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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인디게임 사업 이끄는 고성진 실장, '진심'을 강조하는 이유는?

남정석 기자

입력 2021-07-18 14:06

수정 2021-07-1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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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위즈 인디게임 사업 이끄는 고성진 실장, '진심'을 강조하는 이유는?
네오위즈에서 인디게임 사업을 이끌고 있는 S2사업실 고성진 실장.

"진심으로 다가서서 돕겠다."



네오위즈는 한국 게임산업을 대표하는 1세대 게임사 중 하나로, 지난 2010년에는 엔씨소프트에 이어 주식 시장에 상장한 게임사 중 두번째로 시가총액 1조원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자체 IP를 별달리 보유하지 않고 퍼블리싱에 주력하는 사업 모델은 한계에 부딪혔고, 모바일게임의 대세화, IP를 활용한 장르와 플랫폼의 확장 등의 빠른 트렌드 변화와 경쟁에서 밀리며 성장은 정체되고 말았다. 당시 치열한 경쟁사였던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의 시가총액이 10조~20조원대에 이르는 것에 비해 네오위즈는 6000억원대에 머물 정도로 지난 10년간 격차는 크게 벌어졌다.

이런 엄혹한 상황에서 네오위즈는 최근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상장한 대형 게임사들이 좀처럼 주목하지 않는, 아니 주목하기 힘든 국산 인디게임에 대한 소싱과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고 의미있는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PC와 콘솔게임 등으로의 플랫폼 다변화를 통한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 전략 중 하나로 볼 수 있지만, 네오위즈의 최근 행보를 보면 이른바 '진심'이 느껴진다.

네오위즈에서 이를 이끌고 있는 S2사업실 고성진 실장은 "처음에 4명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남이 가보지 않았던 길을 걷는 것이기에 구체적인 방향성을 잡기도 쉽지 않았다"면서 "좌충우돌 하면서도 작은 성과부터 시작해 서서히 성장해 나가는 모습이 인디게임과 닮아있다. 게임 스타트업 개발자분들과 함께 성장한다는 진심을 알아주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첫 성공작은 2D 액션 로그라이트 장르 게임 '스컬'이다. 지난 1월 스팀에 정식 출시한 '스컬'은 5일만에 10만장 이상을 판매하며 국산 인디게임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했다. 덕분에 네오위즈의 PC-콘솔게임 매출액은 올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1% 성장했다. '스컬'은 PC에 이어 닌텐도 스위치, PS4, X박스 One 등 다양한 콘솔 버전으로 곧 출시될 예정이다.

고 실장은 "'스컬'은 주인공의 머리가 바뀌면 플레이 패턴이 바뀌는 독특한 게임성과 아트에 주목했다. 개발자들이 처음 구상한대로 완성을 해달라, 그러면 나머지는 우리가 돕겠다고 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났다"고 말했다. '스컬' 이외에도 '플레비 퀘스트', '블레이드 어썰트', '메탈유닛', '사망여각', '댄디에이스', '산나비' 등의 독특한 게임성을 가진 인디게임들을 발굴해 출시하거나 혹은 준비중에 있다. 인디 개발사의 게임을 소싱하고 협업을 하는 기준에 대해 고 실장은 "'폴가이즈', '어몽어스' 등 상업적으로 성공한 인디게임은 상당히 많다. 대규모 자본이 요구하는 기존 문법을 따라가지 않더라도 얼마든 성공할 수 있다"며 "결국은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콘텐츠가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개발을 이끄는 리더의 철학과 열정, 실행력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기준만 충족한다면 철저히 개발사에 맡기고 나머지를 돕는 것이 네오위즈의 원칙이다. 고 실장은 "스타트업이 가장 필요한 것은 외부 피드백이다. 잘 만든다고 잘 팔리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스팀이 글로벌 플랫폼이기에 언어적인 부분, 그리고 마케팅과 홍보가 상당히 중요하다. 이외에 유저 응대와 같은 CS, 서비스와 운영, 비즈니스 모델 및 출시 시기 결정과 세일 방법 등을 함께 고민하며 도움을 주고 있다. 해외 유명 IP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적극 추진하는 것도 우리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인디게임의 상업적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데 대해선 "콘텐츠 이외의 부분에서도 유저들의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완성된 상태에선 바꾸기 힘들기에 데모 업데이트 등을 통해 단계적으로 반드시 피드백을 받으며 완성도를 높여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네오위즈는 지난해 처음으로 실시, 좋은 반응을 얻었던 '방구석 인디 게임쇼'를 오는 8월 2~9일에 두번째로 개최한다. 고 실장은 "코로나19 상황으로 좋은 인디게임을 개발하고도 널리 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첫 행사를 통해 큰 도움을 얻었다는 분들이 많아 다시 기획하게 됐다"며 "실질적 도움을 드리고, 네트워킹도 주선하니 많은 개발자들이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 또 유저분들도 국내의 우수한 인디게임을 즐기며 게임 생태계의 다양성에도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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