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뉴스

[인터뷰] 손보승 "母이경실 지원NO, 배달 알바"..'펜트하우스'→'알고있지만' 발견한 신예(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7-13 11:21

수정 2021-07-14 09:01

more
 손보승 "母이경실 지원NO, 배달 알바"..'펜트하우스'→'알고있지만'…
사진=마다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신인 배우 손보승(22)이 '배우로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유자식 상팔자'로 엄마 이경실과 함께 방송에 얼굴을 내비춘 줄만 알았는데, 드라마에서도 전방위로 활약하는 배우로 성장했다. 2016년 방송됐던 MBC '아버님 제가 모실게요'로 데뷔한 손보승은 OCN '구해줘2', MBC '내가 가장 예뻤을 때'로 연기 활동을 이어왔고 최근에는 SBS '펜트하우스' 시리즈와 JTBC '알고있지만'에 연이어 출연했다.

특히 '알고있지만'에서는 분노유발자로 등장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그는 극중 유나비(한소희)에게 막말과 언어 성희롱을 일삼는 선배로 등장했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만난 손보승은 "욕을 먹어야 하는 역할이어서 밉게 보이려 노력을 많이 했었다. 나쁜 역할로 눈치 없이 말하고, 그런 역할로 생각하고 연기했다"며 "예전에 하정우 선배가 '추격자'를 찍고 '무릎팍 도사'에 나와 '살인을 놀이로 생각하는 인물로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하셨는데, 나도 악역을 맡으면 보기 싫게, 나쁘게, 밉게 하기보다는 다르게 생각해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쁜 사람이 아니라 눈치가 없고 자기 할 말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농담을 하지만 잘 안되는 인물로 설정해야겠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실시간 반응 역시 뜨거웠다. 손보승은 '펜트하우스'와 '알고있지만'을 통해 네티즌들의 '욕받이'가 되기도 했다. 그는 "유튜브에 올라온 댓글들을 확인해봤는데, 예전에 '펜트하우스'의 주석훈(김영대)에게 그럴 때는 페이스북에서 많은 욕을 먹었었다. 그래서 이번에도 욕을 많이 먹겠다고 생각하고 봤는데 '연기하는 사람도 힘들었겠다', 이런 칭찬이 많더라"고 웃었다.

손보승은 타고난 노력파다. "원래 성악을 배웠던 것이 아니라, 드라마에 데뷔할 때 '아버지 제가 모실게요'에서 창수 역할이 성악에 엄청난 재능이 있는 아이였다. 제가 어릴 때 '스타킹'을 보면서 '인골라'라는 성악가들이 쓰지 않는 발성을 이용해 흉내를 내왔었는데, 너무 어릴 때부터 그렇게 흉내를 내다 보니 그럴듯하게 됐었다. 김호중 형, 폴포츠를 열심히 따라하면서 그렇게 만들었는데 '아제모' 오디션을 보면서 정식으로 배웠다. '펜트하우스'에서도 제작 PD님이 제게 녹음을 해서 보내달라고 하셨다. 그래서 합창신을 제가 발음과 음, 화음을 더해서 녹음해서 보내드렸는데 배우들이 녹음을 더해서 장면이 나왔었다."

어릴 때부터 가수가 꿈이었다는 손보승은 왕종근 전 아나운서의 아들인 왕재민을 따라 대학로에 갔다가 연기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그가 활동 중이던 극단에 참여하며 즉흥극을 했고, 안양예술고등학교에 진학해 연극과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학생이 됐다. 그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아제모' 출연의 기회가 오며 인생은 바뀌었다. 손보승은 "고2 중반에 학교로 오디션 연락이 와서 '뚱뚱하고 성악하고 키 큰 애'를 찾는댔는데 그런 사람이 저밖에 없었다. 사실 '오디션 아무나 되는 거 아니다. 나는 당연히 안 될 거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엄마(이경실)께 '오디션 안 보겠다'고 하니 '네가 한다고 붙는다는 보장도 없으니 보라'고 해서 봤었다. 한 달을 연락이 없더니 2차 오디션을 보게 돼서 MBC에 가서 감독님, 작가님 앞에서 노래도 불러보고 최종 합격을 했었다"고 회상했다.

첫 오디션의 기회는 쉽게 왔지만, 그 후로 2년의 공백기를 갖게 되며 손보승에게도 "오디션 쉽지 않다"고 자각했다. "제가 찾아서 오디션을 보고 있는데, 필름메이커스를 통해 자존심을 챙기려고 '덩치'를 먼저 검색한다. 그러고는 자존심을 살짝 굽히고 '뚱뚱'을 검색하면 나오더라. 최근에도 한 달에 오디션을 세 개를 보고 있다. 요즘엔 영상 오디션을 보는데 40~50번의 영상을 찍어서 보내고 있다."

현실은 오디션의 연속이지만, 일부 대중들은 "어머니가 이경실이니 인생이 쉽겠다"는 반응도 있다. 손보승은 "옛날엔 억울했는데, 지금은 '그래도 우리 엄마를 아직은 높게 평가하는구나' 싶다. 우리 엄마가 자식 한 명쯤은 드라마에 꽂을 수 있는 사람으로 평가된다는 거 아니냐. 사실은 저만 아니면 되니까"라며 "사실, 저는 스무살 이후 지원을 받은 적이 없다. 등록금도 제 돈으로 냈고, 스무 살 때부터 동대문에서 일하면서 번 걸로 학비를 내고 장학금을 받았다. 용돈은 당연히 받지 않았다. 동대문에서 옷을 창고에서 가져와 배달하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또 음식 배달앱의 배달 아르바이트도 하고 있다. 새벽배송 아르바이트도 했었는데, 작년 이맘때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건물의 16층까지 올라가 배달을 하고는 '이건 안되겠다' 싶어서 잠시 멈췄다. 그런데 아르바이트는 저만 하는 게 아니라, 대학생이 아닌 배우들은 다 하고 있다. 대학생들은 용돈을 받겠지만, 아르바이트를 안 하는 배우는 못 봐서 제가 특별하다는 생각도 못해봤다"고 강조했다.

점차 배우로서 얼굴을 제대로 알리고 있는 손보승은 '알고있지만'을 통해서는 엄마 이경실에게 칭찬까지 받았다. 그는 "엄마는 처음으로 제게 '진심으로 잘했다. 놀랐다'는 말을 해주셨다"며 뿌듯한 웃음을 보였다. 이 때문에 앞으로도 배우로 살고 싶다는 원동력도 얻었다. 손보승은 "사실 지금의 목표는 배달 아르바이트를 안 하고도 사는 게 목표다. 다들 슬퍼하는 것이 한소희 누나는 배달앱의 광고를 찍었고, 전 그 배달앱의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데, 저는 이게 슬프지는 않다. 나중에 한 5년 뒤에는 저도 웃을 수있지 않을까 싶다"며 "앞으로도 배우와 관련된 일을 계속 하고 싶다. 연출에도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앞으로의 계획도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