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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김윤석 "불가능 가능하게 만든 '모가디슈'..히어로 아닌 소시민의 탈출기 매력적"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7-26 09:53

수정 2021-07-26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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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윤석 "불가능 가능하게 만든 '모가디슈'..히어로 아닌 소시민의 탈출…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코로나19와 역대급 무더위까지 겹쳐 더욱 지치고 힘든 올여름. 배우 김윤석(54)이 추천하는 피서지는 다름 아닌 극장에 출사표를 던진 '모가디슈'였다. 4개월간 오롯이 작품 안에 빠져들어 극한 생존을 함께한 김윤석은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든 '모가디슈'에 사활을 걸었다.



1991년 소말리아 내전으로 수도 모가디슈에 고립된 사람들의 생존을 건 탈출을 그린 액션 영화 '모가디슈'(류승완 감독, 덱스터스튜디오·외유내강 제작). 극 중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 한신성을 연기한 김윤석이 26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모가디슈'에 쏟은 노력과 애정, 진심을 털어놨다.

'모가디슈'는 한국이 아직 UN 회원국에 가입하지 못했던 시기인 1991년, 국제 사회에 인정받기 위한 UN 가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소말리아의 표를 받기 위해 외교 총력전을 펼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먼 타지 모가디슈에서 맨땅에 헤딩하듯 한국을 홍보하는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내전까지 겪게 되면서 위기를 겪고 또 오직 생존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함께 탈출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운 '모가디슈'는 올여름 첫 번째 국내 텐트폴 영화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더불어 '모가디슈'는 명배우들의 완벽한 앙상블을 과시, 스토리와 캐릭터에 리얼리티를 불러일으켜 눈길을 끈다. 특히 성공적인 외교를 통한 UN 가입, 그로 인한 승진까지 기대하며 외교전에 총력을 펼치는 소말리아 한국 대사관의 대사를 연기한 김윤석은 전쟁터 한복판에 고립된 극한의 상황 속에서 모두를 이끌어 나가는 리더십과 인간적인 면모로 '모가디슈' 전반을 이끈다. 액션, 스릴러, 코미디 등 장르를 불문하고 언제나 캐릭터와 체화된 연기를 보여온 김윤석은 때로는 단호한 카리스마를, 때로는 물 흐르듯 유연한 대처를 보여주는 한신성 대사로 완벽히 변신해 전작과 다른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위기의 극장가를 살릴 한국 영화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모가디슈'. 김윤석은 고심 끝 여름 개봉을 선택한 것에 "알다시피 다들 힘든 시기에 많은 사람이 조금씩 양보해서 이 시즌에 개봉하겠다는 마음을 모았다. 앞으로 일반 관객을 만날 텐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더운 아프리카에서 촬영했는데 사실 그때보다 지금 한국이 더 더운 것 같다. 이 더위에 시원한 극장에 와서 좋은 영화를 보여드리고 싶다는 그 마음 하나로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며 "여름 피서지를 택한다면 '모가디슈'가 나오는 극장이 좋지 않을까? 기분 좋은 여름을 맞이했으면 좋겠는데 우리 영화가 관객의 기분 좋은 여름에 일조하길 바란다"고 웃었다.

그는 "'모가디슈'의 모로코 로케이션 촬영은 2019년 10월 말에 가서 2020년 2월 중순까지 촬영했다. 만 4개월간 올 로케이션으로 진행됐다. 한 컷도 국내에서 찍은 장면이 없다. 4개월간 온전히 그 속에 빠져들어 살 수밖에 없었다. 낯선 외국 배우들과 함께 어우러져 합을 맞춘 부분이 지금 생각하면 상당히 잊지 못할 기억이다. 실제로 나 자신이 그 캐릭터에 반 정도는 이입이 된 것 같다. 나 역시 집에서 나와 먼 타지에 와 있었기 때문에 그런 기분이 더 깊게 들어왔다. 해외여행을 못하는 지금 상황에서는 더욱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이 됐다"고 곱씹었다.

