에서 저는 제 자신에게 화가 났다. 당연히 빛나라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건데, 제가 할 수 있냐 없냐를 양혜지로서 판단한 게 아닌가 싶어서 '더 차지게 연기해야지' 했다. 충분히 빛나를 이해하려는 시간을 보냈어서, 빛나를 이해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양혜지의 노력 덕일까. 오빛나와 남규현 커플은 메인 커플이던 유나비, 박재언 커플에 버금가는 사랑을 받았다. 양혜지는 "규현이라는 캐릭터가 빛나가 무슨 말을 하든 다 받아주는 인물이라서 저도 빛나를 연기하며 갑자기 짜증내고, 고백하고, 소리지르는 극단적 감정변화를 다 표현할 수 있어서 오히려 재미있는 부분이 있었다. 그런 걸 어떻게 하든, 규현이는 빛나를 다 받아줘야 하니까. 그래서 더 편하게 20%만 할 것을 40%, 50%를 해도 받아줄 것을 알아서 편하게 연기한 거 같다"고 밝혔다.

'라이브온' 이후 곧바로 '알고있지만'으로 돌아온 양혜지는 "'라이브온' 소현이가 '알고있지만' 빛나 맞느냐"는 반응들에 기쁨을 느낀다고. 양혜지는 "'양혜지가 연기한다'가 아니라, 지소현으로, 오빛나로 봐준다는 건 배우에게 가장 큰 칭찬이다. 그게 가장 기분이 좋았고 뿌듯했다. 정말 다행히 내가 다른 사람을 연기하려 했던 것이 그래도 사람들에게 보여졌다는 것이 감사했다. 연기를 잘한다고 칭찬을 해주면 그게 좀 크게 남는 거 같다. 초기 팬분 중에 '로아'라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유전적으로 병을 얻어 수술을 했다고 하더라. '한달간 언니 덕분에 웃을 수 있다'는 글을 써줬는데, 그 말에 막중한 책임감이 느껴졌고, 누군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며 팬들의 반응에 대한 마음을 고백했다.

"쉬는걸 싫어한다"고 할 정도로 일에 대한 욕심을 보여주고 있는 양혜지는 차기작을 위해 다시 한 번 달릴 예정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연기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생길 수 없지만, '내가 화려한 게 어울리는구나'를 알게 됐다. 탈색도 스모키 화장도 처음 해봐서 수수한 것만 어울릴 줄 알았던 제가 다른 것도 소화할 수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런데 연기는 볼 때마다 아쉬운 게 많아서, 오히려 저에게는 더 좋은 거 같다. 만족을 하면 도태되니, 오히려 항상 이렇게 만족을 못하는 상황이니 다른 것에 악착같이 달려드는 게 아닌가 싶다"며 "저는 선택받은 일을 하고 있지 않나.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게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만큼의 값어치를 보여줘야 하는 거 같다. 저는 배우라 연기를 잘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끊임없이 도전을 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의지를 다졌다.

양혜지는 '알고있지만'을 마친 뒤 차기작을 찾는다. "일을 좋아하기 때문에 쉬고 싶지 않다"는 마음을 다시금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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