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에 동시 공개되며 K-좀비 신드롬을 알렸던 드라마 '킹덤' 시리즈의 외전인 '킹덤 : 아신전'이 공개된 후 호불호가 갈리는 모양새다.
'킹덤 : 아신전'(김은희 극본, 김성훈 연출)은 23일 공개됐다. '킹덤' 시리즈를 이끌어왔던 김은희 작가와 김성훈 감독이 다시 힘을 합친 에피소드로, 조선을 뒤덮은 거대한 비극의 시작인 생사초와 아신의 이야기를 담았다. 시즌2 말미 등장해 무수한 궁금증을 낳았던 아신의 정체와 생사초에 얽힌 비밀과 기원이 밝혀진다는 소식에 기대감이 출렁였고, '아신'이라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전지현이 연기한다는 사실에도 관심이 쏟아졌다.
새로운 인물이 대거 등장했던 것도 관전포인트였다. 전지현이 아신으로 돌아왔고, 시즌2에서 어영대장 민치록으로 분해 궁궐을 지켰던 민치록이 북방 경계를 지킨 군관으로 출연했다. 또한 김뢰하는 부락 전체를 돌보며 밀정 역할도 마다않는 아신의 아버지 타합으로, 구교환은 조선의 북쪽 경계를 위협하는 파저위의 수장인 아이다간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 관계에서 보듯 아신전은 생사초의 시작이 아신의 '한'으로부터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조선인으로도, 여진족으로도 속하지 못했던 인물이 복수를 해나가는 이야기가 주가 되는 것. 아버지인 타합이 조선인의 밀정 노릇을 하다 아이다간에 죽음을 맞자 조선 군영의 민치록에게 복수를 해달라고 청했고, 그럼에도 거절을 당하자 복수를 꿈꾸고 생사역을 만들어내며 잔혹한 복수에 성공한다는 것.
'아신전'의 주인공인 아신의 입장에서 보면 통쾌한 스토리로, '킹덤' 세계관의 가장 큰 빌런이자 이야기의 시작인 아신의 탄생을 알려주는 에피소드지만, 한국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다소 "찝찝하다"는 평도 이어졌다. 일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여진족인 아신이 조선에 복수하는 것을 응원하게 되는 것이 찝찝하다", "조선이 망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는 과정이 아쉽다"는 반응을 드러냈다. 과거 '호란'을 일으킨 장본인이었던 여진족인 아신을 응원하게 만드는 극 구조에 대한 실망이었다.
게다가 '킹덤 : 아신전'이 넷플릭스 전세계 랭킹 2위로 출발하는 과정에서 국내 시청자들의 우려는 더 짙어졌다. 한국과 대만, 베트남 등 아시아 8개국에서는 1위를 기록했고, 프랑스에서 2위, 미국에서 9위를 기록하는 등 전세계인들의 관심을 받았다. 그렇기에 이 같은 설정에 아쉬운 목소리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국경에서 자라왔던 아신이 뿌리는 여진족임에도 어디에도 속하지 못한 성저야인이었다는 점, 당시 아신이 복수하려는 대상이 '꼭 조선인'이 아닌 '존재하는 모든 것'이었다는 점 등, 구제할 여지가 충분히 존재하는 바. 호불호가 격하게 갈리는 상황임에도 '킹덤 : 아신전'을 안방에서 지켜본 시청자들이 다음 시즌을 기다리는 데에도 이유는 있다.
'킹덤 : 아신전'은 앞으로 공개될 시즌3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스페셜 에피소드. '한'을 바탕으로 그동안 시즌1과 2를 이끌어왔던 '킹덤'은 이번엔 한을 품고 생사역을 직접 만들어낸 역대급 빌런 아신의 이야기를 전면에 내세워 그동안의 이야기를 촘촘하게 쌓아냈다. 특히 92분의 짧은 분량은 전 시즌에 비해 촘촘한 서사를 만들려 노력했다는 평이다. 비록 완성도와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지만, 아신의 시원한 액션이 이를 커버하며 다음 시즌, 세자 이창(주지훈), 서비(배두나)와 만나게 될 아신의 행보에도 기대를 더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