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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봉준호, 칸 빛낸 입담 "이춘재 만나볼까 생각도…母, '마더' 안좋아해"(종합)

이승미 기자

입력 2021-07-08 13:57

수정 2021-07-08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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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칸 빛낸 입담 "이춘재 만나볼까 생각도…母, '마더' 안좋아해"…
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달변가' 봉준호 감독이 다시 한번 칸을 빛냈다.



봉준호 감독은 7일(현지시각) 프랑스 남부 휴양도시 칸에서 열린 제74회 칸국제영화제 랑데부 아베크 행사에 참석, 특유의 재치있는 입담으로 차기작부터 그간 연출작에 관련된 비하인드에 관련된 이야기를 전했다.

앞서 봉 감독은 실사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를 준비중이라고 이라고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지난 1월 시나리오 작업을 마친 것으로 알려진 이 작품은 미국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미국 프로젝트인 차기작에 이어서 그 다음 작품으로 관객들을 만나게 될 예정. 심해 생물과 인간들이 얽혀 있는 드라마를 다루는 풀 CG애니메이션인 것으로 알려졌다.

봉 감독은 이 작품에 대해 "프랑스 심해 과학책에서 출발한 작품"이라면서 "아내가 서점에 가서 사진이 아름답다고 이 책을 사 왔다. 심해 생물체가 나와있는 책이었는데 컬러도 너무 아름다웠다. 이 책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가 시작하게 된 것이고, 이미 준비한지는 2~3년이 됐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비주얼 이펙트 팀들이 열심히 디자인을 조금씩 준비하고 있고, 저도 관여하고 있다. 2025년이나 2026년 즈음에, 늦어도 그때는 완성하고 싶다"고 진행 상황에 대해서도 전했다.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더욱 발전, 확장하고 있는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에 대한 생각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영화를 보는 되게 좋은 방법이다. 우리가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방법"이라면서도 "하지만 극장의 위력을 당할 수 없다, 파워풀한 사운드, 화면의 크기, 집단 관람 등 (장점이) 있지만 제일 강력한 지점은 보는 사람이 멈추거나 이탈할 수 없다는 거다. 스트리밍은 보다가 멈추거나 딴짓을 할 수 있지만 극장안에는 2시간의 리듬이 존재하고 약속돼 있고 그걸 존중해서 본다. 만든 사람 입장에서는 극장이 소중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봉준호 감독의 초기 걸작, 화성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살인의 추억'(2003)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영화를 만들 당시 미제였던 사건은, 2020년 DNA 분석을 통해 범인이 이춘재로 밝혀졌다.

봉 감독은 "1986년에 첫 사건이 터졌고 2003년에 영화가 개봉하기까지 17년 정도의 텀이 있었다. 영화가 2003년에 개봉하고 2019년에 범인이 잡혔는데 또 한 16년 정도의 텀이 있었다, 기묘하다. (용의자 특정) 기사가 나온 날 저도 마음이 심적으로 복잡했다"고 입을 열었다.영화의 각본을 집필하는 동안 진범이 꿈에도 나왔다는 그는 "그 사람을 만나게 되면 급한 것부터 해야 할 질문 리스트를 가지고 다니기도 했다. 그때는 심하게 사로잡혀 있었다, 그 사람(이춘재)이 지금 한국 감옥에 있는데 만나보고 싶은 생각도 잠깐 했는데, 만나보고 싶진 않더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2009년 개봉한 김혜자, 원빈 주연의 '마더'와 관련된 이야기도 전했다. 자식을 향한 무조건적이고 삐뚤어진 모성애를 그린 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하던 봉 감독은 "어머니가 '마더'를 보고 기분 좋지 않아 했다. 그 영화가 개봉한 지 12년이 지났고 시사회 때 보셨는데 12년간 그 영화에 대해 한 마디도 안 하셨다. 서로간에 딱히 터부인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기생충'은 즐겁게 보셨다. 어머니가 '우리 집은 지하실이 없어서 마음이 놓인다' 이런 얘기도 하셨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제73회 칸 영화제에서 '기생충'으로 한국영화 최초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은 6일 열린 제74회 시상식 개막식 무대에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2년 만에 다시 칸 무대를 밟게 된 봉 감독은 한국어로 "선언합니다"라고 외치며 송강호를 비롯한 심사위원들과 함께 올해 칸영화제 개막을 알렸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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