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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권유리 "노력, 헛되지 않았구나!"..'보쌈'으로 찾은 자신감 (종합)

문지연 기자

입력 2021-07-05 15:11

수정 2021-07-0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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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유리 "노력, 헛되지 않았구나!"..'보쌈'으로 찾은 자신감 (종합)
사진=SM엔터테인먼트, MBN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소녀시대 유리이자 배우 권유리(32)의 노력이 드디어 빛을 발했다.



MBN 주말드라마 '보쌈'(김지수 박철 극본, 권석장 연출)은 생계형 보쌈꾼이 실수로 옹주를 보쌈하며 벌어지는 파란만장 인생 역전극. 3.1%의 시청률로 출발해 9.8%로 종영하며 K-사극의 저력을 보여줬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 권유리는 '보쌈'에서 사건의 중심이자 주인공인 수경 옹주 역을 맡아 '주체적 여주인공'으로서의 활약을 보여줬다. 또한 바우(정일우)와의 예상을 넘는 러브라인으로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았고, 연기력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극을 마무리했다.

권유리는 2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스포츠조선과 만나 화상 인터뷰를 갖고 "'보쌈'을 통해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도전을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잘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를 하는 것이 저에겐 안정적인 선택일 수 있는데, 그런 생각들보다는 조금 더 새로운 장르나 새로운 캐릭터에 대한 용기를 내게 됐고, 용감하게 도전해봐도 나쁘지 않겠다는 정도의 자신감이 생겼다"는 소감을 밝혔다.

'보쌈' 속에서 권유리는 수경으로 다시 태어났다. 일반적인 옹주와는 달랐던 수경을 연기하며 자신이 그동안 쌓아왔던 것들을 활용하고, 배워나갔다는 설명이다. 권유리는 "수경이라는 캐릭터에 완전히 매료됐었다. 주체적 여성상을 대표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능동적인 캐릭터였고, 활도 잘 쏘고 말도 잘 타고, 공주인데 따뜻한 성품이 있는 사람이라 너무 닮고 싶은 여성상이었다. 그런 인물을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 너무 기뻤고 좋았다. 심장을 뛰게 만든 캐릭터를 만나서 너무 반가웠고,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했다.

실제로 권유리는 수경을 표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고. 감정적으로 부담감도 있었지만, 미리미리 준비해왔던 덕분에 수경을 소화한 권유리를 향한 호평도 이어졌다. 권유리는 "사실 감독님을 만나고 '너무 해보고 싶다'고 말하고 돌아오는 길에 덜컥 겁이 났다. 내가 해보고 싶다고 쉽게 말했는데, 정말 어떤 다른 배우보다 권유리란 사람에게서 다른 배우가 떠올리지 않을 정도로 수경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첫 촬영 전까지 정말 고민도 많았고, 작품이 저에게 되려 용기를 주길 바라서 신동미 언니를 찾아가 '어떻게 해야 하는 거냐'고 말하며 울기도 많이 울었다"는 부담감을 털어놨다.

이어 권유리는 "실제로 연극 '앙리 할아버지와 나'를 하면서 수경에게도 몰입해야 했었는데, '앙리 할아버지와 나' 속 콘스탄스는 발랄한 역할이다 보니 온도차가 너무 많이 났다. 심지어 권석장 감독님이 수경에 대해 '베일에 한겹 싸인 것처럼 표현해달라'고 하셨었는데, 그 감정선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깊었고, 연극에도 완전히 집중하지 못한 거 같아 죄송했다. 이순재 선생님은 경험이 많으시다 보니 제게 '잘 해낼 거 같다'면서 든든히 지원을 해주셔서 무사히 콘스탄스와 수경을 같이 해낼 수 있던 거 같다"고 말했다.

