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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오케이 광자매' 하재숙 "'빌런'으로 욕? 이해해준 분도 많아요"(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7-15 15:55

수정 2021-07-16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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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케이 광자매' 하재숙 "'빌런'으로 욕? 이해해준 분도 많아요"(종…
사진=미스틱스토리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하재숙(42) '빌런'이자 '악녀'인 신마리아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그려냈다.



현재 방영 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오케이 광자매'(문영남 극본, 이진서 연출)는 부모의 이혼소송 중 벌어진 엄마의 피살 사건에 가족 모두가 살인 용의자로 지목되며 시작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멜로 코믹 홈드라마. 하재숙은 그 속에서 이광남(홍은희)과 배변호(최대철) 사이 갈등의 씨앗이 되는 인물 신마리아를 연기하며 극에 파란을 몰고왔다. 하재숙이 연기한 신마리아는 배변호와 불륜으로 아이까지 갖게 되는 인물. 이후 결혼까지 가게 되지만, 결국 신혼여행지에서 숨을 거두는 비운의 결밀로 화제가 됐다.

하재숙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의 미스틱스토리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며 신마리아를 완전히 떠나보냈다. 그는 "제가 중반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은 이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며 "작가님도 감독님도 제게 양해를 먼저 구하셨었다. 하지만 세세한 내용까진 몰랐고, 저도 중반쯤 '이쯤 마무리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었다. 그래서 사라지는 방식에 대해많이 물어보셨는데, 죽음으로 마무리된다는 것은 대본이 나오고서 알게 됐다. 마리아가 아프다는 복선이 계속 나오고 있던 터라 '어쩌면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기는 했었다"고 말했다.

하재숙이 연기한 신마리아는 극중 신혼여행지에서 갑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며 시청자들까지 충격에 빠지게 만들었다. 하재숙은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제일 행복한 날에 갔다. 여자로서 짠하기는 했지만, 상대의 마음도 모르고 비참하게 되는 경우도 있지만, 마리아는 배변호의 마음을 확인받고 급사한 게 아니냐. 다만, 제가 마리아를 너무 좋아했어서 여자로서는 안됐다고 생각했다. 신혼여행을 가기 전 시어머니한테 웃으며 '저 여행가요!'하면서 좋아한 것이 선하게 기억에 남았는데, 그렇게 좋아했었다는 게 짠했다"고 말했다.

현실에서는 '불륜녀'로 낙인을 찍힐 만한 인물이었지만, 하재숙은 신마리아를 진심으로 이해하려 했다. 그는 "결국 신마리아는 결핍에서 시작이 됐던 거다. 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명분으로 도덕적으로 하면 안 되는 일을 했지만, 제 스스로는 마리아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대본이 나올 때마다 마리아가 왜 그렇게까지 하는지 이해했고, 11부에서 배변호에게 '너무 과한 욕심이었다. 이제 우리를 찾지 마라'하는 신이 있었는데, 그 신도 되게 잘하고 싶었다. 그래야 뒤에 나오는 마리아의 행동을 이해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무턱대고 나쁜 여자보다는 왜 저렇게 하는지에 대해 설득할 수 있겠다 싶어서 준비를 열심히 했다"고 밝혔다.

극중에서는 신마리아를 이해하고 사랑했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실제 욕을 먹는 일도 있었다. 촬영지였던 아파트에서 욕까지 먹었다는 하재숙은 "실제로 만나서도 욕을 먹고 인스타그램 DM(다이렉트 메시지)으로도 욕을 먹었다. 안 보려고 노력하지만 희한하게 그럴수록 더 보게 되더라. '꼴 보기 싫다'거나 '재수 없다', '여시' 이런 류의 DM들도 괜찮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살면 안 된다'고 하는 얘기들도 많이 들었다. 예전엔 식당에 가면 서비스라도 하나 더 주시던 분들이 이번엔 안 주시는 경우가 있더라. 그럼에도 제가 상처를 받는 성격은 아니라 괜찮았다"며 "그럼에도 마리아를 이해해주시는 시청자들도 많아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신마리아에 대한 적대감도 있었지만, 이해하는 시청자들도 대부분이었다. 하재숙은 "'광자매'를 하면서 좋았던 점은 많은 분들이 길에서 만나서도 대화를 많이 해주셨단 거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이렇게 얘기를 해주시니까 매 회 매 신에 대해 정확히 아는 척을 해주셔서 좋았고, '마리아는 안됐어!'라고 할 때마다 '저를 조금 이해해주시는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며 "동네에서도(고성) 어머니들이 많이 이해를 해주시고 관심을 가져주셨다. 이 드라마를 하면서는 유난히 길에서 처음 본 엄마들과 수다를 많이 떨어볼 수 있었다. 작품 얘기를 유난히 많이 하고 다닌 드라마"라고 밝혔다.

평소 하재숙의 신념에 반대되는 인물이었던 신마리아였기에 그의 고민도 이어졌다. 하재숙은 "불륜은 절대 있으면 안 되는 일이다. 저는 배우 하재숙과 인간 하재숙을 완전비 분리하는 사람이다. 배우 하재숙은 마리아를 잘 표현해야 하고, 뼛속까지 애해해야 하니까 그럴 수 있지만, 실제 현실에서 제가 마리아를 만난다면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이 정도로 신념과 반대되는 캐릭터지만, 또 제가 정말 잘하고 싶은 캐릭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재숙의 고생 덕에 시청률의 반등 기회도 얻었던 '오케이 광자매'였다. ??문에 문영남 작가 역시 하재숙의 열연에 감사 인사를 표했다고. 그는 "작가님이 마지막 대본 연습 때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행복한 마무리였다"며 "'감정적으로 쏟아야 했는데 고생했다'고 해주시더라. 또 대본에도 글을 써주셨는데 행복한 마무리였다"고 했다. 이어 "저는 작가님께 정말 감사한 것이, 저를 처절하게 못된 마리아로 만들어주셔서 감사했다. 지금까지 저는 의리 있거나 밝고 발랄한 캐릭터를 주로 해왔는데, 저에게서도 다른 상상력을 보시고 택해주셨다는 거 아니냐.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평소 감정이입을 잘한다는 하재숙은 '오케이 광자매'에서 빠르게 빠져나오도록 노력하는 중이다. 서울과 강원도 고성을 오가며 촬영을 해왔던 그는 "매일 집에 가는 길이 즐겁다"고 할 정도로 '고성댁'의 삶을 즐기는 상황. 하재숙은 "끝나고 빨리 집에 가고 싶을 정도로 좋다. 또 서울에 오면 배울 것도 많아서 즐겁다. 일부러 스케줄을 빡빡하게 잡아서 시간을 보낼 정도"라며 "지금은 피아노를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다음 영화나 드라마에서 음악이 들어간 작품을 꼭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마리아를 연기하며 감성을 키웠는데, 이번 드라마 끝나고 가장 잘 한 일이 피아노를 다시 시작한 거다"라고 할 정도로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는 상황. 차기작을 통해 돌아오게 될 '배우 하재숙'에도 기대가 쏠렸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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