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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시즌3? 결말까지 생각"..'킹덤 : 아신전' 김은희 작가, 10년간 실패無 이유(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7-29 15:16

수정 2021-07-29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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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즌3? 결말까지 생각"..'킹덤 : 아신전' 김은희 작가, 10년간…
사진=넷플릭스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킹덤 : 아신전' 김은희 작가가 시즌3에 대한 생각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킹덤 : 아신전'(김은희 극본, 김성훈 연출)은 92분으로 구성된 스페셜 에피소드.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의 이야기를 담아내 기대를 모은다. '킹덤' 시즌2 말미 등장해 무수한 궁금증을 낳았던 아신의 정체와 생사초에 얽힌 비밀과 기원이 밝혀진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전세계의 기대를 받았다.

공개 직후부터 관심을 받은 '킹덤 : 아신전'은 전지현이 매력적인 캐릭터 아신으로 분했다는 점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또 시즌2에서 어영대장 민치록으로 분해 궁궐을 지켰던 민치록이 북방 경계를 지킨 군관으로 출연했다. 또한 김뢰하는 부락 전체를 돌보며 밀정 역할도 마다않는 아신의 아버지 타합으로, 구교환은 조선의 북쪽 경계를 위협하는 파저위의 수장인 아이다간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에 '킹덤 : 아신전'은 넷플릭스 전세계 랭킹 2위로 출발했다. 한국과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8개국에서는 1위를 기록했고, 프랑스에서 2위, 미국에서 9위를 기록하는 등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김은희 작가는 29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취재진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킹덤'의 스페셜 에피소드, '아신전'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 작가는 "사실 '킹덤' 시리즈는 내놓을 때마다 '이게 진짜 가능하다고? 여기까지 왔다고?'하면서 감사한 기분이 크다. 처음 생각했을 때부터 절대 만들어지지 못할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덧 시즌1과 시즌2를 끝내고 아신전까지 왔다. 훨씬 하고 싶었던 '북방 세계관'으로 가는 디딤돌까지 왔는데, 이제는 북방의 이야기도 가능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설레기도 감사하기도 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게다가 '아신전'은 전지현의 존재만으로도 완성이 된 바. 김 작가는 전지현과의 호흡, 전지현과 아신의 만남에 대해 "처음부터 전지현 배우를 염두에 두고 썼다"고 했다. 그가 '베를린'과 '암살'에서 보여줬던 슬픈 눈이 '아신전'을 써내려가는데 바탕이 됐다는 것. 김 작가는 "사실 캐스팅을 할 때는 90%가 다 걱정이고, 이 배우님이 안 해줄 수 있다는 전제를 갖고 습작한다. 어떻게든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매달려서 만들어내야겠다고 생각했다. 전지현 배우가 아니라면, 어떤 배우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생각이 나지 않았다. 거의 무릎을 꿇고 부탁을 드렸는데 허락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게다가 대사가 없이 이어지는 감정 연기나 액션에서도 완벽했던 전지현이다. 김 작가는 "사실은 대사가 없이 표현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심지어 활을 쏘든 달리든 지붕에 올라가든 액션 연기도 너무 멋졌던 거 같다. 벌판을 달리는 신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달리는 것 자체도 하나의 칼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약간 짧은 분량이긴 했지만, 너무나 완벽하게 보여주셔서 '역시나 너무 어울리는 배우였구나' 하면서 너무 감사했다"고 밝혔다.

'킹덤 : 아신전'은 공개 이후 잔잔한 속도감에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시즌1과 시즌2까지 속도감을 바탕으로 한 액션이 주로 그려져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면 이번엔 정적인 분위기 속에 아신의 심리가 더 촘촘하게 그려졌던 것. 김 작가는 이 호불호에 대해 "사실 어떤 논란이 있다면, 대본을 쓴 작가의 책임인 거고, 그 책임을 통감하면서 더 깊은 글을 앞으로 고민해야 할 거 같다"고 했다. 이어 "사실 '킹덤 : 아신전'은 아신이란 인물이 누구인지, 왜 한을 가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극한 감정을 주로 표현하려 했고, 그러다 보니 액션보다 감정의 깊이를 조금 더 많이 고민했던 거 같다. 저도 만들어진 걸 보면서 제가 쓴 것 중에 가장 어둡고 날이 선 얘기로 받아들이실 거라고 생각했다. 제가 표현하려던 기획 의도가 이거다 보니, 아쉽더라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고 담담히 설명했다.