몰입할 수밖에 없었던 캐릭터에 대해 "이 작품의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 대단한 능력이나 파워풀한, 능력을 가진 인물의 탈출기가 아니라는 부분이었다. 오지에 떨어진 다양한 사람들이 힘을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걷잡을 수 없는 내란을 겪으면서 스스로 탈출해 나가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사실 캐릭터는 우유부단하고 대사라고 하지만 오지에서 힘든 일을 하고 평범한 사람이다. 힘을 합쳤을 때 난관을 뚫고 나간다는 부분에 매력적이고 인간적이었다. 목표가 생존인 사람이며 허점과 우유부단함, 공포를 느끼는 캐릭터로 히어로가 아닌 일반인의 모습이 한편으로는 내겐 도전이었다"고 고백했다.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인 '모가디슈'인만큼 만족도 역시 남달랐을 것. 김윤석은 "모든 작품을 100% 만족한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한 작품도 만족할 수는 없다. 작품을 보면서 후회가 많이 보인다. 아마 나를 비롯해 배우마다 아쉬움이 남을 것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영상화를 시킨다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어마어마한 준비와 점검을 통해 이 작품을 만들어 냈다는 게 뿌듯하기도 하다. 우리나라 영화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가에 대한 지평을 연 것 같기도 하다"고 자부심을 전했다.

김윤석에게 '모가디슈'는 여러모로 첫 도전을 안긴 작품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류승완 감독과 첫 작업에 "류승완 감독과 그동안 작업을 꼭 하고 싶었다. 사실 두어 번 기회가 있었는데 스케줄이 안 맞아 못 했다. 몇 번 스케줄이 어긋나면 다시 시나리오를 주기 힘든데 류승완 감독이 '손발을 맞춰보자'며 내게 다시 기회를 줬다. 이 작품의 규모를 보면서 과연 영화 촬영이 가능할지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이런 상황이 가능하다면 도전할 만했다. 실제로 류승완 감독이 이 작품을 위해 정말 준비를 많이 했더라"고 감탄했다.

이어 "류승완 감독을 보면서 '신발을 안 벗고 자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현장에서 계속 모든 걸 점검하고 항상 본인이 직접 나서서 체크하더라. 이 사람은 책상에 앉아 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벌판에 나와 타잔처럼 날아다니는 사람이더라. 그러한 류승완 감독의 모습이 흐뭇했다. 그의 긍정적인 모습이 실제 현장에서도 많은 영향을 줬다. '우리는 한 식구다'라는 느낌을 주고 있다. 그 모습이 굉장히 좋았다"고 애정을 담았다.

비단 류승완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역시 첫 호흡을 맞춘 조인성에 "조인성은 꼭 한번 만나고 싶은 후배였다. '비열한 거리'(06, 유하 감독)를 보면서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고 이후에도 계속 만나고 싶었다. 물론 사적에서도 두 번 정도 만난 기억이 있었다"며 "배우 대 배우로 만나는 것도 있었지만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고 싶었다. 조인성은 나보다 어리지만 굉장한 절제력과 이성적, 담백함이 연기에 묻어나더라. 그의 연기가 신뢰감을 주고 같이 호흡을 맞췄을 때는 티키타카. 호흡이 굉장히 잘 맞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배 허준호와의 첫 호흡도 "허준호 선배는 나보다 선배지만 사실 나와 나이 차가 많이 차이 나지 않는다. 사석에서는 형이라고 부른다"고 웃었다. 그는 "허준호는 카리스마와 달리 사석에서는 언제나 웃고 있다. 그렇게 말수가 많지 않고 항상 뒤에서 웃으면서 후배들을 지켜본다. 그분의 그런 모습이 림용수 대사와 상당히 겹쳐 있다고 생각한다. 나서지 않을 때 나서지 않고 반드시 나서야 할 때 나서는 모습이 그의 실제 모습과 닮았다. 영화 속에서 림용수 대사가 한신성 대사보다 훨씬 뛰어난 대사다. 20년간 아프리카에서 터를 잡았는데 그런 모습이 허준호와 잘 어울렸다고 생각한다. 작품에서는 처음 만났는데 정말 이런 배우들이 오래오래 작업을 하고 계속해서 만나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모가디슈'는 김윤석, 조인성, 허준호, 김소진, 정만식, 구교환, 김재화, 박경혜 등이 출연했고 '군함도' '베테랑' '베를린' '부당거래'의 류승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8일 2D부터 IMAX, ScreenX, 4DX, 4DX Screen, 수퍼4D, 돌비 애트모스까지 전 포맷으로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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