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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남다름 "멋진 배우 되기 전 멋진 어른 되고파"…정변의 정석이란 이런 것('제8일의 밤')

조지영 기자

입력 2021-07-08 12:44

수정 2021-07-08 1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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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다름 "멋진 배우 되기 전 멋진 어른 되고파"…정변의 정석이란 이런 …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멋진 배우가 되기 전 일단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는 배우 남다름(19). '꽃미남 배우 전문 아역'이라는 수식어로 표현되기에 너무 아까운 남다름은 예상보다 더 묵직하고 깊은 소신, 그리고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무한한 가능성의 충무로 기대주로 다시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7개의 징검다리를 건너 세상에 고통으로 가득한 지옥을 불러들일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의 봉인이 풀리는 것을 막기 위해 벌어지는 8일간의 사투를 그린 넷플릭스의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제8일의 밤'(김태형 감독, 곰픽쳐스 제작). 극 중 그것이 깨어나려 한다는 사실을 알리고 박진수(이성민)와 동행하는 동자승 청석을 연기한 남다름이 8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제8일의 밤'에 쏟은 열정과 작품에 담은 진심, 애정을 고백했다.

'제8일의 밤'은 2500년 전, 인간들에게 고통을 주기 위해 지옥문을 열려고 했던 요괴를 붉은 눈과 검은 눈으로 나눠 봉인했다는 부처의 전설을 모티브로 했다. 금강경 32장을 주제로 독창적인 세계관을 펼친 '제8일의 밤'은 악을 퇴마하는 오컬트 장르로 '깨어나서는 안 될 것'이 만들어낸 숙명으로 얽히고설킨 인물들이 선사할 촘촘한 서스펜스와 스릴러로 지난 2일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넷플릭스에서 선보이는 가장 한국적인 미스터리 스릴러로 전 세계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제8일의 밤'은 스트리밍 사이트 랭킹 전문 사이트 플릭스 패트롤 7일 랭킹 기준 전 세계 13위를 차지했고 한국·필리핀에서 1위, 말레이시아·대만·태국·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서 2위에 오르는 등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한 '제8일의 밤'은 전 연령대를 아우르는 '믿고 보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많은 기대를 모았다. 특히 '제8일의 밤'은 2009년 KBS2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윤지후(김현중)의 아역으로 데뷔, 이후 다양한 드라마에서 송일국, 이상우, 이종석, 천정명, 이성민, 유아인, 임시완, 장기용, 이제훈까지 톱스타의 아역을 도맡아온 남다름의 진화가 여실히 드러난 작품으로 눈길을 끈다. 남다름은 '제8일의 밤'에서 깊은 산골에 있는 암자에서 스승의 가르침을 받으며 2년째 묵언수행 중인 동자승을 연기, 그것이 깨어나려 한다는 사실을 박진수에게 전하고 그를 도와 그것을 뒤쫓는 인물을 디테일하게 연기해 호평을 얻었다.

성인이 된 후 처음으로 관객을 만나게 된 남다름. 그에게 스무 살은 전환점이기보다 앞으로 더욱 노력해야 할 큰 산으로 여겨졌다. 남다름은 "아역에서 성인 연기를 하는 데 있어서 자세나 태도, 본질은 전과 지금이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만 조금 더 책임감이 생겼고 어느 정도의 부담감이 아무래도 더 커진 것 같다. 전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한다. 그런 것에서 차이가 있지만 지금까지 하던 대로 열심히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며 "지금까지 감사하게도, 정말 운이 좋게도 멋지고 훌륭한 배우들의 아역을 할 수 있었다. 수식어에 대한 강박이라기 보다는 좋게 봐주시고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다. 이제 아역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중요한 시기에 걸쳐 있다 보니까 개인적인 고민과 걱정 등이 조금은 있다"고 고백했다.

이어 "멋진 배우도 되어야겠지만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 멋진 어른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이나 행동, 즉 언행에 있어 모두가 보편적으로 옳다고 생각하는 신념에 맞게 행동해야 할 것 같다. 정답은 없지만 같이 작업하거나 만남 후에 '괜찮은 사람이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다면 멋진 어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늘 겸손과 예의를 생각한다. 배우이기 전에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즐기고 싶은 것도 많고 힘들 때도 많지만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 수 없고 하기 싫은 것을 전부 안 하고 살 수도 없다. 경험한다는 생각으로 좀 더 긍정적으로 감사해하면서 생각하고 살려고 노력한다"고 어른스러운 면모를 드러냈다.

