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순이 “대안 학교 설립해 운영 중...있는 거 다 팔고 있어요” 어려움 고백 (같이삽시다) [종합]

이를 들은 혜은이는 "이렇게 공들여서 한 줄 몰랐다"고 미안해했다. 이에 인순이는 "많이들 모르세요. 저를 만나면 부담스러워할까 봐 후원해줘야 한다고 생각할까봐 말을 못하겠더라. 그래서 아는 분들한테 '만 원씩 길게 해 달라'고 그냥 이렇게 이야기한다. 많이 해서 부담스러우면 안 되지 않나. 마음만 우리 학교와 연결돼 있으면 밖에서 다문화 아이들을 보게 될 때 '나도 키우는데!'라고 생각하게 되면 그 아이가 달리 보일 것 아니냐. 그걸 원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파 봤으니까 아파본 사람의 심정을 안다"며 자신과 같은 아픔을 가진 아이들을 위해 학교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인순이는 "부모님의 경우 각자의 모국에서 인정받지만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정체성에 혼란을 느낀다.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시소 타는 불안감이 항상 있다. 엄마이기도 하고 2세이기도 하니까 아이들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았고 엄마의 마음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했다.

과거 18살 때 겪은 차별의 상처도 떠올렸다.

인순이는 "제가 시골에서 버스를 탔었는데 뒷좌석에 남자들이 의자를 뻥뻥 차고 폭언을 했다. 울면서 싸우다가 생각한 게 '아 맞네? 날 갖고 놀리는 게 틀린 말은 아닌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너네 말이 맞는 것 같다'고 말한 뒤 자리에 앉았다. 그날로 제가 해탈을 해버렸다. 제가 저를 인정하니까 '그럼 내가 잘 살아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아픈 기억을 회상했다.

이어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인정하라'는 얘기다. 아이들이 사회에서 흔들리지 않게 해주고 싶은 게 저희 학교 정신이다. 아이들한테 잔인할 수 있지만 다름을 인정할 수 있도록 하고 보란 듯이 잘 살기를 바란다"고 아이들을 향해 인생에서 묻어 나오는 뼈있는 조언을 전했다.

자신의 자랑, 딸에 대한 이야기도 빠지지 않았다.

인순이는 "딸이 열심히 공부를 해서 유학을 갔는데 스탠포드 대학을 갔다. 졸업할 때 과 수석에다가 졸업생 10%만 주는 상도 받았다. 3학년 때 시애틀에 세계적인 기업 M사에 취업을 했다. 그런데 시애틀에 있다가 엄마와 같이 있고 싶다고 한국에 들어왔다. 그게 좀 아까웠다"고 말했다. tokki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