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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우결'→'우이혼'→'돌싱글즈'…결혼 버라이어티의 진화, 그 끝은 어디

고재완 기자

입력 2021-07-12 15:43

수정 2021-07-13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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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결'→'우이혼'→'돌싱글즈'…결혼 버라이어티의 진화, 그 끝은 어디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결혼 버라이어티가 '자극 끝판왕'으로 진화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가상 결혼을 판타지로 포장해 선보였던 MBC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2008년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한 코너로 첫 선을 보였으니 본격적으로 결혼 버라이어티라는 장르가 국내에 선보인 지도 13년이 넘었다. 이제 결혼 버라이어티는 이혼을 넘어 재결합을 응원하는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 중이다.

'우결'은 등장부터 센세이션했다. 결혼이라는 연애의 '끝판왕'을 스타들끼리한다는 설정은 순정만화 같은 스토리였다. 게다가 각 커플별로 캐릭터화가 잘 이뤄지며 '우결'은 전성기를 맞았다. 초반 앤디 솔비 커플, 서인영 크라운제이 커플, 정형돈 사오리 커플, 알렉스 신애 커플은 레전드 시절로 불린다. 숱한 화제를 뿌렸고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서인영 크라운제이 커플은 실제 연인을 방불케하는 '케미'로 '일타' 커플에 등극했다.

여러 커플의 하차와 승차가 이어지면서 승승장구했던 '우결'은, 하지만 이벤트성 연애의 한계와 소재의 고갈로 2017년 막을 내렸다. 하지만 예능치고 무려 9년을 방송한 프로그램이 드문 것을 보면 '우결'은 한시대를 풍미했던 버라이어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후 '우결'과 닮은꼴 가상 결혼 프로그램이 우후죽순 생겨난 것으로 보면 '우결'의 영향력을 알 수 있다.

그리고 2020년 TV CHOSUN '우리 이혼했어요'의 등장은 충격이었다. 이혼한 부부가 다시 만나 한 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관찰하는 리얼리티라는 콘셉트만 봐도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공개된 출연 커플의 면면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영하 선우은숙은 '우이혼'을 통해 그동안 루머로만 떠돌았던 이혼 이유에 대해 만천하에 공개하게 됐다. 또 최고기와 유깻잎 커플은 이례적으로 이혼한 부부가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이하늘 박유선은 이혼 후에도 친구처럼 지내는 '아메리칸 스타일'이 한국에도 존재함을 과시했다. 그만큼 '우이혼'은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리고 지난 11일 첫 방송한 MBN '돌싱글즈'는 '충격'을 넘어선 솔직함으로 시청자들과 만났다. '돌싱글즈'는 일반인 돌싱남녀 8인이 '돌싱 빌리지'에서 합숙을 한 뒤, 마음에 드는 짝과 동거 생활에 들어가는 파격적인 리얼 연애 관찰물이다. '돌싱남녀'들이 다시 연애를 펼친다는 그동안 보지못한 콘셉트도 색달랐지만 이들의 거침없는 대화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덕분에 방송 내내 출연자 배수진 최준호 이아영 빈하영 등의 이름이 온라인과 SNS를 장악하는가 하면, 본방송이 끝난 이후로도 '톡방'을 통해 끊임없는 이야기가 이어지며 강렬한 화제성을 보여줬다.

첫 방송에서 이름과 이혼 연차를 밝히며 '아이스 브레이킹'을 한 이들은 서로 소송인지, 합의 이혼인지를 물어보고 "자녀 유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안 미칠 것이라고 하면 거짓말"이라는 등 오직 돌싱이기에 가능한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들을 나눴다.

게다가 이미 이혼사실이 공개된 이혜영과 정겨운이 MC자리에 앉아 출연자들과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겨운은 "나는 지금까지도 이혼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가 힘들다"며 속마음을 조심스레 꺼냈고, 이혜영 또한 "나도 3년 동안은 사람을 안 만났다. 이혼을 성격 좋게 받아들일 수는 없지 않나.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공감을 표현하기도 했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방송에서 등장하기 힘들었던 이혼 관련 프로그램들이 줄을 잇고 있다. 또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좀 더 자극적인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급기야 돌싱들의 연애를 다루는 프로그램까지 생겨났다. 시청자들이 이런 프로그램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아직은 미지수다. 하지만 관심도만큼은 '극강'이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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