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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남 "40년 연기인생, 새 장르 열었지!"..'결사곡'으로 만난 '인생캐'(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8-12 10:19

수정 2021-08-12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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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남 "40년 연기인생, 새 장르 열었지!"..'결사곡'으로 만난 '…
배우 이종남이 본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이종남은 TV조선 주말드라마 '결혼 작사 이혼 작곡2'와 예능 프로그램 '골프왕'에서 활약을 펼치고 있다. 광화문=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1.08.10/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종남(58)이 데뷔 40년 만에 '인생캐'를 만났다.



1982년 KBS 9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이종남은 2011년 방영됐던 SBS '신기생뎐' 이후 10년 만에 임성한 작가와 재회했다. 당시 작은 역할로 방송에 비춰졌던 이종남이었지만, 임성한 작가는 자신의 복귀작인 TV CHOSUN '결혼작사 이혼작곡2'(피비(임성한) 극본, 유정준 연출)를 만들며 이종남을 재차 부른 것.

최근 광화문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난 이종남은 "사실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없고, 얼굴을 뵌 적도 없었는데 이번에 저를 불러주셨다. 그 사이에 은퇴를 하셨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런가 보다'했었는데, 어느 날 딸이 '그 작가님 책 써!'라고 하더라. 건강서적을 쓰시는구나 싶었다. 그런데 기사에 툭 '임성한 작가 복귀!'라고 하더라. 그래서 또 '복귀하시나보다'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한달인가 후에 전화가 왔다. 나한테까지 연결이 되니 너무 신기하더라. 그냥 감사할 따름이었다. 제게 너무 큰 기회를 주셨다는 말 밖에 못하겠다. 그동안은 일일드라마나 다른 연속극에서 방방 뜨고 발랄한 역할만 했었는데, 이번엔 차분한 역할이었다. 의외로 또 저와 맞는 거 같았고, 주변 언니들도 '너랑 맞는 거 같다. 제대로 만난 거 같다'는 얘기를 해줬다"고 했다.

이종남은 극중 판사현(성훈)의 어머니이자 판문호(김응수)의 아내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줬다. 어머니로서는 판사현의 외도를 알아차리게 되는 모습으로, 아내로서는 판문호와 황혼 로맨스를 그리는 모습으로 시선을 모았다. 일부 시청자들은 '임성한 작가의 최애 커플'이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이종남은 "가족들도 그러는데 '보는 즐거움이 있다'고 하더라. 그냥 엄마 역할일 줄 알았는데, 부부로서 감정을 표현하는 신도 있고, 아들과 엮이는 이야기, 남편과 이야기를 만들어주셨다. 사실 다른 드라마에서 엄마들은 거의 할 일이 없다. 젊은 친구들이 하는 거고 그게 중심이 되는 건데, 이번엔 엄마, 아빠까지 나오고 참 독특했다. 김응수씨의 성격이 확실하다 보니 저도 덕을 본 거 같다. 확실하게 화내는 연기를 보여주고 하니, 저도 가만히 있어도 '쪼는'게 되니 '남편 덕'을 많이 봤다. 그래서 농담으로 '남편 잘 만났다'고 했었다"고 말했다.

남편뿐만 아니라 아들까지도 '잘 만났다' 싶었던 이종남이었다. 그는 "모든 스태프가 다 좋았는데, 성훈이가 특히 좋았다. '신기생뎐'을 함께 했었는데, 지금의 성훈이는 그때의 성훈이가 아니다. 이제는 현장을 리드하고 현장에서 웃기기도 한다. 깜짝 놀랐다. 연기도 좋아졌고, 분위기 리드하는 것도 보면서 너무 좋았다. 그리고 사실 주인공들은 밖에서 만나도 반갑게 인사 안 하는데, 어느 시상식에 갔는데 성훈이가 저에게 오더니 인사를 하더라. 모른 척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성훈이는 반갑게 인사해줘서 너무 고맙더라"며 아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결사곡'을 통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종남은 10여년 만에 임성한 작가와도 독대하며 시간을 보냈다. 그는 "처음으로 이번에 한 번 밥을 사주셨다. 다 끝나고 나서 제게 밥을 사주셨는데 정말 영광이었다. '모두들 고생했다'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저도 '신기생뎐' 끝나고 제게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며 임성한 작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종남은 특히 40여년 연기자로 생활하면서 쉬지 않고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한다고 했다. 그는 "40년 가까이 되는데 스무살 때부터 일을 했는데도 한 해도 쉰 적이 없었다. 딱 한 번 1년을 쉬었는데 그럼에도 계속 일이 이어졌다는 게 감사하다. KBS 공채 출신으로 지금도 활동하는 사람이 거의 몇 명 안 되는데, 그 중에 한 명인 것이 감사하다. 사실 전 잊혀지는 게 두려운데, 잊혀질 만하면 나오고, 또 잊혀질 만하면 나오게 되는 것도 감사한 일이다. 이 나이에, 나 아직 오라는 데도 있고 인터뷰 하고 싶다는 사람도 있지 않냐"라며 웃었다.

예능프로그램도, 광고도 찾아주는 곳이 하나 둘 생기고 있다고. 이종남은 "예능 프로그램들에서도 관심을 보였는데, 집에 와서 찍어야 하고, 저희 집엔 강아지도 고양이도 있어서 마음에 부담이 되더라. 또 '결사곡' 촬영 중이기도 해 '하나만 잘하자'고 하는 상황이었다. 또 광고도 들어왔었다"며 "이제는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야겠다. 우리는 내가 '하겠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캐스팅이 되는 입장이다 보니 아직은 그런 게 많다. 다들 내 마음과 같아야 할텐데 싶다. 전 '가늘고 길게!' 더 바라는 건 없다"고 했다.

이종남은 '결사곡'을 통해 드디어 '인생캐'를 만났다. "나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고 생각한다. 우아한 것을 해본 적이 없는데, 완벽히는 못해봤지만, 내가 해보지 못한 걸 해본 거다. 그동안은 주렁주렁 달고 나오고, 반짝이에 꽃무늬 옷을 많이 입었었는데, 이번에는 한복도 거의 무채색 비슷하게 입었고, 가끔 나를 망각할 때도 있었다. 욕심을 버리고 더 우아한 소예정을 만들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든다. 이 작품을 하면서는 딱 하나만 생각했다. '누를 끼치지 말자'는 생각. 작가 선생님께 내가 가진 것을 다 보여줄 수 있는, 진심만 전달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내 감정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 '나는 이 감정을 느꼈고, 전달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결사곡'은 내년 방영될 시즌3를 예고한 상태다. 이종남은 "결말은 정말 읽으면서도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했었다. 시즌2를 할 때도 친구들을 만나면 '너무 기다려져. 너무 궁금해!'라고 했는데 시즌3는 더 그럴 거 같다. 앞으로의 이야기를 상상해 보지만, 그저 우리의 상상일 뿐이다"라며 자신 역시 시즌3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종남은 '결사곡' 시즌3까지 계속해서 인생의 전성기를 이어간다.

"오래 작품을 했지만, 이 나이 또래에 엄마들, 부모들이 부각되는 건 거의 없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존재감이 있게 그려지고, 그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게 좋았고, 이 나이에 많이 보여진 것 역시 행복했다. 결혼하고 인터뷰를 해본 적이 없는데, 인터뷰도 하고 웬일이야!"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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