게다가 수경은 승마와 활쏘기에 능한 캐릭터. 액션까지 완벽히 소화한 권유리의 모습이 시청자들의 눈을 즐겁게 했었다. 사실 여기엔 권유리의 선구안과 숨은 노력이 깃들어 있었다. 실제로 10년 전부터 "언제 사극을 하게 될지 모르니 미리 준비하자"는 마음으로 승마와 활쏘기를 해왔다는 그는 "그만한 실력을 뽐낼 장면이 나오지 않았었고, 실력도 배운 것과는 실제가 조금 다르더라. 그래도 원래 제 성격이라면 말을 엄청 무서워해야 하고, 한복을 입고 말을 탄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운 일인데, 익숙하게 만들어두니 그나마 말에서 떨어지지 않고 촬영을 잘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밝혔다.

2007년 시트콤 '못말리는 결혼'으로 데뷔한 이후 SBS '패션왕', '피고인' 등을 거쳐오며 연기 경력을 쌓아왔던 권유리는 이번엔 "이렇게 연기를 잘하는 줄 몰랐다"는 시청자들의 호평까지 받아냈다. 그는 "너무 감사했다. 조금씩 경험치를 쌓아오고 있었는데, 그 시간들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를 믿고 제 안의 잠재력을 꺼내려고 노력해주신 분들에게 감사했다. 사실 저는 제 자신이 절 못 믿을 때가 많았다. 다른 사람들은 저를 믿어주지만, 제가 저를 못 믿을 정도로 자신감이 떨어지는 타이밍이 종종 있었고, 안 그래 보이려 노력했었다. 그런데 다행히 어디선가 누군가는 제 것을 봐주고 응원해주시는 분들에 대한 보답이 된 거 같고, 또 이렇게 좋은 말씀을 해주시는 것들이 뿌듯하고 힘이 됐다. 저 자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는 거 같아서 뿌듯하고 보람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하고 싶은 것, 가야 할 산, 넘어야 할 산이 많으니 천천히 더디더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겸손한 발언이지만, '보쌈'은 MBN 최고 시청률을 연일 갈아치울 정도로 선전했다. 특히 '중년픽'의 드라마인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도 역시 피부로 와 닿았다. 권유리는 "소녀시대로서 '노래 좋다'는 얘기도 많이 들어봤지만, 음식점에 가서 '저 너무 잘 보고 있다'거나 '다음 얘기가 어떻게 되느냐'는 이야기는 처음 보는 반응이라 신기하고 재미있었다"며 "또 소녀시대 때는 엄마가 사인해달란 말을 안 했는데, 엄마 주변 분들이 저를 많이 궁금해한다고 하시더라. 저랑 얘기를 해보고 싶다는 분들도 계시고, 엄마도 많이 뿌듯해하고 좋아하셨다. 무엇보다 할머니가 사극을 좋아하시니 가족들의 반응이 너무 좋았고, 남달랐던 거 같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덕분일까. 자신감도 상승했다. 권유리는 "매 작품마다 캐릭터가 다르다 보니 자신감이 쉽게 업그레이드되진 않지만, 다양한 장르에 대한 도전을 앞으로 해볼 수 있겠다는 마음이 생겼다. 사실 더 잘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를 쉽게 하는 것이 저에게는 조금 더 안정적인 선택일 수 있지만, 그런 생각들보다는 새로운 장르나 캐릭터에 대한 용기를 더 내서 용감하게 도전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며 "차기작에 대해서도 감사히 많이들 제안을 해주셔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 지금은 생활감이 묻은 캐릭터나 발랄하고 엉뚱한, 내 나이또래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또 오해영' 같은 것들이 너무 재미있었고, 공감이 돼서 30대 로코를 해보고 싶고, '멜로가 체질' 같은 연기를 해보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작품의 복귀 만큼 궁금해지는 것은 바로 소녀시대 완전체 컴백이다. 권유리는 "소녀시대는 고향 같은 곳이기 때문에 언젠가 돌아올 것"이라며 "저희 멤버들도 올해, 요즘 각자 왕성히 활동하고 있어서인지 그동안 쌓인 경험으로 다시 만나 무대를 꾸미거나 음악을 만들면 훨씬 재미있을 거 같고 더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을 거 같아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열심히 얘기 중이다. 소녀시대도 분명 곧 좋은 소식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갖고 있다"고 귀띔했다.

권유리는 '보쌈'을 통해 사극 도전을 성공적으로 마쳐 앞으로의 배우 행보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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