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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흑인 인어공주→라틴 백설공주"…디즈니 파격 캐스팅, 긍정적 변화vs지나친 PC주의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7-14 10:13

수정 2021-07-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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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인어공주→라틴 백설공주"…디즈니 파격 캐스팅, 긍정적 변화vs지나…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디즈니의 다인종 캐스팅. 다양성을 위한 긍정적 변화일까, PC주의(Political Correctness : 성별이나 성적 지향, 종교, 인종 등이 갖는 편견에서 자유로워지자는 운동)에 함몰된 패착일까.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하는 영화 '인어공주'에서 타이틀롤을 맡은 배우 할리 베일리는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크랭크업 소식을 전했다. 할리 베일리는 인어공주로 분장한 자신의 사진과 함께 "내가 알던 모든 사람들과 떨어져서 스스로를 의심하며 외로워했던 가장 힘든 경험이었지만, 끝에 다다랐을 때는 자유와 인내를 느꼈다. 이 경험은 나를 훨씬 강하게 만들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할리 베일리의 이 게시글로 인해 댓글에는 난데없는 세계 각국 네티즌의 격론이 벌어졌다. 앞서 '인어공주'는 실사 영화 발표 당시 흑인인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 돼 큰 논란을 일으켰던 바, 네티즌들은 할리 베일리의 SNS 댓글에서도 여전히 흑인 인어공주를 지지하는 네티즌과 반대하는 네티즌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원작 '인어공주' 속 주인공 에리얼은 붉은 머리의 백인. 하지만 디즈니는 흑인인 할리 베일리를 파격 캐스팅했고, 이에 대해 논란이 일자 디즈니 측은 "에리얼은 인어다. 인어는 흑인이 될 수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곳은 어디든 합법적으로 갈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자신들의 클래식 애니메이션을 차례로 실사화하고 있는 디즈니의 파격적 캐스팅은 '인어공주'의 할리 베일리가 처음이 아니다. 디즈니는 향후 자사 OTT 플랫폼인 디즈니+에서 공개할 '피노키오' 실사화한 오리지널 영화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백 투더 퓨쳐' '캐스트 어웨이' 등을 연출한 거장 감독 로버트 저매키스가 메가폰을 잡고 '미국 국민 배우' 톰 행크스가 제페토 할아버지 역을 맡는다고 밝혀 엄청난 기대를 불러모았는데, 원작 속 백인으로 표현됐던 팅커벨 역으로 흑인 배우 야라 샤히디가, 파란 요정 역으로 역시 흑인 배우 신시아 에리보가 캐스팅돼 논란을 샀다.

최근에는 '백설공주' 실사 영화의 주인공으로 라틴계 배우인 레이첼 지글러를 캐스팅했다. 더욱이 원작 속 백설공주는 '흑단 검은 머리에 눈처럼 하얀 피부, 피처럼 붉은 입술'이라고 표현돼 있어 라틴계 배우 캐스팅에 논란이 가속화 됐다. 레이첼 지글러는 자신을 향한 논란에도 "나는 백설공주다. 하지만 내 역할을 위해 내 피부를 표백하지 않을 것"이라는 트윗글을 남겨 논란을 부추겼다.

최근 디즈니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네티즌과 디즈니 팬들의 의견은 갈리고 있다. 행보를 응원하는 팬들은 과거 지나친 보수성으로 지적을 받던 디즈니가 스스로 변화를 꾀하는 것에 대해 환영하고 있다. 전 세계 영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디즈니가 인종 다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더 포용력이 넓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가게 하는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거세다. 디즈니가 지나치게 PC주의를 의식해 원작을 파괴하고 더 나아가 훼손하고 있다는게 그들의 주장이다. 흑인이나 동양인 캐릭터를 백인으로 캐스팅하는 일명 '화이트워싱' 논란이나 백인 배우에 유색 인종의 피부 분장을 하는 '블랙페이스' 논란를 언급하며 "오히려 지나친 원작 파괴 캐스팅은 '역 화이트워싱', 이른바 '블랙워싱'이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도 캐스팅 번복없이 오히려 다인종 캐스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디즈니. 과연 향후 공개될 이러한 작품들이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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