그럼에도 '아신전' 만의 매력은 확실하게 드러난 외전이었다. 김 작가는 "북방이라는, 사실은 낯설고 척박한 곳이자 애인들의 침략이 더 많았던 곳이라는 기록을 읽다 보니 '낯선 북방의 세계를 어떻게 하면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을 했었다. 그런 고민이 있었는데 김성훈 감독과 '킹덤' 스태프들이 정말 대단하게 북방의 매력, 자연이 주는 스산하고도 삭막한 느낌을 화면만으로도 잘 전달하지 않았나 싶다"며 엄지를 들었다.

다만, '아신전'에서는 여신족에 뿌리를 둔 아신이 조선에 대한 복수심을 키우고 있다는 점에 당위성을 불어넣어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아쉬움을 더하기도 했다. 쓴소리에 김 작가는 "사실 아신은 그 무엇도 아닌 성저야인이다. 그 사람의 가장 깊은 한을 표현하고 싶었다. 그런데 조선의 군관들, 파저위들, 북방의 거친 삶을 보여주고 싶었던 거 같다. 무엇이 선이고 무엇이 악인지가 아니고, '조선 군관이라 악했다', '파저위라 악했다'가 아니라 그 안에서도 좋은 사람이 물론 있었겠지만, 아신전에서는 보여드리지 못했다. 시즌3에서 여러 캐릭터들의 성격을 보여드린다면, 그런 오해가 조금이나마 사라지지 않을까 싶다"고 자신했다.

때문에 시즌3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아직은 혼자만의 생각"이라고 하기는 했지만, '세자전' 이후 '킹덤' 시리즈는 시즌3까지도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바. 김 작가는 "사실 '아신전'은 시즌1과 시즌2의 프리퀄이다. 저만의 상상력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로,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 중 생사초의 가장 최초의 이야기가 될 거다. 시즌3는 현재 확정된 것이 없어서 뭐라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저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시즌3의 결말은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까지 완료한 상태"라며 "시즌3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거친 벌판이라든지, 그런 곳에서 역병이 발발했을 때 사람이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어떤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을지에 대해 기대해주시면 좋지 않을까 싶다"고 귀띔해 기대를 높였다.

김은희 작가는 10여 년간 '실패한 적 없는' 작가. 이 수식어에 대해 김은희 작가는 부담감을 느끼면서도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을 다잡고 있는 중. 김 작가는 "'10년간 실패한 적 없었다'는 것이 사실 작가 입장에서는 '이런 거 좀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아쉽다'는 생각을 하는데, 그걸 눈감아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그렇지 저는 다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신에 어떤 노력들, 그런 제 경험들, '이 부분을 포기하니 구멍이 보이네'하는 부분들을 어떻게든 메워야 하지 않을까, 정신적으로 해이해지지 않도록. 그런 점에서 김성훈 감독님이 감사한 거다. '좋은 걸 쓰셔야죠'하는 파트너를 만나려고 하는 거 같다. 이 영상물이라는 것이 작가 혼자서 할 수 있는 게 아니고, 좋은 배우, 좋은 스태프들과 같이 하면 '이런 걸 만들어주시네'하는 시너지 효과가 나는 거 같아서 그런 분들과 함께 작업하려고 노력하는 거 같다. 그런 분들과 함께 하면 부담을 나눠주시더라. 어떻게든 좋은 감독님, 좋은 분과 함께하려고 노력 중이다"고 밝히며 앞으로를 더 기대하게 만들었다.

'킹덤 : 아신전'은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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