또한 "앞으로 나에게 주어진 작품과 인연에 감사해하면서 차근차근 가면 되지 않을까 싶다. 아직 나이도 어리기 때문에 급하게 생각은 안 하려고 한다. 역할 비중보다는 내게 주어진 역할에 열심히 전념하면서 활동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소신을 밝혔다.

한국적인 오컬트 장르로 입소문을 얻고 있는 '제8일의 밤'에 대해 "평소 영화나 소설도 현실에서 일어나기 힘든 판타지, 미스터리, 오컬트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었다. '제8일의 밤'도 그런 면에서 좋았고 그 안에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도 좋다고 생각해 개인적으로 만족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내가 맡은 캐릭터가 이제껏 보여준 캐릭터와 다른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 같아 그런 면에서 연기의 스펙트럼을 한 부분 정도 넓힐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또 기존 오컬트 영화와 달리 불교라는 부분으로 관객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철학적인 부분을 전달한 작품이라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단순히 악과 대결 구도가 아니라 심오한 메시지가 담겨 있어 굉장히 멋있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에서 다른 오컬트 장르와 차별화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분석했다.

앞서 남다름은 이성민과 2016년 방영된 tvN 드라마 '기억'에서 한차례 부자(父子) 호흡을 맞춘 바, '제8일의 밤'을 통해 재회해 박진수와 동자승 청석으로 환상의 케미스트리를 선보였다. 남다름은 이성민을 향해 "이번 작품을 통해 더 깊게 호흡을 맞출 수 있어 영광이었다. 이 영화에서도 아버지와 아들은 아니지만 한편으로는 부자 관계처럼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실제로 비슷하지 않았나 싶다"며 "현장에서 '아버지'라는 호칭으로 불렀는데 물론 '기억'이란 작품에서 아버지로 만났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너무 존경하고 의지하고 싶은 마음에 불렀던 것 같다. 현장에서도 많이 도와주고 응원해줬다. 사석에서도 많이 예뻐해 주고 챙겨주셔 감사했다"고 곱씹었다.

자신과 같이 '아역 스타' 출신으로 함께 호흡을 맞춘 김유정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나와 나이 차도 크지 않고 현장에서 제일 어렸던 배우들이다 보니 김유정 누나가 굉장히 많이 챙겨줬다. 영화 시작 전에도 연락도 자주 해주고 영화를 촬영할 때도 편하게 연기를 같이 할 수 있게 노력해준 부분이 내겐 보여 감사했다"며 "같은 아역 배우 출신에서 성인 배우로 넘어가는 시점을 김유정 누나도 겪고 나도 겪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도 조심스럽지만 개인적인 조언을 해준 기억이 많이 난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남다름은 "두 배우를 보면서 배우고 싶었던 부분이기도 하고 멋진 부분이라고 생각한 부분이 모두 대사 없이 눈빛으로 연기하고 감정을 연기하는 신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서 정말 멋지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대사 없이 표현하는 부분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너무 느낌을 잘 표현한 것 같다. 강렬하고 멋지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감탄했다.

남다름은 이성민으로부터 '현장에서 많이 졸았던 배우'로 밝혀져 관심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그 당시 공부도 연기도 열심히 하고 싶었다. 기말고사와 촬영이 겹쳐 잠이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더불어 청석이라는 캐릭터가 이전에 해보지 않았던 역할이고 성격 자체도 많이 달라서 어색해 보일 수 있다는 부담감도 함께 온 것 같다. 그때 몸도 안 좋고 컨디션도 안 좋았다. 그런 부분이 모두 겹쳐서 현장에서 조금씩 졸았던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이성민 선배의 휴대전화에 내가 졸고 있는 사진이 많다고 하더라. 제작진들도 많다고 알고 있다. 모니터 뒤 의자에 앉아 졸고 있으면 나를 중앙에 놓고 셀카를 찍으시는 장난을 많이 하셨더라"며 "이성민 선배가 나에 대해 아기 입맛이라고 했는데 사실 편식을 안 한다고 할 수 없는데 그렇다고 아기 입맛까지는 아니다. 지금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국밥이다"고 오해를 해명하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나를 떠올렸을 때 어른스럽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아무래도 말이나 행동을 평소 너무 조심스럽게 하려는 경향 때문에 그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요즘 고민인 부분이 나는 조심히 한다고 하지만 남들이 볼 때 소심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내 성격과 스타일에 있어서 고민이 많다"고 자신만의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제8일의 밤'은 이성민, 박해준, 김유정, 남다름, 김동영 등이 출연했고 김태형 감독의 첫 장편 상업 영화 데뷔작이다. 지난 2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190여 개국에 공개됐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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